이탄희 “법조인들은 검찰 전관예우 심각…검찰개혁 핵심은 깜깜이 배당 개선”
이탄희 “법조인들은 검찰 전관예우 심각…검찰개혁 핵심은 깜깜이 배당 개선”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0.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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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판사 출신으로 법무부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이탄희 변호사는 22일 “법조인들은 검찰 단계에서 전관예우가 훨씬 심각하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며 검찰개혁 방안의 핵심으로 ‘깜깜이 사건배당’에 대한 투명한 기준 마련을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어쨌든 재판은 공개재판이어서 변호인이 드러나는데, 검찰 단계는 공개적인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 전관예우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다.

법원행정처에 발령을 받고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를 알고 외부에 알려 사법농단 사건이 세상에 드러나게 촉발시킨 이탄희(사법연수원 34기) 판사는 고심 끝에 법복을 벗고 현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판사 출신 이탄희 변호사
판사 출신 이탄희 변호사

이탄희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검찰이 다른 사법 선진국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모습과 굉장히 많이 다른 부분이 있다”며 두 가지를 짚었다.

이 변호사는 먼저 “검사는 법률가다. 검사가 검객, 칼잡이가 아니기 때문에 사법시험이나 변호사시험을 합격하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굉장히 엄격한 절차를 거쳐서 (검사로) 뽑는 것인데, 제가 검사 친구들이나 후배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자신을 검객이나 수사관으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거기에서 오는 지나친 일사불란함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두 번째는 검찰은 수사기관이기 때문에 형사적으로 문제되는 사안에 대해서만 관여하는 것인데, 그걸 넘어서서 우리나라 사회의 모든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하다”고 봤다.

그는 “이건 제가 주장하는 게 아니고, 우리 법조계에서는 사실 통념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이탄희 변호사는 검찰개혁 방안과 관련해 4가지 정도를 꼽았다.

이 변호사는 먼저 “전 세계 검찰 중에서 우리 검찰이 가장 강하다고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권한적인 측면에서 핵심적인 부분이 기소독점 또 영장청구권 독점”이라며 “독점을 하다 보니까 어떻게 결정을 하더라도 다른 기관이 토를 달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래서 영장청구권과 기소권 독점에 대한 어떤 견제 장치로서 대안 기구가 있어야 되는 게 첫 번째”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이 가지고 있는 권한을 뺏어온다는 뜻이 아니고, 다른 기관도 기소할 수 있거나 다른 기관도 영장청구를 할 수 있거나”라면서 “그런데 그게 헌법상 문제가 생긴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검사의 자격을 주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기관에도 검사가 있을 수 있어, 기관의 측면에서 대안기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탄희 변호사는 두 번째로 “법무부와 검찰은 원래 서로 간에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설계를 해 놨는데, 관계가 굉장히 비정상적으로 왜곡돼 있다”고 지적하며 “왜곡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법무부에 검사들이 지나치게 많이 진출돼 있어, 법무부 탈검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법무부는 인사, 예산, 조직에 관련된 지휘ㆍ감독 기관이고, 검찰은 어떻게 보면 그것보다 더 막강할 수 있는 수사권, 기소권, 영장 청구권, 공소 유지권 등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에 검사를 두지 않겠다는 ‘법무부의 탈검찰화’ 우려에 대해 이탄희 변호사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많다. 검찰에서 경험을 쌓은 분들이 법무 행정가로 변모해서 (법무부에) 가면 된다”고 일축했다.

이 변호사는 “문제는 현직 검사 신분을 가지고 (법무부에) 간다는 게 문제다. 그분들은 다시 검찰 조직으로 돌아가야 되니까 법무부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내가 돌아갈 검찰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그래서 현직 검사는 (법무부에 있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이탄희 변호사는 검찰개혁 방안의 세 번째로 내부 투명화를 짚으며 “묻지 마 배당 내지는 깜깜이 배당”을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제왕적 대법원장, 제왕적 언론사주, 제왕적 대기업 사주, 온갖 곳에서 제왕들이 넘쳐나는데, 검찰조직 사실 검사들도 제왕적 검찰총장이라고 말한다. 검찰 내부 운영을 투명하게 하도록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저희가 이번에 권고한 사건배당 문제, 이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건배당 관련해 저희 권고안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대부분의 평검사들은 굉장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듣고 있는데, 일부 간부급에서 ‘이미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반대 입장”이라며 “확인을 하니, 실질적인 기준이 없다”고 말했다.

이탄희 변호사는 “대검 예규가 있고 일부 검찰청의 예규가 있는데, 예규의 내용이라는 게 검사장이 판단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그냥 주임검사를 지정해서 배당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검사장이 하지 않으면 부장검사가 알아서 배당한다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사건 배당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배당을 아무 기준 없이 하다 보니까 어떤 사건을 누구한테 줄 것인지. 이것을 결정하는 재량권이 지나쳐서 그 재량권 행사 과정에서 여러 가지 외압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아니면 전관예우, 관선 변호라고 부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적절하지 않은 영향력이 개입될 가능성이 너무 높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현정 진행자가 “전관예우가 (검찰) 사건 배당하고 무슨 상관이냐”라고 묻자, 이탄희 변호사는 “국민들은 사실 전관예우가 법관과 관련된 것으로 알고 계시는데, 법조인들은 사실 검찰 단계에서 전관예우가 훨씬 심각하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며 “어쨌든 재판은 공개재판이어서 변호인이 드러나는데, 검찰 단계는 공개적인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쉽게 말해서 (변호인이 검찰에) 전화 한 통화로 구속영장 청구되지 않도록 해 주고, 아니면 본인이 원하는 특정 검사한테 배당을 하게 해주고 수천만 원씩 받는다. 이런 이야기들이 법조계에서는 사실은 굉장히 널리 퍼진 얘기들”이라고 말했다.

검찰 사건 배당 단계에서부터 전관 변호사들이 이렇게 저렇게 좌지우지, 입김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탄희 변호사는 “왜 그렇게 수천만 원씩 주면서 당사자들이 특정 검사에게 배당을 받기를 원하겠어요. 그렇게 함으로써 사건 처리 방향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기준을 만들어 배당을 실시하면 배당권자 스스로도 어떤 청탁이나 외압이 들어왔을 때 기준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할 수 있어서 좋고, 그리고 대외적으로도 어차피 이거 할 수 없는 거라서 수천만 원씩 줄 필요가 없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했다.

사진=법무부
윗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이탄희 변호사 / 사진=법무부

한편, 김현정 진행자는 “이탄희 전 판사, 법무부검찰개혁위원 지금 만나고 계시는데 판사 중에서도 법원행정처까지 간 최고 잘 나간다는 판사였다. 그런데 거기서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를 발견하고 그걸 세상에 알리면서 예정돼 있던 성공한 판사의 길을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고 소개했다.

김현정 진행자는 그러면서 사법농단 재판이 어떻게 돼 가고 있는지 물었다.

법원공무원들이 대법원 청사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을 외쳤다.

이탄희 변호사는 “원활하게 진행이 되지 못한 것 같다. (사법농단 재판의) 증인인 판사들도 굉장히 비협조적으로 나온다고 듣고 있고, 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본인들이 (판사로서) 재판 일정이 있어서 안 나오는 경우는 이해할 수 있지만, (법원) 체육대회가 있어서 안 나온다든가 숙직 판사여서 못 나간다거나 이런 것들은, 사실 판사들이 재판하면서 증인이 그런 이유로 안 나오면 과태료 부과하고 혼도 내고”라면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안타깝다. 그게 단순히 사례 하나가 문제가 아니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탄희 변호사는 “(사법농단 재판) 이 사건이 얼마나 중요한 사건인지에 대해서 벌써 너무 빨리 잊는 거 아닌가. 그래서 아쉽다”며 “더 나아가서는 (사법)제도 개혁이 정말 중요한데, 어떤 리더십이라고 하는 게 지난 8~9개월 동안 완전히 실종됐다. 그것들이 정말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는 사법개혁 러더십의 정점에 있는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끝으로 “하여튼 저희들이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국민들께서 관심 잃지 않고 계속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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