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통령, 삼성 이재용 9회 면담은 국정농단 재판에 영향” 공방
심상정 “대통령, 삼성 이재용 9회 면담은 국정농단 재판에 영향” 공방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0.1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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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무려 9회 면담하고 삼성 공장도 3회나 방문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이런 행보를 “투자 애걸”로 비판하자, 문 대통령의 방문을 동행했던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조선일보와 연관 지어 해명했다.

그러자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이 “지연된 투자와 고용에 대해 정부가 세제지원 등 각종 맞춤형 지원까지 발표하고, 나아가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고마워 할’ 만큼 감격할 일이냐”고 질타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삼성 아산공장을 방문한 모습. / 사진 =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삼성 아산공장을 방문한 모습. / 사진 = 청와대 페이스북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개최된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및 상생 협력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삼성디스플레이-충청남도-아산시 등이 체결한 투자협약 및 상생협력 협약을 축하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사진=페이스북
심상정 정의당 대표 / 사진=페이스북

이에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1일 상무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아산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했다. 삼성 디스플레이가 이날 발표한 디스플레이 시설 및 연구 개발 투자 13조원 발표를 격려하고 이에 부응해서 정부도 약 4천억원의 연구 개발 투자를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심 대표는 “취임 이후 3번째 삼성 공장 방문이고, 이재용 부회장과는 9번째 만남”이라며 “청와대는 (이재용) 재판과 투자 독려는 별개라고 했습니다만, 희대의 국정농단 가담 혐의를 받아 재판 중인 기업 총수를 3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무려 9번이나 면담하는 것은 민심에도 벗어나고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친 삼성 행보가 특별히 국민에게 실리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며 “삼성 디스플레이를 포함해서 모든 기업의 투자 결정은, 오직 기업 자체의 성장과 수입 전망에 따라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나 정부가 사정한다고 투자하고, 투자하지 말라고 투자 안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대표는 “오히려 국정 지도자가 투자를 애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기업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투자를 사회를 위한 것으로 호도하면서 이를 볼모로 세제 지원이나 특혜성 규제 완화 등 과도한 기업의 요구를 국민들에게 전가하게 된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대통령의 삼성 방문이 조국 사태로 불거진 국정 난맥을 돌파하기 위해 친재벌 반노동 행보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사진=페이스북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사진=페이스북

이에 더불어민주당 아산시(을) 지역위원장이자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삼성 방문을 동행한 강훈식 국회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의 투자를 애걸한다”는 심상정 대표님께>라는 제목으로 장문을 글을 올렸다.

강훈식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산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두고 ‘기업의 투자를 애걸’했다고 꼬집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말씀에 문 대통령의 공장 방문을 ‘애걸’했던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한 말씀 해야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 의원은 “삼성그룹이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었고 그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 중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마주침조차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삼성그룹의 수출액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25%,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훈식 의원은 “그런 삼성그룹의 13조 투자로 8만여 개의 유관 일자리가 생긴다. 올해 들어 나온 단일 기업의 국내 투자 계획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적어도 이번 투자와 관련해 삼성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한 사람의 일자리라도 더 필요한 대한민국에서 ‘삼성의 지은 죄’ 때문에 이 같은 산업현장을 대통령이 기피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닐까요”라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정부와 기업의 협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기업에 ‘국정농단 전력’이라는 낙인을 찍고 등을 지는 게 보호주의가 판치는 세계 경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국민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일까요”라면서 “고심 끝에 아산을 찾은 대통령의 걸음을, 저는 경제 현실에 대한 엄중한 인식의 발로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같은 날 조선일보는 ‘여권은 삼성과 이 부회장을 적폐 청산과 재벌 개혁의 1순위로 꼽았다. 그런데 9번이나 만났다. 정부와 삼성의 ‘신밀월’이라는 말까지 나온다‘고 썼다. 조선일보의 해석과 심 대표의 말씀이 이상할 정도로 닮았다고 느껴지는 건 저 뿐일까요. 최소한 대통령과 대한민국 대표기업 경영자와의 만남을 ‘밀월’로만 이해한다는 점에서 그렇다”고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은 “국정농단과 관련한 삼성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이제 오롯이 사법부의 일”이라며 “문 대통령의 경제 행보에는 우리의 사법부가 대통령의 발걸음에 영향을 받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구구절절 마뜩치 않은 심 대표의 글은 ‘대기업이 경쟁력 강화라는 미명아래 노동권을 억압해 왔던 과거를 잊지 말라’는 취지 정도로 새기겠다”며 마무리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 / 사진=페이스북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 / 사진=페이스북

그러자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문 대통령의 잦은 삼성행과 이재용 만남이 유감인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박원석 의장은 “문 대통령의 아산 삼성 디스플레이 공장 방문을 비판한 심상정 대표의 글에 대해 민주당 강훈식 의원의 반론을 봤다”며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이고, 지역 내 기업투자와 대통령 방문은 작지 않은 성과이기 때문에 심 대표 글이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어 그냥 넘어가려고 했습니다만, 심 대표의 비판을 조선일보와 한패로 만들어 버리는 고약한 말본새 때문에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글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장은 “대통령이 기업 현장에 방문할 수 있고, 정부지원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대상이 왜 삼성에 집중되느냐,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으로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는 이재용을 아홉 차례나 만날 이유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압도적 비중 그리고 국정농단 재판과 경제는 별개라는 두 가지 근거로 대통령의 친삼성 친이재용 행보를 정당화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특히 “삼성이 이재용으로의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을 끌어들이고, 삼성 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을 저지르는 등 갖은 불법, 편법에 동원하던 에너지를 이제라도 기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와 고용에 쓰겠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면서 “하지만 그 지연된 투자와 고용에 대해 정부가 세제지원 등 각종 맞춤형 지원까지 발표하고 나아가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고마워 할’ 만큼 감격할 일이냐는 것”이라고 따졌다.

박원석 의장은 “블랙홀이라고 까지 표현되는 조국 장관 정국에서 정부가 빨리 빠져 나와야 하고, 대통령께서 민생행보를 강화해야 하는 것도 수긍한다. 그런데 민생경제 행보가 별반 새로울 것 없고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삼성의 투자계획 발표 자리에 기재부장관도 총리도 아닌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이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삼성을 3회 방문하고 이재용 부회장을 9회 만났다. 그 일정들 모두가 과연 얼마나 불가피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이 정도면 국정농단 사건의 피고인인 이재용 부회장을 우연이라도 마주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계심은 청와대 내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재판은 재판이고, 경제는 경제다’라는 말은 원론적으로 맞다. 하지만 적어도 지난 삼성과 사법부 간의 어두운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경제를 걱정하며 재벌총수들의 배임, 횡령, 회계분식, 정치자금법 위반 등 각종 불법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온 것이 사법부의 역사였고, 그때마다 정치권의 시그널은 삼성을, 재벌총수들의 입장을 변호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저는 문재인 정부가 사법권 독립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믿고 있다. 때문에 정치적 시그널 또한 삼성과 이재용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법부의 독립적 판결을 보장하고 존중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잦은 삼성행과 이재용 만남이 유감이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늘 선의로 포장돼 있다는 말을 기억했으면 한다”며 마무리했다.

대법원 대법정
대법원 대법정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 8월 29일 국정농단 피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단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라”며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2018도2738)

대법원이 최서원(최순실)에게 제공된 말은 뇌물이라고 판단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단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선고가 생중계된 가운데 재판장인 김명수 대법원장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작업을 진행했음을 알 수 있다. 승계작업 자체로 대가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이재용 등 피고인이 최서원에게 제공한 뇌물은 말들이라고 봐야 한다”, “승계작업에 관해 전 대통령의 직무 권한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의 무죄 판단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가 상고한 부분은 대부분 받아들여졌고, 이재용 부회장이 상고한 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앞서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정형식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코어스포츠 용역대금(36억 3484만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최서원 딸인 정유라에게 지원된 말 3마리 구입대금(34억 1797만원)과 최서원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한 동계스포츠 영재센터 후원금(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하지 않은 항소심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될 뇌물공여 금액은 총 86억 8081만원으로 항소심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나게 됐다. 때문에 항소심 판단에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커졌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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