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휴대전화 가입 때 주민등록증 확인 합헌…통신자유 침해 아냐
헌재, 휴대전화 가입 때 주민등록증 확인 합헌…통신자유 침해 아냐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10.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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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이동통신사를 통해 휴대전화를 가입할 때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으로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잠재적인 명의도용피해 예방, 범행도구에 악용되는 차명휴대전화(대포폰) 생성 방지를 통한 통신망 질서유지라는 공익을 이유로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할 때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 제32조의4 제2항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부정가입방지시스템 등을 이용해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본인이 아니거나 본인 여부 확인을 거부하는 경우 계약이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 등은 본인확인을 받지 않은 채 휴대전화 통신계약을 체결하고자 했으나 거부돼 주민등록증을 제시한 뒤 이동통신서비스에 가입했다. B씨는 주민증 제시를 거부해 가입하지 못했다.

이들은 “전기통신사업자에게 휴대전화의 전기통신역무 제공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계약 상대방의 신분증 등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 부정가입방지시스템을 이용한 본인확인을 하도록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조항들은 익명으로 통신할 자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7년 11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9월 26일 A씨 등이 청구한 전기통신사업법 32조의4 제2항 등 위헌확인 헌법소원(이동통신서비스 가입 본인확인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합헌 결정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헌재는 “타인 또는 허무인의 이름을 사용한 휴대전화인 이른바 대포폰이 보이스피싱 등 범죄단의 범행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개인정보를 도용해 타인의 명의로 가입한 다음 휴대전화 소액결제나 서비스요금을 그 명의인에게 전가하는 등의 명의도용 피해를 막고자 하는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이를 위해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게 한 것은 적합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또 “가입자는 계약 체결 시에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제공해야 하지만 그 중 특히 뒷자리 중 성별을 지칭하는 숫자 외의 6자리는 일회적인 확인 후 폐기되므로 주민등록번호가 이동통신사에 보관돼 계속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며 “가입자는 대면(오프라인) 가입 대신 온라인 가입절차에서 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 하는 방법을 택해 주민등록번호의 직접 제공을 피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가입자의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 수집에 따른 유출피해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에서는 정보처리자가 갖추어야 할 개인정보의 기술적ㆍ관리적 보호조치 기준을 두고 그 준수 여부를 행정청이 점검하는 등 적절한 통제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해서는 아직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동통신서비스 가입단계에서의 본인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이므로,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가 누구인지 식별가능해진다고 해도 곧바로 그가 누구와 언제, 얼마동안 통화했는지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가입자가 개개의 통신내용과 이용 상황에 기한 처벌을 두려워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 여부 자체를 진지하게 고려하게 할 정도라고 할 수 없다”고 봤다.

헌재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통신의 자유가 제한되는 불이익과 비교했을 때, 명의도용 피해를 막고, 차명휴대전화의 생성을 억제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의 범행도구로 악용될 가능성을 방지함으로써 잠재적 범죄 피해 방지 및 통신망 질서 유지라는 더욱 중대한 공익의 달성효과가 인정된다”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이석태ㆍ김기영 재판관 위헌 반대의견

한편, 이석태ㆍ김기영 재판관은 “명의도용피해를 방지하고 대포폰을 이용한 범죄를 예방하고자 하는 심판대상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며 “그러나 익명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자들이 언제나 범죄의 목적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익명통신은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것이므로, 익명휴대전화를 금지하는 것 자체는 정당한 입법목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심판대상조항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외에는 모든 국민이 신분증에 포함된 개인정보를 제공해야만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개인정보에는 가장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주민등록번호까지 포함돼 있다”며 “이는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중대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익명통신은 이용자가 통신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소수의 수단들 중 하나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익명으로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으므로, 익명통신의 자유에 대한 제한 역시 매우 중대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중전화를 이용할 때 절취한 카드를 사용하는 것 혹은 공중전화를 이용해 범죄를 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신분증에 의한 본인 확인을 거치지 않는 것처럼,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도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익명통신의 자유를 보호할 필요성이 더 중대하다고 봐야 한다”며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익명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허법재판소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휴대전화 통신계약 체결(이동통신서비스 가입)시 가입자 본인의 개인정보를 제공해야만 가입할 수 있는, 이른바 이동통신 가입 본인확인제는 가입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잠재적인 명의도용피해 예방, 범행도구에 악용되는 차명휴대전화(대포폰) 생성 방지를 통한 통신망 질서유지라는 공익을 이유로, 주민등록번호의 일회적인 수집에 그치는 방식을 취한 것을 고려할 때, 이동통신서비스 가입 시에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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