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서울변호사회장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긴급조치 국가배상책임 혼선 정리해야”
박종우 서울변호사회장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긴급조치 국가배상책임 혼선 정리해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9.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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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26일 “긴급조치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대법원 판결과 달리 하급심에서는 인정하는 판결들이 선고되고 있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국가배상책임의 존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통해 혼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1층 회의실에서 ‘긴급조치와 국가배상책임에 관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심포지엄 기념촬영
심포지엄 기념촬영

심포지엄에 참석한 박종우 회장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박정희 정권에서 발령된 ‘긴급조치’가 발령 당시부터 위헌ㆍ무효였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이에 따라 긴급조치 피해자들은 재심청구를 통해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인사말 하는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인사말 하는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 회장은 “그러나 대법원은 피해자들이 불법적인 체포와 구금, 수사 및 재판, 무고한 수형생활 등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를 하자 긴급조치 발령과 긴급조치에 기반한 수사와 재판행위 및 수형생활 등은 국가배상책임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사말하는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인사말하는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대법원은 그러나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해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해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통령의 이런 권력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며 긴급조치에 따라 수사를 받았던 사람의 국가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를 기각했다.

박종우 회장은 “이와 같은 대법원의 판결은 일반인의 상식으로 수긍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상당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많은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 회장은 “특히,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대법원 판결과 달리 일부 하급심에서는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들이 선고되고 있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국가배상책임의 존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통해 혼선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고, 12명의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합의체다. 대법원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나, 대법원의 종전 판례를 변경할 사유가 있는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

박종우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법리적인 차원에서 정치한 논거들이 교환되는 과정을 거쳐 법적 판단에 기여하고, 나아가 피해자들의 권리구제 방안을 모색하고자 기획됐다”고 설명했다.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 회장은 “긴급조치로 인한 피해자 등을 포함해 과거의 어두운 역사의 희생자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다양한 경로의 과거청산 작업이 진행됐고, 사법의 영역에서도 이와 같은 일련의 작업이 진행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퇴행적인 과거사 관련 판결들이 선고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급이야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부가 구성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긴급조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 검토와 과거사 사건이 상고법원 도입에 활용된 정황 등 기존 사법부의 과거사 청산 작업에 역행하는 시도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박종우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이와 같은 사법 영역에서의 문제적 행태를 되돌아보고, 사법에 의한 과거사 청산의 올바른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종우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박 회장은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향후에도 긴급조치 등 어두운 과거의 역사를 청산하는데 있어 책임 있는 법정단체이자 법률전문가 단체로서 많은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법원은 2015년 3월 26일 판결(2012다48824)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5년 5월 13일 유신헌법 제53조에 근거해 발령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는 위헌ㆍ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청사
대법원 청사

1974년 1월 8일 공포된 긴급조치 1호는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 반대, 왜곡 또는 비방하는 일체의 행위와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 발의, 제안 도는 청원하는 일체의 행위 및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금지된 행위를 권유, 선동, 선전하건, 방송, 보도, 출판 기타 방법으로 이를 타인에게 알리는 일체의 언동도 금하며, 이 조치에 위반한 자와 이 조치를 비방한 자는 법관의 영장없이 체포, 구속, 압수, 수색하며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1975년 5월 13일 공포된 긴급조치 9호는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해 전파하는 행위,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ㆍ반대ㆍ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ㆍ청원ㆍ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그에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당시의 헌법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은 1972년 10월 17일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 및 정치활동의 중지 등 현행 헌법의 일부 조항 효력을 정지시키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했다. 이를 10월 27일부터는 ‘10월 유신’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새로운 개헌안을 공고하고, 1972년 11월 21일 국민투표에 붙여 통과시킴으로써 이른바 ‘유신헌법’이 제정돼 그해 12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심포지엄 발제자인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긴급조치 위반으로 인해 처벌받은 사람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긴급조치 위반으로 처벌받은 피해자는 1140명, 사건 수는 585건에 이른다고 했다.

윤진수 교수도 “대법원의 판례는 부당하고, 지금이라도 판례를 변경해 위헌인 긴급조치에 대한 국가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를 진행하는 이용우 서울변호사회 인권이사
사회를 진행하는 이용우 서울변호사회 인권이사

이날 심포지엄 사회는 이용우 서울변호사회 인권이사가 맡았고, 좌장은 김형태 변호사가(법무법인 덕수)가 맡아 진행했다. 김 변호사는 긴급조치 위반 사건 소송대리인단으로 헌법소원에 참여했다.

좌측부터 이상희 변호사, 윤진수 교수, 김형태 변호사, 한상희 교수
좌측부터 이상희 변호사, 윤진수 교수, 김형태 변호사, 한상희 교수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긴급조치의 발령은 불법행위인가?”에 대해,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긴급조치 발동에 수반된 수사 및 재판행위의 불법행위성”에 대해, 이상희 변호사(법무법인 지향)가 “긴급조치 판결과 피해자 인권침해 및 해결방안”에 대해 주제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가윤 국제인권활동가, 양민호 위원장(긴급조치 사람들 민사재심대책위원회)이 참여했다.

한편, 방청석에는 이대수 외국어대 명예교수, 송병춘 변호사 등이 참석해 경청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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