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희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개혁 골든타임 허송세월…사법행정자문회의 딴짓거리”
한상희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개혁 골든타임 허송세월…사법행정자문회의 딴짓거리”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9.2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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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헌법학자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 2년에 대해 “사법개혁의 골든타임이라는 적기를 넘긴 허송세월의 시간”이라고 혹평했다.

한상희 교수는 특히 대법원장 자문기구인 ‘사법행정자문회의’에 대해 “허겁지겁 만든 퇴행적인 기구로, 구조를 보면 연목구어에 불과하다”며 “오히려 사법행정개혁을 향한 시민사회의 어떤 외침을 가로 막는 딴짓거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 그리고 박지원ㆍ박주민ㆍ채이배ㆍ여영국 국회의원은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2년, 사법개혁 어디까지 왔나’ 토론회를 개최했다

2017년 9월 26일 제16대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이 9월 25일 취임 2주년을 맞이해, 법원 개혁의 현황을 진단하고 비판점 및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주제 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제 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법행정개혁 측면에서 지난 2년간의 대법원 돌아보기’에 대한 주제발표자로 나온 한상희 교수는 단도직입적으로 “사법행정의 문제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 와서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시간만 보내고, 그러다 보니까 골든타임이라는 계획의 적기를 넘겨버리는 허송세월의 시간이 아니었나”라고 혹평했다.

한 교수는 “그러다가 근래에 와서 허겁지겁 만든 ‘사법행정자문회의’라는 그 동안의 개혁 논의들을 다 덮어버리는 퇴행적인 기구를 만들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 우리나라는 검찰과 법원에 관한 한 20년 전에 썼던 글들이 전혀 바뀌지 않고 지금 그대로 옮겨도 된다. 과거에 썼던 글에 얻어서 발제문을 정리했다”며 개혁에 미진한 검찰과 법원에 일침을 가했다.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는 “사법개혁이라는 것은 지난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을 거치면서 그리고 (국정농단) 촛불집회의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확인했던 과제들, 촛불집회는 그동안 우리 사법이 가져왔던 정치사법의 문제, 계급사법의 문제, 사법부의 독립이라는 말로 이야기되는 일종의 법원동일체 비슷한 조직을 만들어 버린 관료사법의 문제, 이런 것들을 극복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더 나아가서 사법농단의 과정을 제대로 청산하라는 과거사 청산문제, 또 정치사법, 계급사법, 관료사법을 가능케 했던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제대로 청산해 달라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였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큰 과제다”라고 짚었다.

한 교수는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해서 구성돼 있는 (관료사법의) 피라미드식을 무너뜨려야 된다. 그걸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사법행정의 개혁이다”라면서 “사법행정의 체제가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었다. 이런 것들을 혁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법원장은 모든 권력을 집중하면서 다른 나라 사법행정체제에서 가진 모든 권력을 자기 한 손에 장악하고 있고, 그렇게 장악한 권력을 법원행정처에 있는 법관들을 통해서 그리고 지방법원에 있는 공보관(판사)들을 통해서 말단까지 이행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었다”고 진단하며 “그래서 법원행정처라는 구조를 혁파하고 거버넌스 사법행정위원회(또는 사법행정회의)의 구조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한상희 교수는 “문제는 국회에서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유야무야 넘어가 버리고, 이러다 보니 대법원이 법률안을 추진하기 보다는 스스로 대법원규칙을 제정해서 사법행정자문회의를 만드는 안의 내놓았다. 어느 날 갑자기 그 안을 내놓고, 그것으로서 사법행정개혁의 중요한 국면을 마무리하는 듯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한 교수는 “사법행정자문회의 체제는 옥상옥의 기구, 내지는 대법원장의 의사를 뒷받침 해주는 정당화 해주는 그런 군더더기의 기구로 바꾸어 버렸다는, 이런 측면이 상당히 아쉬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사회가 사법행정을 들여다보고 거기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그것을 견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라는 것이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 주어진 과제인데, 실제 그런 과제들을 완전히 덜어버리고, 문자 그래도 (사법행정자문회의) 자문기구 하나를 만들어 버리는 것으로 그쳐버렸다”고 비판했다.

한상희 교수는 “사법행정자문회의는 대법원장이 그 의사를 존중하면 그나마 다행이고, 존중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대법원장 한 개인의 의지에만 맡겨두는 그런 기구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왼쪽 두번째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앉아서 경청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가 앉아서 경청하고 있다.

한 교수는 “아주 재밌는 것은, 대법원장은 안건을 부의할 수 있고, 심의된 안건을 의결에 회부할 수 있다.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의결에 회부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까 안건을 던져주고 마음에 들면 회부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자 고생 많았습니다. 저녁 먹으로 갑시다’라며 넘어갈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만들어 놨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의 구성도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법관 위원 2명도 대법원장이 발탁 임명하는 법원장들이 추천하는 사람들로 뽑게 돼 있다. 그러니까 자기 사람이 위원으로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고 말했다.

사법행정자문회의 법관 위원 5인은 전국법원장회의 추천 2인, 전국법관대표회의 추천 3인이다.

한 교수는 “그리고 비법관 위원 같은 경우 4명이 있는데 사실 대법원장이 자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위원이다. 이번에 실제로 위촉했던 4명을 보면 과거 형해화 되었다고 비판 받아왔던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과 다를 게 없다. 또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와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비(非) 법관 위원 4인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로스쿨협의회) 이사장 그리고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이다.

법관 위원이 아닌 4명의 위촉을 위해 김명수 대법원장은 대한변호사협회, 한국법학교수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대표적인 법률 관련 단체에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 1인씩을 추천 의뢰했다.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는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은 제가 회의 때마다 나와서 이야기하는데 로스쿨 교수들의 대표자가 아니다. 전국 로스쿨원장 25명의 대표자다. 겨우 25명의 대표자가 이런 중차대한 직위를 맡아서 위촉이 되는 구조다”라면서 “그리고 법학교수회장, 로스쿨 교수들이 이중으로 대표된다고 할 수 있다. 법학교수회장으로도 대표되고,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으로도 대표되고 하여튼 그렇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한 교수는 “또 하나 아주 특이한 경향이 나타나는데 왜 법원이나 검찰에서 시민사회 대표로 위촉하는 사람들은 항상 가정폭력상담소 이런 쪽의 대표인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소비자단체의 대표를 뽑았고, 지금은 이런 곳을 뽑니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행정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고,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사람도 아닌데 임기 2년의, 또 회의는 비공개에 상근자도 아니고, (회의도) 한 달에 한 번, 분기별로 한 번 하게 만들어 있는 그런 회의체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상희 교수는 “시민사회가 사법농단의 아픔을 겪으면서 촛불의 고통을 겪으면서 사법의 민주화를 요구하면서 제시했던 그런 거버넌스 체제를 만들라는 요구를 (김명수 대법원장) 2년이 지나면서 겨우 받아들인 것인 이런 식으로 아주 형해화 된, 있으나마나 한, 경우에 따라서는 대법원장의 의지만 받드는 기구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한 교수는 “비상근으로 구성되다 보면 행정학에서 합의체 의사결정의 최악의 단점으로 이야기되는 모델이 쓰레기통 모형이다. 그냥 회의체에 위원들이 와서 쓰레기통처럼 앉아 있는 것이다. 그냥 안건을 회부하면 그 때 처음 보면서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질문들 몇 개 하고, 그리고 나서 안건을 제출한 의장이나, 의장을 뒷받침하는 간사의 의견을 별다른 수정 없이 통과시키고 ‘밥 먹으로 가는’ 그런 표현이 있다. 이 기구의 (쓰레기통) 모델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틀을 갖추었다”고 사법행정자문회의를 비판했다.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는 “자문회의 같은 경우 대한변협회장을 생각해 보자, 변협회장이 좀 바쁜 사람 아니냐. 그 사람이 분기별로 한 번 회의에 와서 얼마나 전문적인 이야기를 내놓을까. 또 법학교수 2명이 대표라는 이름으로 들어간다. 자기 연구하고 교육하고, 또 자기 단체 업무를 처리하기에 바쁜 사람이 분과위원회 논의 정도 수준을 따라가는 전문의견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성폭력상담소장은 과연 사법행정의 어떤 전문성이 있길래, (사법행정자문회의) 분과위원회에서 제기하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못됐다’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사법행정자문회의는)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한 교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정말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해소하자, 그리고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를 뒷받침했던 게 법원행정처, 전 세계에서 예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머드 조직과 매머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법원행정처였다라고 한다면 (대법원장 취임하고)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법원행정처의 업무가 제대로 구성돼 있는지 경영진단부터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고 제왕적 대법원장의 권력을 약화시키고 분산시키고 견제장치를 마련하려면 법원행정처에서 하는 일들이 법원행정처 업무가 아니라면 빼버리고 분산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기껏해야 작년 1월에 법원사무분담규칙을 개정하면서 정책심의관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 놓는, 탈법관화라면서 법관 몇 명 3/1 정도 빼놓는 이런 정도 일하고 모든 것을 다한 것처럼 치부한다”고 김명수 대법원장을 겨냥했다.

한상희 교수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2년 동안 사법농단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거쳐 가면서, 내년에 유엔에서 보고관이 온다고 하는데, 그 보고관에게 보고하기도 창피할 정도의 그런 (사법농단) 사건을 겪으면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냥 시늉만 하고, 그 시늉으로 정말 걱정되는 것은 사법행정자문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잘 운영하고 있다고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주제발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 교수는 “그 말로써 국회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법행정을 개혁할 수 있는 법원조직법을 개정할 수 있는 그런 기회조차도 빼앗아 가려는 것은 아닌지, (사법부는) ‘우리는 이미 했다. 더 할 필요 없다’는 변명 거리를 마련하려는 것은 아닌지 답답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한상희 교수는 “아주 선의로 해석하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자문회의를 만듦으로써 뭔가 시민사회의 의사를 대한변협회장을 통해서,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을 통해서, 성폭력상담을 하는 사람을 통해서 건네 들으려고 할지 모른다”며 “그러나 구조나 제도를 보면 연목구어에 불과하다. 오히려 사법행정개혁을 향한 시민사회의 어떤 외침을 가로 막는 딴짓거리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토론회 공동 주최자인 박지원 의원과 박주민 의원
토론회 공동 주최자인 박지원 의원과 박주민 의원

토론회 자리에는 공동 주최자인 박지원 의원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고, 박주민 의원도 참석해 자리를 오랫동안 지키며 경청했다.

사회는 변호사인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진행했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토론회 발제는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이 ‘판결의 측면에서’에 대해, 또한 한상희 교수가 ‘사법행정개혁의 관점에서’에 대해, 김지미 민변 사법위원장이 ‘실종된 사법개혁의 과제들’에 대해 발표했다.

좌측부터 박지원 의원, 박주민 의원, 유지원 변호사, 권혜옥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 서선영 변호사
좌측부터 박지원 의원, 박주민 의원, 유지원 변호사, 권혜옥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 서선영 변호사

토론자로는 민변 서선영 변호사(전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 전문위원), 유지원 변호사(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전 판사), 권혜옥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이 참여했다.

발표하는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발표하는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한편, 참여연대 공동대표인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예정에 없는 인사말을 하고, 객석에 앉아 토론회를 지켜보며 경청했다.

인사말하는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
인사말하는 하태훈 참여연대 공동대표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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