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기 변호사 “대법원은 성역?…대법관 권위만”…상고제도 개편 돌직구
민홍기 변호사 “대법원은 성역?…대법관 권위만”…상고제도 개편 돌직구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9.0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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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홍기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
민홍기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

[로리더] 민홍기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는 3일 상고제도 개편 논의와 관련해 대법원을 비판하면서 “사실심 단계의 근본적인 충실화와 사실심을 담당하는 법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항소심에서의 사전통제(상고심사)를 통해서 상고사건이 대법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어떻게 적절히 차단하거나 제어할 것인가라는 것에 논의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고등법원 상고심사부에 대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과연 얼마나 충실화시킬 것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고, 대법원은 손댈 수 없는 성역으로 남겨놓은 채, 당면한 어려움을 하급법원으로 전가시킴으로써 대법관들의 권위를 지키려는 방편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민 변호사는 그러면서 “법원조직법을 정비해 대법관 수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상고사건 중 어떤 사건의 종심만 대법원이 하게 할 것인가, 평생법관을 어떻게 신설할 것인가 등의 논의와 함께 대법원에 올라가는 상고사건의 길목을 적절히 제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좌측부터 임성택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인 유제민 판사, 민홍기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 성봉경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장, 최수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 금태섭 국회의원, 이찬희 변협회장, 조응천 국회의원,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상준 입법조사처 조사관, 이승윤 법률신문 기자<br>
좌측부터 임성택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인 유제민 판사, 민홍기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 성봉경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장, 최수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 금태섭 국회의원, 이찬희 변협회장, 조응천 국회의원,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백상준 입법조사처 조사관, 이승윤 법률신문 기자<br>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법원행정처(처장 조재연),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상고제도 이대로 좋은가? - 충실한 재판을 위한 상고심 개선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검사 출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개회사하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찬희 변협회장
축사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토론회에 특별히 참석해 인사말하는 조응천 의원
토론회에 특별히 참석해 인사말하는 조응천 의원

이날 토론회에서 금태섭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이찬희 변협회장이 축사를 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석해 인사말을 하며 관심을 나타냈고, 최수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좌장인 성봉경 대한변협 법제위원장이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그 옆은 발제자인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 유제민 판사

토론회 좌장은 성봉경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장이 맡았고,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심의관인 유제민 판사가 주제 발표했다.

지정토론자로는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홍기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 백상준 입법조사처 조사관, 임성택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서기관, 이승윤 법률신문 기자가 참여했다.

토론자로 나온 민홍기 변호사는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ㆍ적용을 함에 있어서 객관적이고 통일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기능과 개별 상고사건에 대한 최종심으로서 권리구제를 하는 기능을 한다”며 시작했다.

민 변호사는 “우리 대법원의 최고법원에 관한 선언은 헌법 제101조 2항과 법원조직법 제11조에 나와 있다. 아울러 ‘상고사건의 종심으로 심판권을 가진다’고 법원조직법 제14조에 규정하고 있다”며 “그래서 이것만을 놓고 보면 대법원의 권리구제기능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상고이유를 규정하고 있는 민사소송법(제423조, 제424조), 형사소송법(383조) 및 심리불속행을 규정하고 있는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제4조) 등을 보면, 대법원의 심판권을 설계하면서 기본적으로 법률심 즉 법령의 해석ㆍ적용을 전국적으로 통일함으로써 국민의 법률생활을 안정화시키는 기능을 하도록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홍기 변호사는 “그런데 우리 대법원의 성격과 기능을 장차 어떻게 설정하고 운영할 것인가 이런 논의는 생략된 채 지금 논의하고 있는 상고제도 개편의 논의는, 대법원 현재 구조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항소심에서의 ‘사전 통제’ 다시 말해서 ‘상고 심사’를 통해서 상고사건이 대법원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어떻게 적절히 차단하거나 제어할 것인가라는 것에 논의가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발표하는 민홍기 변호사와 성봉경 좌장
발표하는 민홍기 변호사와 성봉경 좌장

민 변호사는 “하지만 이런 상고제도 개편 논의는 기본적으로 상고사건이 폭증하고 있고, 그에 따른 대법원의 사건 처리 용량의 한도 초과라고 하는 결과에 대한 대증적 접근 내지 미봉책이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즉 상고사건의 발생을 어떻게 줄일 것인가. 이것은 사실심의 내실화에 모여지게 된다. 또 기왕에 발생한 상고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 문제는 결국 대법원의 구조 개편에 연결돼 있다”며 “이 두 가지가 함께 논의돼야 하는데, 이런 논의는 생략된 채 앞으로 별다른 사정이 없는 한 지금과 똑같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고사건, 이것을 어떻게 하면 대법원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인가 이런 논의에 집중돼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꼬집었다.

민홍기 변호사
민홍기 변호사

민홍기 변호사는 “결국 이것은 대법원이 현재 겪고 있다는 주장하는 (과중한 업무부담) 고통을 고등법원 6개, 원외재판부까지 포함할 경우 12개의 고등법원 상고심사부로 나누어 옮겨놓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민 변호사는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과연 얼마나 충실화시킬 것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고, 또 당초 의도한 개정 취지와는 상관없이 대법원은 손댈 수 없는 성역으로 남겨놓은 채, 당면한 어려움을 하급법원으로 전가시킴으로써 대법관들의 권위를 지키려는 방편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토론하는 민홍기 변호사
토론하는 민홍기 변호사

그는 “상고사건 폭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사실심의 심리 과정과 그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과 최고법원인 대법원이 이른바 ‘정의를 바로 세워줄 것’이라는 국민의 높은 기대감 때문일 것”이라고 봤다.

민홍기 변호사는 “원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사실심 재판부의 양적ㆍ질적 확충이라든가, 심리절차에서 공격ㆍ방어 기회의 충분한 제공이라든가, 더 나아가서 대체적 분쟁해결 절차를 확대하고 내실화 시킬 것인가라는 등 사실심 단계의 근본적인 충실화와 사실심을 담당하는 법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백약이 무효일 것”이라고 제시했다.

민홍기 변호사
민홍기 변호사

민 변호사는 “(유제민 판사의) 발표문에서 제시된 방안들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면, 어떤 방안의 장점은 다른 방안의 단점이 되고, 또 다른 방안의 장점은 제3의 방안에 대한 단점이 되는 등 각 방안의 장단점이 순환하고 있어 결국 어떠한 방안으로도 대법원의 기능을 완전히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 논의되고 있는 개정안은 2010년 6월 13일 대법원장이 국회에 제출했던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개정의견’에 담겨 있는 개정안과 매우 흡사한 내용”이라며 “그런데 그 당시 전혀 법안으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가 폐지된 법안이다”라고 지적했다.

민홍기 변호사
민홍기 변호사

민홍기 변호사는 “따라서 차제에 상고심 제도의 개선을 논의함에 있어서는 상고사건의 흐름을 억제하거나 바꾸는 정도의 정비를 할 것이 아니고,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하나를 손댈게 아니라, 아울러 법원조직법 다시 말해 대법관의 수를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그리고 대법원을 상고사건의 종심이라고 선언했는데 법원조직법 14조를 어떻게 손을 봐서 상고사건 중에서 어떤 사건의 종심만 대법원이 하게 할 것인가. 그 다음에 사실심인 각급 법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다시 말하면 평생법관을 어떻게 신설할 것인가. 1심을 담당하는, 사실심을 담당하는 법관의 경력이나 자격 이런 것들을 어떻게 강화시켜서 국민들로 하여금 법관에 심리절차나 판단을 신뢰하고, 그 법관들을 정말 마음 속 깊이 존경하게 만들 것인가, 이런 논의들이 함께 대법원에 올라가는 상고사건의 길목을 적절히 제어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봉경 좌장이 질문하자, 답변하는 민홍기 변호사
성봉경 좌장이 질문하자, 답변하는 민홍기 변호사

민 변호사가 이렇게 토론을 마무리하자, 좌장인 성봉경 변협 법제위원장이 “(유제민 판사가 발표한) 6가지 상고제도 중에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이라고 물었다.

이에 민홍기 변호사는 “저는 발표된 방안 중 이원적 제도 중에 ▲대법관과 대법원판사로 구성된 소부 ▲대법관만으로 구성된 소부 ▲전원합의체, 이렇게 구성하는 게 비교적 맞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날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 유제민 판사는 ‘상고제도 개편 논의의 역사와 현황’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상고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 유제민 판사가 발표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심의관 유제민 판사가 발표하고 있다.

유제민 판사는 “상고사건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활성화에 중대한 제약을 초래한다”며 “법령해석 통일 기능, 상고심에 의한 신속ㆍ적정한 권리보호 기능 등 저하, 국민적 관심이 크고 사회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건에 대한 신속ㆍ충실한 심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 본안사건 접수 건수 추이’를 보면 2016년 4만 3694건, 2017년 4만 6412건, 2018년 4만 7979건이었다. 2018년의 경우 대법관 1인당 약 3998건을 처리한 셈이다.

유 판사는 “이로 인해 고도로 숙련된 사법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통한 대법원 기능과 역할 회복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 각계의 요구가 제기된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고제고 개편 논의의 현황으로 ▲상고허가제 ▲고등법원 상고부 ▲상고법원 ▲고등법원 상고심사부 ▲대법관 증원 ▲대법원의 이원적 구성 등 6가지의 장단점을 비교해 소개했다.

오른쪽 맨앞에서 최수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이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오른쪽 맨앞에서 최수환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장이 토론회를 경청하고 있다.
인사말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인사말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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