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발달장애인 동성보호자 없으면 수영장 입장 불가는 차별
인권위, 발달장애인 동성보호자 없으면 수영장 입장 불가는 차별
  • 신혜정 기자
  • 승인 2019.08.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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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장애인의 수영장 이용 시 동성의 보호자 동행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임의로 수영장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해당 체육센터장에게 장애인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성의 보호자가 없더라도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과 감독기관의 장인 군수 및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에게는 체육센터를 포함한 관내 체육시설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ㆍ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진정인(피해자의 어머니)은 2018년 8월 피해자(발달장애 20대 남성)와 함께 자유 수영 프로그램을 이용하고자 A체육센터를 방문했다. 그런데 센터는 규정상 동성보호자와 동행하지 않은 경우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진정인과 피해자의 이용을 거부했다.

이에 진정인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은 “피해자는 발달장애인으로 3년 전부터 동성보호자를 동행해 체육센터 수영장을 이용해 왔으며, 야외노천탕의 탈의실도 혼자 이용한 경험이 있으므로 당일에도 피해자가 수영장을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피진정인(체육센터)은 피해자에게 수영장 입장이 가능한지에 대해 묻지 않았으며, 단지 동성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입장을 거부했다. 피해자는 입장을 거부당하는 분위기에 겁먹어 자리를 피하려고 도망간 것일 뿐, 피진정인의 주장처럼 매표소 앞에서 돌발 행동을 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A체육센터는 시설규모 대비 이용객이 많아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은 운영하고 있지 못하며, 장애인 이용객의 수영장 입장에 대해 별도의 규정 및 지침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센터는 “그동안 피해자의 수영장 이용을 허용해온 것은 피해자가 수영장 안에서 뛰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돌발행동을 하는 경우 제지할 수 있는 동성보호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사건 당일 피해자는 이성보호자인 진정인과 함께 방문했다”고 반박했다.

또 “사건 당일 진정인이 ‘우리 아이는 혼자서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자 피해자가 혼자는 못한다고 말하며 뛰어다니는 돌발 행동을 했다. 또한 피해자가 이용을 원한 낮 12시는 어린 학생의 참여가 많은 시간대로 동성보호자 없이 탈의실 및 샤워실을 이용하게 되는 경우 안전문제 및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아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입장을 제한한 것”이라고 했다.

센터는 “당시 피해자를 보조할 수 있는 남성 인력도 없어 진정인 등이 피해자에 대한 보조 인력을 요구했더라도 지원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피진정인(체육센터)은 피해자에 대한 동성보호자의 동행을 요구한 이유가 피해자의 돌발행동 제지 및 안전상의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위원장 정상환)는 “수영장 이용 중 안전사고는 비교적 활동이 자유로운 비장애인에게도 예측할 수 없는 순간에 발생하며, 특히 어린이들은 샤워실이나 수영장에서 미끄러지거나 다리에 경련이 오는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반사 신경이 느린 노인이나 수영을 처음 배우는 비장애인들에게도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상의 이유로 피해자 입장을 거부한 것이 정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가 3년 동안 체육센터의 수영장을 이용하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본건 당일 센터가 주장하는 피해자의 돌발행동을 이유로 수영장 입장을 거부할만한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체육센터가 제시하는 돌발행동 제지 및 안전상의 문제는 피해자를 장애를 사유로 달리 대우해야 하는 ‘현저히 곤란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물론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는 수영장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1차적으로 요구된다고 할 것이나, 체육센터에게도 군민들이 시설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개선, 안전요원 배치 등의 기본적 주의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군청의 지원을 받는 체육센터는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 보조인력을 배치할 의무가 있다”고 봤다.

이어 “피해자가 수영하는 도중에는 진정인이 동행할 것이므로 피해자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하는 시간 동안만 체육센터 직원이 피해자를 도와주면 되는데, 이것이 체육센터에 과도한 부담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따라서 안전사고의 위험과 인력부족의 문제를 이유로 진정인의 개별적ㆍ구체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장애인에 대한 수영장 입장을 제한하는 별도의 지침이나 사전 안내도 없이 피해자의 수영장 이용 시 동성의 보호자 동행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임의적으로 수영장 이용을 제한한 체육센터 행위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로리더 신혜정 기자 shin@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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