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 “대통령이 공수처 시켜 검사 손봐라 할 수도”
이상원 서울대 로스쿨 교수 “대통령이 공수처 시켜 검사 손봐라 할 수도”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8.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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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리더]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6일 “공수처는 검찰을 통제하는데 유용한 존재”라며 “검찰의 검사가 대통령을 치려고 할 때, 공수처장을 임명한 대통령이 공수처를 시켜서 ‘그 검사 손 좀 봐라’고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수사기관 권한분산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 방안에 대해 이상원 교수는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어떤 이득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경찰은 종래 권한에다가 힘이 세졌고, 검찰 직접수사권은 실질적으로는 약해지지 않은 상태이고, 거기에 플러스 공수처의 수사권한까지 있으면 우리나라 수사권의 총량은 엄청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칼을 휘두르는 수사기관이 경쟁을 하면 칼을 더 많이 휘두르게 되는 것이지, 칼을 거둬들이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 대목은 인상적이었다. ‘칼’은 수사권이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28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를 개최했는데, 변호사대회 심포지엄Ⅰ에서는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구조-수사권 조정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열렸다.

좌장은 이종엽 대한변협 총회 부의장이 맡아 진행했고, 윤배경 변호사(법무법인 율현)가 주제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태종 연합뉴스TV 법조팀장, 채다은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른바 수사권조정과 형사사법제도’를 주제로 토론자로 나온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는 먼저 “저는 정치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고, 학자의 입장에서 보는 딱깍발이(가난한 선비)의 입장”이라고 전제했다.

형사법 학자인 이상원 교수는 먼저 “어떤 제도가 바뀌었을 때 국민의 인권보장, 인권증진에 우선한다고 말하는 것이 지혜이고, 따라서 어떤 제도가 바뀌었을 때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것을 평가할 때는 이 제도가 바뀌었을 때 국민의 인권이 증진 됐는가 이런 관점에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근자에 몇몇 나라를 보면 보다 독재에 가깝고 전근대적인 사회일수록 범죄통제를 강조하고, 보다 발전된 나라일수록 인권보장과 적법절차를 중시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제출된 검찰개혁 방안의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공수처법의 핵심내용들을 간단히 짚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교수는 “형사소송법의 핵심내용은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없애고, 경찰에게 수사종료권을 준다. 즉 경찰을 검찰로부터 독립시킨다는 것”이라며 “검찰청법의 핵심내용은 그동안 검찰이 직접수사권 범위의 제한이 없었는데, 그 중 일부에 제한을 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를 전속적으로 보는 새로운 기구를 만든다는 것이다. 또 하나 플러스하면 공수처에서 검사, 법원 등 형사사법기관에 대한 독점적 수사권 및 기소권을 가지고 있다”며 “이 세 가지가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요약 정리했다.

이상원 교수는 “개혁안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가를 봐야하는데, 이 국민이라고 할 때 추상적인 형태로 국민을 생각하는 것은 인류역사를 보면 독재정권들이 추상적인 국민을 내세워서 국민의 대표를 자기를 지목하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국민을 위한 것인가를 봤을 때, 구체적으로 국민이라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피와 살을 갖고 있는 한 사람 한사람의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가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형사사법절차에서 그 국민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느냐면, 범죄로부터 피해를 받은 사람, 범죄자로 조사를 받은 피의자, 이런 사람의 인권이 증진 되는가 이런 관점에서 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교수는 “개혁안은 첫째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제한한다. 뭔가 검찰의 과도한 권력이 제한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기에는 남겨 놓은 수사범위가 있는데 그 남겨 놓은 수사범위가 우연하게도 종래 검찰의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의 직접수사권은 대체로 남아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토론회 자료집에서 “검찰청법안에 의하면 검찰은 여전히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등 중요범죄 등에 대한 직접수사권을 가지게 된다”며 “그 동안 검찰의 직접수사로 인한 폐해가 있다고 주장돼온 영역은 대체로 이런 영역의 수사였다”고 적었다.

이상원 교수는 “변호사들도 잘 아시다시피 ‘100만원 달라’는 소송도 이기려면 청구원인을 주장해야 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명을 해야 된다”며 “그런데, 우리 대한민국의 법제를 바꾼다는 것은 법제 제도가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해 어떤 것이 좋다는 주장이 있고, 그 주장이 타당한지는 최소한 소명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안타깝게도 왜 이런 법안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주장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냥 이것이 검찰개혁이라는 청구취지만 있는 상황이어서, 그런 관점에서 어떤 이유로 국민에게 좋은지에 대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소명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전반적인 개혁안에 대해 궁금한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혁이 되면 부작용이 있을 것 같은데, 첫 번째 부작용이 (검찰) 직접수사권의 제한이지만, 실질적으로 크게 바뀐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특히 이상원 교수는 “공수처는 검찰을 통제하는 데 매우 유용한 존재이다”라면서 “검찰을 통제하는 이유는, 검찰이 그동안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해서 대통령이 원하는 수사를 많이 해줬다는 것이 검찰에 대한 비판이다”라고 직시했다.

이 교수는 “검찰조직 보다 공수처 조직이 굉장히 작다. 공수처장은 결국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개혁안의 입장이다. 그럼 종래의 검찰조직보다 규모도 작고, 처장도 직접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수처가 대통령으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예컨대 검찰 쪽에 약간 좀 그런 검사가 있어서 대통령을 치려고할 때, 대통령이 공수처를 시켜서 ‘야, 그 검사 좀 손 봐라’ 이렇게 할 가능성도 열려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상원 교수는 “결국 이 개혁안의 기본적인 틀은 이렇다. 그동안 검찰이 너무 권한을 남용해 왔으니까 검찰의 권력을 줄여서 경찰에게 주고, 공수처한테 주면 검찰의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검찰의 힘을 줄이는 것은 맞다. 그것은 굉장히 효과적인 방안이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사실,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갑질을 할 수 있는 게 ‘너 내 말 안 들으면 학점 나쁘게 주겠다’라는 것인데, 사실 학점을 나쁘게 주는 게 인생의 큰 문제가 아님에도 그것 때문에 학생은 저에게 꼼짝을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그니까 어떤 사건의 피의자 입장에서는 검찰의 힘이 세거나, 경찰의 힘이 작거나 관계없이 사건의 당사자한테는 신적 존재인 것”이라며 “권한을 분산해서 국민한테 이득이 있다고 하는 것은 그 권한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의 총체적인 파워가 얼마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사건 담당자가 자의에 의해서 부당한 처분을 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특히 이상원 교수는 “(이번 개혁안) 이것은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어떤 이득이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며 “경찰은 종래 권한에다가 경찰의 힘이 세졌고, 검찰이 직접수사권은 약해졌다지만 사실 실질적으로는 약해지지 않은 상태이고, 거기에 플러스 공수처의 수사권한까지 있으면 우리나라 수사권의 총량은 엄청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수사기관들이 경쟁해서 민주적으로 된다? 이것은 굉장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경쟁해서 민주주의가 된 중요한 예가 있는데, 그것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사이의 경쟁을 통해서 우리 민주주의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이상원 교수는 “그러나 칼을 휘두르는 수사기관이 경쟁을 하면 칼을 더 많이 휘두르게 되는 것이지, 칼을 거둬들이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봤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절차적 정당성도 짚었다.

이 교수는 “사실은 검찰개혁 입법안이 지금 국회의원 발의로 돼 있다. 그런데 의원발의의 추천은 정부인걸로 생각된다. 공부를 하다보니까 선진국에는 이 법이 어떻게 어떤 과정에서 어떤 취지로 만들어졌는지 자료가 많이 있다. 그래서 나중에 그 법에 대해 검토하고 법을 개정하고 리뷰할 때 매우 유용한 자료들이 쌓여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법을 실제로 성안한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아무 자료가 없다”며 “그냥 법이 뚝 던져져 있고, 과연 나와 있는 몇 가지 국회의원 안이 정말로 정부로부터 나왔는지조차도 자료가 없다. 우리가 추측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토론회 자료집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상세하게 밝혔다.

이상원 교수는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장의 임명권자가 검찰총장과 같이 대통령인 상황에서 검사가 25명 이내로서 소규모 조직인 공수처가 과연 기존의 검찰보다 더 독립적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이 교수는 “종래 대검찰청에 설치된 소규모 수사조직인 중앙수사부(중수부)가 정치권력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으로 2013년 4월 폐지된 것을 생각해 볼 때, 그 보다 더 대통령에 가깝게 있는 공수처가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원 교수는 “만일 개혁 법률안들이 검찰의 직접수사에 대한 적절한 통제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종래 문제돼 왔던 직접수사권을 그대로 유지하고, 오히려 종래 비판의 대상이 아니었던 다른 부분에 대해 조정을 꾀한다면, 이는 마치 오른 다리가 썩어 들어간다고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심장수술을 하는 것과도 같아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청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수사권력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아무리 작은 수사권력이라도 사건 관계자에게는 신과도 같은 권력으로 다가온다. 검찰의 권력이 경찰과 공수처로 분산돼 검찰에게 남는 총체적 권한이 아무리 줄어든다고 한들, 국민들에게는 여전히 막강한 권한이며, 검찰권 남용의 소지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봤다.

이상원 교수는 “개혁 법안들은 각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효과적인 통제장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며 “오히려 경찰의 수사에 대하여는 종래의 검찰에 의한 통제장치를 거두고, 공수처의 수사에 대하여는 별다른 통제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통제장치가 약화된 수사권은 남용의 위험성이 증대한다. 개혁 법안들은 이런 위험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궁금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심포지엄에 앞서 변호사대회에서 변호사대회집행위원장의 대회사(이종엽 대한변협 총회 부의장이 대독)가 있었다.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상규 위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이 국회에 출석하는 바람에 김오수 차관이 법무부장관의 축사를 대독했다.

이어 ‘제50회 한국법률문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찬희 변협회장이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목영준 변호사에게 한국법률문화상 상패와 상금 3000만원을 수여했다.

이찬희 변협회장(우)이 목영준 변호사에게 한국법률문화상을 시상하고 있다.
이찬희 변협회장(우)이 목영준 변호사에게 한국법률문화상을 시상하고 있다.

또한 김용주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이 결의문을 발표했다. 회장협의회는 서울지방변호사회를 비롯해 전국의 14개 지방변호사회 회장들로 구성된 협의체다. 이날 발표한 결의문은 이찬희 변협호장과 전국지방변호사회 회장들이 모여서 의견을 나눠 마련한 것이다.

김용주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
김용주 전국지방변호사회장협의회 회장

한편, 변호사대회에 변협회장을 역임한 정재헌(41대), 천기흥(43대), 이진강(44대), 신영무(46대), 위철환(47대), 하창우(48대), 김현(49대) 변호사 등과 각 지방변호사회 회장들, 그리고 변협 회원들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는 전국의 회원 변호사 2800여명이 참여했다.

우측부터 변협회장을 역임한 정재헌, 이진강, 위철환, 하창우, 김현 변호사
우측부터 변협회장을 역임한 정재헌, 이진강, 위철환, 하창우, 김현 변호사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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