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리더]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2일 “공익변호사의 지속가능성은, 우수한 자질과 열정을 가진 로스쿨 졸업생들이 공익변호사로 꾸준히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양질의 신규 공익변호사의 지속적 확보를 위해서는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입학전형의 변화”를 주장했다.

2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는 열린 <공익변호사 실태조사 결과발표회 - ‘공익변호사의 현황과 전망’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해서다.

이 토론회는 검사 출신으로 변호사로 활동한 금태섭 국회의원, 민변 사무차장 등 공익변호사로 활동했던 박주민 국회의원, 대한변호사협회, 공익변호사모임이 공동 주최했다.

이번에 실태조사를 한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이사장 김용채)’과 ‘사단법인 두루’가 주관했다. 또 법조공익모임 나우(이사장 이상훈)와 법무법인(유) 지평에서 후원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좌측부터 인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국회의원, 염형국 변호사, 박주민 국회의원, 법조공익모임 나우 홍기택 총무이사
좌측부터 인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국회의원, 염형국 변호사, 박주민 국회의원, 법조공익모임 나우 홍기택 총무이사

이날 금태섭, 박주민 의원과 이찬희 변협회장이 인사말을 했다. 법조공익모임 나우 이상훈 이사장을 대신해 홍기택 총무이사가 인사말을 대독했다.

강정은 변호사(사법법인 두루)가 공익변호사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발표했고, 이어 이소아 변호사(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가 ‘공익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 발제문은 ‘한국 공익변호사 실태조사’ 연구의 결과이며, 강정은(두루), 권소연(동행), 김민아(동행), 마한얼(두루), 배영근(자연), 엄선희(두루), 이소아(동행), 최초록(두루) 변호사가 함께 작성한 것이다.

좌측부터 좌측부터 토론자로 나온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국회의원, 좌장 염형국 변호사, 박주민 국회의원
좌측부터 좌측부터 토론자로 나온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국회의원, 좌장 염형국 변호사, 박주민 국회의원

토론자로는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진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김준우 민변 사무차장,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 황성룡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 사무관, 설기석 법무부 법무과 사무관이 참여했다.

공익변호사는 ‘영리적 성공과 성취를 목표로 하지 않는, 공익적 성격의 사건을 주되게 수행하는 전업변호사’를 말한다. 국내에 현직 공익변호사는 10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고, 전직까지 포함하면 12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좌측부터 토론자로 나온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표자 이소아 변호사, 좌장 염형국 변호사, 발표자 강정은 변호사
좌측부터 토론자로 나온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 김재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표자 이소아 변호사, 좌장 염형국 변호사, 발표자 강정은 변호사

토론자로 나선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이번 실태조사는 정량적으로 의미 있는 통계자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심층면접을 통해 유의미한 정성적 자료를 제공해 향후 공익변호사 활동 관련 제도의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공익변호사가 감당하는 ‘전문가’ 및 ‘활동가’의 두 역할을 지적하면서 발제자들이 언급한 ‘신입변호사의 경우 법률지원(송무)과 관련한 역량을 배워내기에도 힘든 시기에, 활동가로서 회의를 조직하고 회의에 참여하고 연대활동을 해내면서 소송으로 해결되지 않는 법률문제에 대해 또 다른 법률적 방안을 검토하고 실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공익변호사들이 기존 변호사들의 입장에서 보아도 낯설고 비영리활동가들의 입장에서 보아도 이 낯선 활동들’을 수행한다는 것은 공익변호사의 일상적 고충을 잘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교수는 “공익변호사로 계속 활동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낮은 급여수준을 응답한 이들이 50%가 넘는 것은 예견할 수 있었지만, 공익변호사를 하면서 가장 힘든 점으로 ‘전문가로서의 역량 강화를 혼자서 해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변호사업무에 특수한 실무들을 모두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점’이라고 응답한 것은 공익변호사 제도의 개선을 위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신입변호사는 물론이고 계속 활동 중인 변호사들을 위해서도 ‘공익법무’라는 전문영역의 체계적인 역량강화 대책이 시급함을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은 로스쿨 학생들의 동아리인 ‘공익인권법학회’의 지도교수를 11년째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개인적 경험에 근거해 몇 가지 제안을 보태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 교수는 “공익변호사 제도의 지속가능성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다”며 “하나는 공익변호사가 된 이들이 각자 전문적 역량을 강화하려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계속해서 열성적으로 맡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ㆍ정책적 뒷받침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한 측면은 우수한 자질과 열정을 가진 로스쿨 졸업생들이 공익변호사로 꾸준히 진출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김재원 교수는 그러면서 “양질의 신규 공익변호사의 지속적 확보를 위해서는 설문 응답자들이 언급한 것처럼 리걸클리닉 활성화와 공익법률 커리큘럼 강화가 필요하고, 공익법 펠로우십 같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로스쿨 입학전형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 교수는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인위적인 총정원제와 연계한 현 제도는 공익변호사를 꿈꾸는 로스쿨생들의 역량강화를 현저히 어렵게 한다”며 “법학적성시험, 학부 학점, 영어점수 등 정량적 지표에 의존하는 현 로스쿨 입학전형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 제도 아래에서는 고등학교 때 성적이 좋아 세칭 명문대학에 진학해, 대학 입학 후 바로 ‘학점 관리’에 매진한 나이 어린 지원자가 로스쿨 입학에 가장 유리하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온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와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토론자로 나온 정영훈 대한변협 인권이사와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교수는 “변호사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이고, 공익변호사는 사회ㆍ경제적 이유로 일반 변호사의 도움을 받기 어렵거나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도울 의지가 강한 사람 중에서 배출돼야 한다”며 “이러 의지가 없거나 있기 어려운 이들이 그저 ‘자기소개서’에 입학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상투적으로 공익과 인권을 적어내는 현실에서 로스쿨 입학전형의 변화 없이 양질의 공익변호사 자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고비용의 로스쿨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 교수는 “로스쿨 도입 초기에 모든 로스쿨에 전문 영역을 정하고 전문분야 전임교원의 확보를 요구했다. 학생 대 교수 비율의 비현실적 강화는 양질의 교육을 담보하기 보다는 인가할 로스쿨의 수를 줄이려는 의도가 더 컸다고 판단한다”며 “이런 요구가 로스쿨을 매우 고비용 제도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교수는 “공익법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 분야를 여러 로스쿨들이 연합해 공동 강좌를 운영하며 타 학교 학생의 학점인정과 인적 교류를 제도화하면 대학은 교원 인건비를 절감해 학비를 낮출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재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김 교수는 “온라인 혹은 야간/파트 타임 로스쿨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며 “이것은 직장이나 가사활동을 하면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법학전문교육의 문호를 확대할 뿐 아니라, NGO 활동가들이 업무를 계속해 전문성을 함양하면서 변호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하도록 해 공익법무 역량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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