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국 변호사
권영국 변호사

[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3일 “법원의 권영국 변호사에 대한 법정소동 관련 무죄 판결, 공무집행방해 등 관련 공소기각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정부를 비판하는 권영국 변호사를 가두기 위해 표적수사도 서슴치 않았다. 검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을 표적으로 하여 무리하게 기소한, 전형적인 공권력 남용 사건”이라며 권영국 변호사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 장두봉 판사는 22일 재판에 넘겨진 권영국 변호사의 법정소동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세월호 범국민대회 집회에 관련된 혐의들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다.

먼저 권영국 변호사는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사건 선고 당시 대법정에서 “오늘로써 헌법이 정치 자유와 민주주의를 파괴하였습니다. 민주주의를 살해한 날입니다. 역사적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역사적 심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고 분통해했다.

검찰은 권영국 변호사가 재판을 방해할 목적으로 법정에서 소리쳐 소동을 했다고 기소했다.

그러나 장두봉 판사는 “고성의 내용 등을 보면 재판을 방해할 목적 등이 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재판 결과에 대해 비판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검찰은, 권영국 변호사가 2015년 4월 18일 세월호 1주기 범국민대회 집회 및 2015년 8월 15일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범국민대회 집회에서 공무집행방해, 일반교통방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해산명령불응) 혐의로 기소했다.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권영국 변호사는 당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감시하기 위해 인권침해감시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장두봉 판사는 “검찰이 공소사실과 무관함에도 공소장에 ‘2015. 4. 18. 불법폭력집회 경과’라는 제목을 사용하고, ‘2015. 3. 30.부터 같은 해 4. 18.까지 최근 몇 년 간 볼 수 없었던 극렬한 폭력집회가 발생했다’는 등 집회의 폭력성을 부각하는 표현을 기재해, 권영국 변호사가 기소된 혐의 외에도 불법폭력집회에 관여 되었다거나 유죄가 인정될 것이라는 예단을 불러일으키고 실체 판단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내용이 공소장에 포함되어 있는바, 이는 공소장일본주의에 반해 무효”라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와 관련, 민변(회장 김호철)는 “검찰은 권영국 변호사에 대해 2015년 4월 1일 법정소동으로, 2015년 7월 30일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병합 기소했는데, 4년 4개월이나 지난 오늘에야 제1심 판결이 위와 같이 선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민변은 “박근혜 정부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억누르기 위해 집회ㆍ시위를 불법폭력 집회로 규정하고 참가자들에 대한 강경 진압과 체포, 기소를 통해 집회ㆍ시위를 약화시키려 했다”며 “정부의 집회ㆍ시위에 대한 강경대응기조로, 현장에서는 경찰의 위헌적인 차벽설치, 과도한 통행권 제한, 최루액 직사 살수, 물대포의 과잉 사용, 무차별적인 채증 등이 이루어져 공권력에 의한 시민들의 집회ㆍ시위의 자유 및 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우리 모임은 회원들로 구성된 인권침해감시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인권활동가들과 연대해 집회ㆍ시위 현장에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활동을 했고, 권영국 변호사는 그 주축이었다”고 설명했다.

민변은 “이에 검찰과 경찰은 정부와 공권력의 남용을 비판하고 인권침해감시 활동을 벌임으로써 시민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려고 했던 권영국 변호사를 기소해 우리 모임의 인권침해감시활동을 위축시켰다”며 “나아가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려 집회ㆍ위를 위축시키고자, 권영국 변호사에 대해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해, 4년이 넘은 시간 동안 재판을 받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민변은 “검찰은 정부를 비판하는 권영국 변호사를 가두기 위해 표적수사도 서슴치 않았다. 검찰은 권 변호사가 있던 현장마다 죄명을 발굴해 기소했다”며 “특히, 이 사건에서 검사는 현장 경찰의 진술로 혐의가 없음을 알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권영국 변호사에게 유리한 경찰의 진술조서를 감춘 채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기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나아가 검사 스스로도 무리한 기소임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공소장에 공소사실과 관계없고 입증되지도 않은 사실을 기재해 공소제기 절차가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하는 위법을 저질렀고, 마침내 공소 자체가 무효가 되는 오욕을 남기게 됐다”고 질타했다.

민변은 “검찰은 과거 부당하게 수사권을 남용한 검찰의 과거사에 대해 조사하고, 드러난 잘못에 대해 반성한 바 있다. 오늘의 이 ‘가까운 과거사 사건’은, 검찰이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을 표적으로 하여 무리하게 기소한, 전형적인 공권력 남용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괴롭히기 목적의 기소를 자행한, 정의롭지 못한 검찰권 남용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해야 한다”며 “또한 검찰은 당사자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부당한 공소를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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