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불법주차 과태료 단속에 항의하다 재판 넘겨진 공무원 형량은?
법원, 불법주차 과태료 단속에 항의하다 재판 넘겨진 공무원 형량은?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8.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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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주정차위반 과태료를 발부한 공무원에게 항의하며 공무집행 차량의 진로를 1시간 동안 방해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밀쳐 넘어지게 한 공무원에게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2018년 11월 저녁에 서울 성동구청 교통지도과 공무원(B)은 마트 앞 노상에 주차된 A씨의 차량에 대해 불법주차로 주정차위반 과태료 부과서를 발부하고 공무집행 차량을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고 했다.

이때 A씨(여성 공무원)는 공무집행 차량의 조수석 문을 열고 “예고도 없이 단속을 하냐. 해결하고 가라”고 항의했다. 단속공무원은 이의제기 제도에 대해 설명했으나, A씨는 해결을 요구하며 공무집행 차량의 진행을 방해했다.

이에 단속공무원(B)이 112신고를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C)이 “이런 행동을 지속적, 반복적으로 할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돼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A씨가 막아선 30분 동안 3차례에 걸쳐 고지했다.

그럼에도 A씨는 약 1시간 동안 공무집행 차량의 진행을 방해했다. 이에 경찰관이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수갑을 채우려고 하자, A씨가 손으로 경찰관을 밀쳐 바닥에 넘어지게 하는 등 폭행했다고 한다.

검찰은 “A씨는 공무원의 주차단속 및 경찰관의 112신고사건 처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A씨는 “당시 주차단속 공무집행 차량의 진행을 방해한 사실이 없고, 경찰관(C)을 밀쳐 바닥에 넘어지게 하는 등 폭행한 사실도 없다. 경찰관들은 현행범으로 체포할 당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도 않아 적법한 공무집행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저항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최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조국인 판사는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공무원의 주차단속 및 경찰관의 112 신고사건 처리에 관한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어,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당시 단속공무원은 주차단속업무 수행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바, 굳이 112신고를 해 경찰관의 중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던 점, 피고인이 단순히 주차단속 차량의 조수석 문을 열고 옆에 서 있기만 했다면, 단속공무원 등이 1시간 동안이나 차량을 진행하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고 봤다.

조 판사는 “범행의 경위 및 내용,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의 경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인 체포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이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체포는 적법하고, 따라서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경찰관을 폭행한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양형과 관련해 조국인 판사는 “피고인은 주정차위반과태료를 부과했다는 이유로 약 1시간 동안 단속차량의 조수석 문과 차량 사이에 팔을 집어넣고 몸을 밀착시키는 등 차량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출동한 경찰관을 밀쳐 바닥에 넘어지게 하는 등 폭행해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했다”며 “범행의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단했다.

조 판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자신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뉘우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국인 판사는 “다만,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공무원(B)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으며, 피고인은 공무원으로서 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당연퇴직 될 가능성이 크다”며 “위와 같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상을 참작하고,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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