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재정지원 받는 사립유치원 재무회계 국가 관리ㆍ감독은 정당”
헌재 “재정지원 받는 사립유치원 재무회계 국가 관리ㆍ감독은 정당”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2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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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사립유치원은 영리추구에 매몰되지 않고 운영에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국가가 관여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사립유치원의 재무회계를 국가가 관리ㆍ감독하는 것은 사립유치원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다”

국가가 정한 재무회계 기준에 따라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도록 한 ‘사학기관 재무ㆍ회계규칙’에 대해 사립유치원 설립자ㆍ경영자들이 사립유치원 운영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렇게 판단하며 기각했다.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은 사립학교법 제31조 제1항, 제51조에 따라 유치원의 예산 및 결산을 관할 교육청에 보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A원장은 2017년 9월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예산과목 구분을 규정한 ‘사학기관 재무ㆍ회계 규칙’(교육부령) 제15조의2 제1항 등이 자신의 직업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하고 신뢰보호의 원칙,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B원장 외 122명은 2017년 10월 ‘사학기관 재무ㆍ회계 규칙’이 직업의 자유,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사학기관 재무ㆍ회계 규칙 제15조의2(예산과목의 구분) ① 법인의 업무에 속하는 회계와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예산과목의 구분은 별표 1부터 별표 4까지에 따른다. 다만, 유아교육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유치원의 경우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예산과목 구분은 별표에 따른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청구인(유치원장)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사학운영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해 헌재는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 역시 사립학교법ㆍ유아교육법상 학교로서 공교육 체계에 편입돼 공공성이 강조되고 공익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지원 및 세제혜택을 받고 있다”며 “따라서 사립유치원의 재정 및 회계의 투명성은 유치원에 의해 수행되는 교육의 공공성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은 개인이 경영하는 사립유치원의 실정에 맞는 재무ㆍ회계기준을 제시하고 이에 따르도록 함으로써 재정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확보한다”며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을 받는 사립유치원이 개인의 영리추구에 매몰되지 않고, 교육기관으로서 양질의 유아교육을 제공하는 동시에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지킬 수 있는 재정적 기초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서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사립유치원이 재정을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한다면 교육의 질 저하로 유아교육의 공공성 및 그에 대한 신뢰는 나빠지고, 나아가 국가의 교육재정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따라서 유아교육을 담당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사립유치원은 운영에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국가가 관여하는 것은 불가피하고, 사립유치원의 재무회계를 국가가 관리ㆍ감독하는 것은 사립유치원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비록 심판대상조항의 사립유치원 세입ㆍ세출예산 과목에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항목들(유치원 설립을 위한 차입금 및 상환금, 유치원 설립자에 대한 수익배당, 통학 및 업무용 차량 이외의 설립자 개인 차량의 유류대 등)을 두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심판대상조항이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해 사립유치원 설립ㆍ경영자의 사립유치원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산권 제한 여부에 대해서도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사립유치원의 세입ㆍ세출예산 과목을 규정할 뿐, 교사 등 시설물 자체에 대한 청구인들의 소유권이나 처분권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등권 침해 여부에 대해 헌재는 “사립유치원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을 받는 점에서 개인병원과 본질적 차이가 있으므로 비교집단이 될 수 없다”며 “또한 어린이집의 경우 청구인들의 주장과 달리 사립유치원과 거의 동일한 정도의 회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차별취급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사립유치원 역시 공공성이 강조되는 교육을 담당하는 사립학교법상 학교라는 점에서 국ㆍ공립학교나 다른 사립학교와 본질적 차이가 없으므로 이들을 동일하게 취급한다고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평등권 침해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의 보충의견

이번 결정에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대판관의 보충의견이 있었다.

이들 재판관들은 “최근 사립유치원에 대한 회계집행 등을 점검한 결과 위법ㆍ부당한 위반사례가 다수 적발됐지만, 아직도 많은 사립유치원 설립ㆍ경영자들은 교육자로서의 본분을 지키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를 대신해 우리나라 유아교육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발생한 사립유치원 사태를 사회통합적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유아교육의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함에 있어 사립유치원 설립ㆍ경영자들이 주장하는 사립유치원 운영상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그 해결방안을 함께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들 재판관들은 “나아가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을 개인 설립 사립유치원에 적용하는데는 일정한 유예기간을 두거나 과도기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사립유치원의 폐원을 희망하는 경우 유아들의 학습권 피해와 설립ㆍ경영자들의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폐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현실 상황을 반영한 정책적 배려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심판대상조항은 유치원에 적용되는 학교에 속하는 회계의 예산과목 구분을 정하고 있는데, 이 결정을 통해 헌법재판소는, 개인이 설립한 사립유치원 역시 법률상 ‘학교’로서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며, 재정 및 회계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심판대상조항이 자의적 규제로서 사립유치원 설립ㆍ경영자의 사립유치원 운영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음을 명확히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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