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 한상희 “법원 판결도 집회ㆍ여론으로 영향 미치려는 건 국민의 권리”
헌법학자 한상희 “법원 판결도 집회ㆍ여론으로 영향 미치려는 건 국민의 권리”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27 16: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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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리더] 헌법학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집시법 제11조의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등 절대적 집회금지장소로부터 100미터 규정은 더 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삭제를 주장했다.

한상희 교수는 “법원의 경우 법원의 독립을 위해서, 사법권의 독립을 위해서는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집회로써, 또는 여론으로써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서 판결하지만, 동시에 그런 법관에 대해서 국민들이 여론으로써 집회로써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가능성 자체를 금지시 해서는 안 된다”며 “사법의 독립이라고 해서 여론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7월 24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집시법 제11조 폐지 공동행동이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집회의 자유가 사라진 장소 - 집시법 제11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여해서다.

토론회 사회는 변호사인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이 맡아 진행했다. 발제자로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집시법의 역사적 변호사 속에서 장소 금지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또 오민애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가 ‘집회의 자유 보장을 위한 집시법 제11조 개정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정진우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 집행위원장,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민선 공권력감시대응팀 상임활동가가 참여했다.

먼저 현행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등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집회를 열면 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참가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등으로 처벌받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제자인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다르게 갖지 못한 자들의 권리다”라며 “언론출판의 자유는 적어도 칼럼을 쓸 수 있는 또는 방송에 출연할 수 있는 나름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 교수는 “자기가 확보할 수 있는 마이크나 지면이 없는 한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는 의미가 없다”며 “그러나 집회ㆍ시위의 자유의 경우에는 단순히 길거리에서 나설 수 있는 용기와 외칠 수 있는 힘만 있다면 언제든 자기의 정치적 주장을 펼칠 수 있다. 그런 점에서는 기층민중(일반대중)의 권리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집회ㆍ시위 현장에) 모여 외침으로써 자신들의 정치적 정체성 또는 사회적 정체성을 확보하는 방식이기도 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는 그래서 사회통합을 만들어 내는 그런 방식이기도 하다”고 집회ㆍ시위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상희 교수는 “바로 그것 때문에 헌법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성격이 조금 다르게 다중이 모여서 물리적인 위력을 과시하는 측면이 없지 않은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하나의 기본권으로 보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헌법에서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마치 노동3권을 보호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기존의 기득권자들이 보기에 불편하더라도 또는 경우에 따라서 소위 말하는 평화를 깨치는 듯한 물리력의 행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은 귀찮음, 눈꼴사나움, 이런 것들을 참고 견뎌라 일종의 수인(受忍, 참을 수 있는 한도)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집회ㆍ시위로 인해서 자신의 영업이 방해되거나, 잠자리가 방해되거나 또는 업무가 방해가 되더라도, 우리 헌법이 부과하는 한은 하나의 전체 국민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수인의 의무인 것이고, 그것을 이유로 해서 집회ㆍ시위를 자유를 제한하거나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 헌법상의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이유일 것”이라고 짚었다.

한상희 교수는 “마치 노동3권이 사용자측의 재산권이나 영업권이나 또는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더라도 그것을 참으라고 명령하는 것과 마찬가지 구조다”라고 비교했다.

발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제하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 교수는 “집회ㆍ시위는 다중이 집합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행사는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에서 이를 보호하고 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집회와 시위는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적법성과 평화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헌법에서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 자체가 국민의 권리고 그것을 행사하는 것은 특별한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불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폭넓게 바라봤다.

그는 “추정 받는 평화성이라는 것은 베니스위원회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인용했는데, 뭔가 다른 사람을 도발시키거나 또는 성가시게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사람의 통행권을 방해하거나, 영업에 지장을 생기는 듯한 그런 모습이라고 하더라도, 특별히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위를 하지 않는 한에서는 그 집회는 평화적인 것으로 추정받아야 된다는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희 교수는 “물리력의 행사는 집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사회질서나 또는 공익을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해치지 않는 한 그것은 평화집회라는 추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1992년 1월 28일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집회 또는 시위란 그것이 불특정 다수인의 규합이요, 정치적ㆍ집단적 행동을 수반하는 만큼 어느 집회ㆍ시위라도 직접적인 법익침해까지 이르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사회적 불안이나 혼란의 우려는 불가피한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한상희 교수는 “집회ㆍ시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사회적 불안이나 혼란’은 우리 헌법이 수인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비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 교수는 “미국연방대법원에서 상대방에게 내 입장을 설명하고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시민들의 금지공간은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은 유럽인권재판소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 바로 앞에서 지나가는 판사를 잡고 시위를 했을 때, 뭘 설명하고 했을 때, 그것들이 집회의 자유로 보호되는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나라 같으면 큰일 날 일이다. ‘어떻게 감히 판사를 그것도 법정 건물 법원 대지 안에 들어와서 하느냐’고 하겠으나, 거기에서 특별히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 한 지나가는 판사에게 ‘판결문 똑똑히 해’, ‘이런 판결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들 한다”고 전했다.

제5차 개헌이 이뤄지고 군사통치체제가 비교적 안정권으로 접어든 1962년 12월 31일 지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이 제정돼 다음날부터 시행됐다.

한상희 교수는 발제문에서 “그런데 야간집회를 금지할 뿐 아니라, 국회의사당ㆍ대통령관저 기타 중앙관서 등의 국가기관의 청사 등의 경계지점에서 200미터 이내의 공간에서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하지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구정을 둬 국가를 향한 집회ㆍ시위의 존재 자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재미있는 것은 주요도시에 대해서는 관공서의 출퇴근 1시간 전후에 대해 집회ㆍ시위의 금지 또는 시간변경을 통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까지도 서슴지 않았으며, 관할경찰서장 또는 경찰국장에게 집회ㆍ시위의 해산을 명할 수 있는 거의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상희 교수는 “더구나 총 18개의 조문으로 돼 있는 집시법에 벌칙조항만 5개가 있음은 이 집시법의 성격이 어떠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그것은 여전히 집회와 시위를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해악이라는 관점에서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집시법의 변천사를 짚으며 “신군부의 통치가 시작되면서 1980년 12월 18일 개정된 집시법은 최악의 상태”라고 혹평했다. 한 교수는 그러면서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집시법은 기본적으로 집회와 시위는 법상의 기본권이 아니라 언제나 국가의 관리대상이 되는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상희 교수는 특히 헌법재판소에서 집시법 제11조 100미터 조항에 대한 공개변론을 할 때의 일화를 소개해 토론회장에 웃음을 줬다.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과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과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 교수는 “정부측 진술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졸도를 할 뻔 했다. 우리는 100미터 규정은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공개변론 재판장인 박한철 소장이 ‘그래 위헌인데 그래도 경계를 둔다면 몇 미터까지 좋겠느냐. 경우에 따라서 경비를 위해서 좀 거리를 둘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물었다. 그래서 우리는 ‘최소한 돌멩이가 날아갈 수 있는 거리정도는 둬야 하지 않겠느냐며 30미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정부측 진술인이 한다는 소리가 ‘올림픽 출전하는 사람들은 돌멩이를 100미터 던지더라’고 했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이 터졌다.

한상희 교수는 거듭해 “집회시위 금지장소 규정의 100미터 제한은 수단이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하며 “기본적으로 집회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그 상대들의 기관이나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고, 그의 주장이 보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미국연방대법원의 기준을 따르자면 건물에 들어가는 사람을 붙잡지는 않지만 정지시켜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고 반론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며 “바로 그것을 보장하는 게 우리 헌법의 집회의 자유 조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시법 제11조 조항은 그 목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100미터라는 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이다. 이것은 접촉하고 대화할 수 있는, 면대면의 주장을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다. 그 차제가 위헌적인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집회라는 것을 기본권의 차원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의 악의 차원에서 보는 측면이 있다”며 “100미터 금지 규정은 허가제 보다 더 나쁘다. 허가제는 그래도 할 수 있는 기회라도 주는데, 장소 제한은 절대적인 금지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희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관공서 특히 절대적 금지영역으로 설정된 대통령관저, 각급 법원, 국회의사당 등이나 공관 등의 구조는 그것이 위치하고 있는 건물로부터 상당히 떨어진 곳에 담장이 설치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집시법 제11조가 말하는 100미터는 실질적으로 항의대상으로부터 150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것”이라며 “이런 거리는 누가 보더라도 집회ㆍ시위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하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특히 한 교수는 법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상희 교수는 “법원의 경우 (100미터 금지에 대해) 법원의 독립을 위해서, 사법권의 독립을 위해서는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사법권의 독립이 된다고 해서 여론으로부터도 독립되는 것은 아니다”며 “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집회로써, 또는 여론으로써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다”라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물론 그 중간선을 어떻게 긋느냐하는 문제는 있지만,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서 판결을 하지만, 동시에 그런 법관에 대해서 국민들이 여론으로써 집회로써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가능성 자체를 금지시 해서는 안 된다”며 “사법의 독립이라고 해서 여론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교수는 “집시법 제11조 100미터 규정은 사실 더 이상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그런데도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려 일부 조건을 걸었고, 국회는 거기에 맞춰서 기존의 100미터 금지 조항과 거의 다를 바 없는 그런 개정안을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특히 (개정안에서)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마저 빼버렸다. 청와대라고 해서 국회의사당이나 법원이나 이런 곳들과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한 체제에서는 청와대를 향해서 국민들이 목소리를 확실하게 전달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대통령관저를 빼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희 교수는 끝으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여태까지 우리나라 집시법 등의 기본적인 틀은 집회를 못하게 하는 ‘통제’였다. 그러나 이제는 ‘관리’의 측면으로 넘어가는 게 옳지 않은가. 집회를 주최하는 측과 집회에 대해서 사회안전 질서를 유지하는 경찰측과의 협력에 의한 집회문화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서로 협력하는 합의에 의한 집회의 관리가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집시법을 개정한다면 이런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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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랭이 2019-07-28 10:15:54
졸도 ㅎ ㅎ
법원과 판결은 비판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