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변호사시험 성적공개 청구기간 6개월 너무 짧아 과도한 제한 위헌”
헌재 “변호사시험 성적공개 청구기간 6개월 너무 짧아 과도한 제한 위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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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변호사시험 성적 공개 청구기간을 개정 변호사시험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로 제한하는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는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정보공개청구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는 성적 공개 청구기간을 제한하는 법령조항에 대해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단한 최초의 결정이다.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인 사법시험이 폐지돼, 현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해야 법조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2017년 12월 12일 개정된 변호사시험법 제18조 제1항은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해당 시험의 합격자 발표일부터 1년 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본인의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부칙 제2조는 “이 법 시행 전에 시험에 합격한 사람은 제18조 제1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법 시행일부터 6개월 내에 법무부장관에게 본인의 성적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2015년 4월 제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2015년 8월부터 2018년 7월까지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한 A씨는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가 자신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7년 12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는 7월 25일 재판관 6 대 3의 의견으로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2조 중 ‘이 법 시행일부터 6개월 내에’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부칙) 특례조항은 변호사시험 성적에 관한 정보 유출 사고의 위험을 낮추고 성적 정보 등의 관리에 관한 국가의 업무 부담을 줄이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다”며 “성적 공개 청구기간을 일정한 기간으로 제한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봤다.

헌재는 “변호사시험 성적은 전산화돼 인터넷에 공개되므로, 보안 사고가 발생할 경우 성적 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정보 유출 사고는 내부적으로는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외부적으로는 기술적인 보안 대책을 수립하는 방법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설령 변호사시험 성적을 상당한 기간 공개함으로써 답안 자료 보관에 대한 업무 부담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답안지를 스캔하는 등 정보기술을 이용해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변리사시험, 의사국가시험, 공인회계사시험의 성적 정보는 현재 전산화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각 시험의 응시자는 기간 제한 없이 성적을 열람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나 대학교 성적도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고 있지만, 공개 기간에 제한은 없다”며 “변호사시험 성적을 상당한 기간 공개하더라도 국가의 업무 부담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비교했다.

헌재는 “변호사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변호사시험 합격자에게 취업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 자신의 성적 정보를 활용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 법 시행일부터 6개월 내’라는 기간은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취업시장에서 성적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활용하기에 지나치게 짧다”고 지적했다.

특례조항은 짧은 성적 공개 청구기간에도 불구하고 예외 사유를 인정하지 않으므로, 위 기간 동안 출산, 육아, 병역, 질병 등의 사유로 취업하지 못한 사람은 그 이후 취업시장에 진출하려는 시점에 본인의 성적에 접근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취업뿐만 아니라 이직을 위해서도 변호사시험 성적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법조직역에 진출한 뒤 일정한 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자신의 성적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변호사시험 성적은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우수성의 징표로 작용할 수 있고, 각종 법조직역의 진출과정에서 객관적 지표로서 기능할 수 있다”며 “실제 변호사 채용 과정에서 변호사시험 성적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구직자 스스로 채용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성적을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성적 공개 청구기간 내에 열람한 성적 정보를 인쇄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개별적으로 자신의 성적 정보를 보관할 수 있으나, 성적 공개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정보에 대한 접근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이상, 특례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청구인의 정보공개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 이은애, 이종석, 이미선 재판관의 특례조상에 관한 합헌 반대의견

반면 3명의 헌법재판관들은 “변호사시험 성적에 관한 정보 유출 사고의 발생 위험을 낮추고 성적 정보 등의 관리에 관한 국가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성적 공개 청구기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이들은 “변호사시험은 변호사로서의 최소한의 자격을 검정하기 위한 것이지, 합격 점수를 상회하는 응시자들 사이에서 우열을 가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변호사시험 성적을 합격자 우수성 판단의 핵심적인 정보로 이해할 경우, 시험의 성격에 대해 그릇된 인상을 줄 뿐만 아니라 법학전문대학원과 변호사시험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퇴색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특례조항이 정한 개정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이라는 기간은 정보에 대한 접근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정도로 짧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들은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성적 공개 청구기간 내에 법무부 변호사시험 홈페이지를 해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성적을 열람할 수 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열람한 성적을 인쇄하거나 열람 화면을 사진 파일로 저장하는 방법을 통해 개별적으로 얼마든지 자신의 성적에 관한 정보를 보관하고 이를 계속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변호사시험 성적의 의미와 기능, 변호사시험 합격자의 취업과 이직에 관한 현실 등을 고려했을 때, 특례조항이 정하고 있는 ‘개정 변호사시험법 시행일부터 6개월 내’라는 성적 공개 청구기간은 지나치게 짧아 청구인의 정보공개청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이는 성적 공개 청구기간을 제한하는 법령조항에 대해 청구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이유로 위헌이라고 판단한 최초의 결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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