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오민애 변호사 “집시법 11조 ‘집회금지장소’ 삭제해야…집회자유 침해”
민변 오민애 변호사 “집시법 11조 ‘집회금지장소’ 삭제해야…집회자유 침해”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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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오민애 변호사
민변 오민애 변호사

[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하는 오민애 변호사는 24일 헌법재판소가 집회금지장소를 규정한 집시법 제11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국회에서 개정안들이 논의되는 것과 관련해 “집회금지장소 규정을 삭제하는 방식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집시법 제11조 폐지 공동행동이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집회의 자유가 사라진 장소 - 집시법 제11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참여해서다.

좌측부터 오민애 변호사,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
좌측부터 오민애 변호사,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

토론회 사회는 변호사인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이 맡아 진행했다. 발제자로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집시법의 역사적 변호사 속에서 장소 금지의 의미’를 주제로 발표했다. 또 오민애 변호사가 ‘집회의 자유 보장을 위한 집시법 제11조 개정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정진우 집시법 11조 폐지 공동행동 집행위원장, 김선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연구관, 민선 공권력감시대응팀 상임활동가가 참여했다.

먼저 현행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는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 관저(官邸)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헌법재판소장 공관 등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는 집회를 금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집회를 열면 주최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 참가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ㆍ구류 등으로 처벌받는다.

헌법재판소 로고
헌법재판소 로고

헌법재판소는 2018년 5월 31일 집시법 제11조 제1호 위헌소원(국회의사당) 사건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018년 6월 28일 집시법 제23조 제1호 위헌제청(총리공관) 사건에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는 2018년 7월 26일 집시법 제11조 제1호 위헌소원(각급 법원) 사건에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집회금지장소 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으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판단에서다. 일률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고, 법익의 균형성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발제자인 오민애 변호사는 “헌재 결정문들을 보면서 국가기관들이 해야 할 역할은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떤 경로로든 듣고 정책이든 판결이든 그것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가장 직접적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 집회와 시위인데 그 자체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것이 정당한 수단이라는 것이 전제가 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이 변호사에 따르면 2017년 7월 현재 집시법 개정 법률안이 총 21건 발의돼 있다. 그 중 집시법 제11조의 개정안을 담고 있는 법률안은 9건으로, 헌법불합치 결정 이전에 2건, 이후에 7건이 발의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집회금지장소의 범위를 축소하는 개정안(박주민 의원 대표발의), 집회금지장소를 규정한 집시법 제11조를 아예 삭제하는 개정안(이재정 의원 대표발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따라 해당 장소에 관한 조항 삭제 혹은 수정하는 개정안 등 크게 세 가지다.

오민애 변호사는 “박주민 의원의 개정안은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 국회의장 공관 등 경계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서 집회금지장소를 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거리라고 보기 어렵고, 제한을 두는 폭이 크게 때문에 경계지점으로부터 30미터 거리로 줄이고, 그리고 예외적인 경우를 같이 두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집회를 허용하는 예외적인 경우는 ▲행진하는 경우 ▲해당 기관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경우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돼 해당 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경우 ▲해당 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경우다.

집시법 제11조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해당 장소에 관한 조항 삭제 혹은 수정하는 개정안들이 발의됐다. 권칠승, 박홍근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는 집회금지장소에서 ‘국회의사당’을 삭제했다.

김삼화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국무총리 공관을 대상으로 하지 않거나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국무총리 공관 인근에서도 집회시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유동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집회금지장소에서 ‘각급 법원’을 삭제했다. 다만 법관의 직무상 독립이나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법원 인근에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는 내용이다.

오민애 변호사는 “집시법 제11조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 발의된 개정안들은 일률적으로 제11조 자체의 문제점을 제거하고 11조 자체를 삭제한다거나 전면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문제가 됐던 장소들을 어떤 식으로 수정할 것인가라는 방향으로 개정안들이 발의됐다”고 짚었다.

이에 오 변호사는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봤다.

미국의 경우, 의사당 구역 내)의사당, 의회도서관, 식물원, 공원, 광장 등)에서의 집회 및 시위는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나, 집회의 내용, 의회의 일정에 따른 제한은 없다. 다만 집회 방법에 대한 제한 즉 깃발, 배너 등 정당이나 조직, 운동을 나타내는 표식을 드러내지 못하고 한다. 의사당 구역 내 행진은 의회 업무를 방해하거나 출입에 지장을 미치지 않는 한 허용되고 인도를 벗어날 수 없다. 의사당 구역 내라고 하더라도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의 동시 허가가 있으면 집회가 가능하며, 의사당 구역 밖의 지역에서의 집회 및 시위에 대해 제지를 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미국 연방대법원 건물 및 부지 내에서의 집회 및 시위, 공공에 표시될 수 있는 깃발 등을 공개하는 것이 금지된다. 그런데 금지조항에 대해 지속적인 비판이 제기되고 위헌소송이 진행됐는데, 현방지방법원은 해당 규정이 모호성 등으로 인해 수정헌법에 위반된다고 봤으나, 현방항소법원은 합헌이라고 판단했는데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오민애 변호사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공공질서법’에 따라 의사당 주변에서의 집회시위는 원칙적으로 허용돼 사전통지 내지 허가가 필요하지 않고, 의회의 개회 여부와도 무관하다고 한다. 다만 의사당 광장과 인접 보도에서는 확성기 사용, 취침용 시설 설치 및 사용 등이 금지된다.

일본의 경우 집회시위 장소에 대한 법률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공안조례’를 통해 집회시위에 관한 규제를 하는데,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도쿄도의 ‘집회, 집단행진 및 집단시위운동에 관한 조례’는 집회시위의 허가신청이 있으면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는데 직접 위험을 미친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가하도록 하고 있고, 국회 내지 국회 인근에서의 집회시위에 대한 제한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고 한다.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오민애 변호사는 “각국의 입법례를 살펴봐도, 현행 집시법 제11조와 같이 특정 장소의 인근 지역을 일률적으로 집회시위 금지장소로 정하고, 여기서 집회를 할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교했다.

오 변호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 이후에 개정안들이나 해외 입법례들을 살펴봤을 때 앞으로 집시법 개정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되는지에 대해서 의견을 정리해 봤다”며 “2019년 12월 31일까지 개정 입법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서 얼마나 이 법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논의할지 알 수 없지만, 11조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가능한 시가가 됐을 때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민애 변호사는 ‘집회의 자유는 집회를 통해 형성된 의사를 집단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통해 불특정 다수인의 의사에 영향을 줄 자유를 포함하고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상기시키면서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실현하는 방법이 곧 집회 및 시위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그는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 자체가 집회의 자유 실현을 제한하고 금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제한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을 정도로 제한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이 정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집시법 제11조의 입법목적을 ‘국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보호’, ‘국무총리의 생활공간이자 직무수행 장소인 공관의 기능과 안녕보호’, ‘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어 법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막고, 법관의 독립 및 재판의 공정성 보호’라고 보고, 이런 각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는데,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국민의 감시와 비판을 받으며 제 기능을 다해야 하는 권력기관이 오히려 그 기능을 보호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인근에서 집회를 통한 의사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법률안이 제정되기를 바라는 국민이 직접 법안을 발의할 수 없고, 국회의원에 대해서 입법 촉구 운동을 진행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입법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는 것만큼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의사표현의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와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와 송영섭 민주노총 법률원장

오민애 변호사는 “지금 현실은 적어도 국회의사당이 보이는 곳에서 집회를 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에 따르더라도 소규모 집회이거나, 국회 업무에 지장을 줄 우려가 없는 등 ‘조건’이 필요하다. 오히려 집회의 내용이 무엇인지, 집회의 성격이 어떠할지 미리 확인을 받고 집회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며 “집회가 반드시 ‘작은 규모’로, ‘조용히’ 이루어져야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실제로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은 후인 2018년 11월 27일 국회 정문 앞에서 집회신고를 하고 집회(집시법 제정 이후 처음)가 진행됐다. 당시 경찰의 대응은 규모가 작고, 도로의 소통을 방해하지 않고, 질서유지 협조를 잘 할 것을 전제로 하고 집회가 가능하도록 했는데, 그 집회신고와 집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과연 이런 식으로 집시법 개정 논의가 된다면 다른 방향으로 집회공간에 대한 제약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주제발표하는 오민애 변호사

또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에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2018년 10월 20일 ‘2018 차별금지법 제정촉구대회 평등행진’을 진행하고자 국회 정문 앞을 지나는 것을 포함해 행진코스를 내용으로 하는 집회신고를 했다.

그런데 경찰은 집회금지장소라는 이유로 행진경로를 변경할 것을 조건으로 제한통고를 했다고 한다. 이에 집회 주최 측이 법원에 집행정지신청을 냈다.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정기국회 회기 중이기는 하나 토요일인 점, 행진구간 중 일분만이 국회 경계에서 100미터 이내에 포함되는 점, 질서유지인을 배치하고 경찰과 협조해 평화롭고 안전하게 진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경찰의 제한금지통고에 대한 집행정지신청을 받아들였다.

오민애 변호사는 “이 역시도 법원이든 경찰의 판단이든 어떤 기관의 판단이 개입돼야만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집시법 개정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충분히 반영한 상태로 되지 않는다면 여전히 집회가 사전적으로 사실상의 허가를 받는 것처럼 운영되는 것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오 변호사는 “모든 방식의 집회를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면서 “헌재 결정에서 얘기한 것처럼 권력기관의 안정적인 기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집회 장소나 참여인원, 진행계획 등을 미리 확인하고 집회 자체를 금지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 아니라, 너무 폭력적으로 벌어진다면 현행법상의 해산명령 등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민애 변호사는 “집회신고를 수리하는 기관(경찰)에게 판다의 여지를 계속 둬 국회의사당, 법원, 국무총리공관을 비롯한 현행법상의 ‘집회금지장소’에서의 집회가능 여부가 경찰에 의해 판단되고 결정된다는 것은 국민들의 집회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집회의 규모, 집회의 방식 등에 대한 경찰의 판단에 의존하는 방식의 개정이 아니라, 집시법의 집회금지장소 규정을 삭제하는 방식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 변호사는 발제문에서 “현재 집시법이 정한 장소에 해당하면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집회신고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서 허용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현행법보다 후퇴하는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른 수정 및 제한적 개정은, 오히려 더욱 후퇴한 방식으로 집회금지장소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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