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층간소음 항의가 참기 힘든 고통이면 윗층에 위자료 손해배상책임
법원, 층간소음 항의가 참기 힘든 고통이면 윗층에 위자료 손해배상책임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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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층간소음을 항의한다는 명목으로 윗층에 찾아가 욕설하고, 수십 차례 인터폰으로 항의하고, 심지어 윗층 아이들에게 ‘너희가 범인’이라고 말해 아이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주는 등 지속적으로 참기 힘든 고통을 가한 아래층 거주자에게 법원이 불법행위라고 판단해 위자료 손해배상을 명했다.

대구지방법원과 판결문에 따르면 A씨 가족은 2017년 1월 대구의 모 아파트에 이사해 거주하기 시작한 이후 1년 동안 아래층에 사는 B씨 가족과 층간소음과 관련한 다툼이 발생했다.

A씨 가족은 “B씨가 1년 동안 우리가 별다른 소음을 유발하지 않았음에도 수차례에 걸쳐서 찾아오거나 인터폰을 하고, 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민원을 넣어 직원들이 인터폰(전화)을 하게하는 등으로 층간소음 항의 명목으로 지속적으로 참기 힘든 정신적 고통을 가했는데, 이는 이웃으로서의 수인한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또한 “B씨는 원고 부부를 공연히 모욕하고, 아이(자녀)들에게 정서적인 아동학대를 했으며, 마치 아이들에게 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어 왔는데, 원고들에게 직접 인터폰으로 항의한 것은 7회에 불과하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원고들에게 인터폰을 하거나 찾아가서 소음 발생 자제를 요청한 것은 직원들의 판단 하에 한 것이어서 이를 피고들의 불법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한 “층간소음 갈등의 다툼 과정에서 원고들에게 다소 거친 언사를 한 적은 있지만 원고들이 주장하는 협박, 아동학대, 모욕,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대구지법 민사24단독 황형주 판사는 7월 12일 A씨 가족이 아파트 아래층 주민 B씨 가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B)는 원고(4명)들에게 각 1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것으로 17일 확이됐다.

황형주 판사는 “공동주택인 아파트에 거주하는 피고로서는 이웃집에서 발생하는 통상적인 수준의 소음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의무가 있고, 원고들 역시 마찬가지로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이웃을 배려해 과다한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확인했다.

황 판사는 “아랫집에 거주하는 피고들이 느끼는 소음을 모두 원고들이 발생시킨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이고, 원고들이 소음의 진원지가 자신들이 아니라고 항변함에 대해 피고들이 사실 확인도 않은 채 거짓말로 치부했던 점,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거주자로서 서로 간에 갈등이 있더라도 상대방에게 ‘쥐XX 같은.. 바퀴벌레.. 싸가지 없다.. 머리가 모자라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감내할 수준을 벗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들은 피고들이 직접 하는 인터폰 외에도 관리사무소나 경비실 직원으로부터도 수십 차례에 걸쳐 인터폰으로 소음 자제 요청을 받았는데, 이는 피고들이 관리사무소 등에 항의하거나 요청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점, 피고는 교육청 장학사에게 원고가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고 이웃에 피해를 준다는 취지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단순히 이웃 간의 갈등을 넘어서 원고의 직업과 관련한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한 행위”라고 봤다.

아울러 “피고는 아직 어린 원고(A씨 자녀)들에게 ‘범인’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어린 원고들로서는 피고의 말에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황 판사는 “비록 원고들 역시 윗집 거주자로서 생활소음을 다소 발생시켰다거나, 다툼 과정에서 거친 말을 사용하기도 했더라도, 피고의 욕설, 민원제기, 게시물에 조롱의 의미를 담은 낙서를 한 행위 등은 포괄적으로 원고들의 평온한 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해 수인하기 어려운 고통을 가하는 것이어서 민법상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로 인해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 또한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에 대해 황형주 판사는 “층간소음 다툼에 이르게 된 점, 피고(B)의 불법행위 기간 및 정도, 피고의 행위로 정서적 안정이 절실한 유년의 원고 자녀들이 크나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이 침해받은 주거의 평온, 원고들이 당초 예정한 전세기간 이전에 이사하게 돼 입었을 것으로 보이는 재산적 손실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원고별로 각 1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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