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변호사)은 15일 “많은 분들이 로스쿨 교육이 변호사시험 대비 수업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로스쿨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피해는 장래에 법조인이 되려는 학생뿐만 아니라 국민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로스쿨 도입 취지 구현을 위한 변호사시험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여해서다.

이 토론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이상민 의원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통의 법조인 선발방식이었던 사법시험이 폐지돼, 현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해야 법조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로스쿨은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가진 자에게 전문적 법률이론 및 실무 교육을 시행한다는 취지를 내세우고 2009년 전국 25개 대학에 도입됐다.

이날 민변 김호철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송상교 사무총장은 인사말에서 “로스쿨이 도입 10년째를 맞고 있지만, 우리가 애초에 로스쿨제도를 만들면서 기대했던 그런 모습에 많이 못 미치거나, 또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송 사무총장은 “그래서 많은 분들이 로스쿨 교육이 변호사시험 대비 수업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 애초에 우리가 생각했던 인권이나 특성화 교육, 다양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보다는 오히려 거리가 멀어져서 형해화되는 게 아니냐라는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짚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물론 (로스쿨 교육) 이 부분은 로스쿨을 운영하는 각 대학 스스로 깊은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겠으나, 사실 로스쿨이 제대로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그 피해는 장래에 법조인이 되고자 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송 사무총장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남 탓을 할 게 아니라, 문제가 무엇인지 같이 해법을 모색하고, 함께 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또 그런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오늘 이 자리가 만들어진 것은 매우 뜻 깊은 것”이라고 토론회에 의미를 부여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은, 결국 변호사시험 제도의 문제점에 있지 않은가라는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송 사무총장은 “저희 민변에서도 지난 4월에 법무부와 교육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때 민변에서는 애초에 로스쿨 도입 취지에 맞게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화 제도로 개선하고, 또 (5년 내 5회) 응시제한 제도를 개선하고, 나아가서 변호사시험제도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를 만들 것을 요구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민변이 새로 낸 의견이라고 보다는 로스쿨제도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주장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민변뿐만 아니라 많은 단체 사회 곳곳에서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서로 깨닫게 됐다. 그만큼 이 문제가 매우 절실하다는 것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송 사무총장은 “오늘 토론회는 서로 고민들을 좀 더 구체화시키고, 사회적 목소리를 좀 더 앞으로 알려나가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도적으로 마련해 주신 경실련에 감사드리고, 로스쿨제도의 운영과 개선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계속 활동해 주시고 이 자리를 만들어 주신 이상민 의원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아쉬운 것은 이 자리에 이 목소리를 반드시 들어야 할 관계 당국이 참여하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라면서 “오늘 이 자리에 부디 로스쿨 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서 일보진전을 이루어서 이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좀 더 알려지고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이상민 의원과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도 인사말을 했다.

토론회 좌장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박선아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이 맡아 진행했다. 발제는 민변 오현정 변호사가 ‘현행 변호사시험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을 위한 기본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참여연대 공동정책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위한 개선방안’에 대해, 민변 박한희 변호사가 ‘5년 내 5회 응시제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경실련 백혜원 변호사가 ‘변호사의 사회적 역할 / 공익성 실현을 위한 변호사시험 개선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유튜브에서 오탈녀로 유명한 로스쿨TV오탈누나와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법실련)에서 활동한다는 양필구씨(전남대 로스쿨 7기) 등이 질문하며 로스쿨 문제를 논의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