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총영사 ‘하자’ 보완해 다시 처분
대법원, 유승준 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총영사 ‘하자’ 보완해 다시 처분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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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의무를 면탈했다는 이유로 법무부에 의해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이 LA총영사에게 재외동포 체류자격 사증(비자) 발급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처분이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판결로 유승준이 당장 한국에 입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향후 파기환송 법원의 판단과 또한 LA총영사의 판단을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대법원은 유승준의 입국을 허가하는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사증발급 거부처분에 대해 ‘절차상 하자’와 ‘재량권 불행사의 하자’로 위법해 취소하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이번 취소 판결이 확정되고, LA총영사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절차 하자를 보완해 유승준의 사증발급 신청에 대해 다시 처분을 해야 하는데, 최종 입국 여부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사진=유승준 블로그
사진=유승준 블로그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 44세)은 1976년 12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1997년 가수로 데뷔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2001년 8월 신체검사에서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아 군 입대 예정이었다. 그런데 입대를 3개월 정도 앞둔 2002년 1월 18일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았다. 결과적으로 유승준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외국국적의 재외동포다.

이에 병무청장은 2002년 1월 법무부장관에게 “유승준은 공연을 위해 병무청장의 국외여행허가를 받고 출국한 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함으로써 사실상 병역의무를 면탈했는데, 유승준이 재외동포의 자격으로 입국해 방송활동, 음반출반, 공연 등 연예활동을 할 경우 국군 장병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이 병역의무를 경시하게 되며 외국국적 취득을 병역 면탈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유승준이 재외동포 자격으로 재입국하고자 하는 경우 국내에서 취업, 가수활동 등 영리활동을 할 수 없도록 하고, 불가능할 경우 입국 자체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무부장관은 2002년 2월 병무청장의 입국금지 요청에 대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하는 결정을 하고, 그 정보를 내부전산망인 ‘출입국관리정보시스템’에 입력했으나, 유승준에게는 입국금지결정을 통보하지 않았다.

미국에 거주하던 유승준은 2015년 8월 주 LA총영사에게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의 사증(비자) 발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LA총영사는 2015년 9월 유승준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유승준이 입국규제대상자에 해당해 사증발급이 불허되었다. 자세한 이유는 법무부에 문의하기 바란다”고 통보했다. 그 무렵 여권과 사증발급 신청서를 반환했을 뿐, 처분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서’를 작성해 주지는 않았다.

이에 유승준은 2015년 10월 LA총영사를 상대로 사증발금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유승준은 소송을 내기 전에 인터넷 생중계로 진행된 방송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으며 대한민국 입국에 대한 간절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심인 서울행정법원 제1부(재판장 김용철 부장판사)는 2016년 9월 유승준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에 유승준이 항소했으나,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9행정부(재판장 김주현 부장판사)는 2017년 2월 유승준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2002년에 있었던 원고에 대한 입국금지결정은 처분에 해당하므로, 중대ㆍ명백한 하자가 없는 이상 원고로서는 입국금지결정에 대해 제소기간 내에 불복했어야 한다”며 “원고가 불복하지 않아 입국금지결정에 불가쟁력이 발생했으므로, 피고는 입국금지결정에 구속되고 그에 따른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사증발급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는 입국금지결정의 하자를 사증발급 거부처분의 하자로 주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의 대중적 인기와 특히 청소년들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하면 원고가 국방의 의무 이행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고 미국시민권을 취득해 병역의무를 면한 것은 헌법상 국방의 의무를 저해하고, 사회를 어지럽힐 수 있어 출입국금지법 제11조에 따른 입국금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건 국가의 주권사항이고, 출입국관리는 질서유지와 국민 안전보장에 필수적이어서 광범위한 재량이 있다”며 “입국이 금지됨으로써 발생하는 사적 불이익보다 국가이익과 안전을 도모해야 하는 공익적 목적이 더욱 강조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유승준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입국금지결정이 처분에 해당해 공정력과 불가쟁력이 인정되는지 여부 ▲LA총영사가 다른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한 것이 적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행정절차법 위반 여부로 압축된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유승준이 LA총영사를 상대로 낸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7두38874)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거부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먼저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은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은 법무부장관의 의사가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된 것이 아니라 행정 내부 전산망에 입력해 관리한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또 “입국금지결정을 따랐다고 해서 사증발급 거부처분의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은 행정기관 내부에서 사증발급이나 입국허가에 대한 지시로서의 성격이 있다. 즉, 법무부장관이 사증발급권한을 위임받은 재외공관장인 피고에 대해 ‘원고가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각호에서 정한 입국금지대상자에 해당하므로 대한민국 입국을 위한 사증발급이나 입국허가결정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금지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특히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재량행위이며, 피고는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았으므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의 사증발급에 관한 조항과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지위에 관한 법률(재외동포법)의 재외동포체류자격 부여에 관한 조항을 살펴보면, 재외동포에 대한 사증발급은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해당한다”며 “처분의 근거법령이 행정청에 처분의 요건과 효과 판단에 일정한 재량을 부여했는데도, 행정청이 자신에게 재량권이 없다고 오인한 나머지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써 처분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내용과 정도를 전혀 비교형량하지 않은 채 처분을 했다면, 재량권 불행사로서 그 자체로 재량권 일탈ㆍ남용으로 해당 처분을 취소해야 할 위법사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는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이 사건 입국금지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재량권 불행사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LA총영사가 거부처분 당시 고려했어야 할 사정도 조목조목 짚었다.

재판부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14조 제3항에 따르면, 입국금지사유가 소멸할 경우 입국금지를 요청한 기관장은 지체 없이 법무부장관에게 입국금지의 해제를 요청해야 한다”며 “입국금지의 결정권자인 법무부장관도 이러한 요청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입국금지를 해제할 의무가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출입국관리법상 외국인이 대한민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강제퇴거명령을 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5년간 입국금지 제한을 받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원고(유승준)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했을 때 적용되던 국적법은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병역의무를 면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며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 당시 적용되던 재외동포법 또한 ‘대한민국 남자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여 외국인이 된 경우’에도 38세가 된 때에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외동포체류자격의 부여를 제한할 수 없다”는 규정도 짚었다.

재판부는 “입국금지결정은 원고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병역 의무를 면했음을 이유로 한 제재조치로, 이때 의무위반 내용과 제재처분의 양정 사이에 비례 관계가 있어야 한다”며 “입국금지결정을 유일한 이유로 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에 있어서도 비례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봤다.

또 “재외동포법이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출입국과 체류에 대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재외동포에 대해 기한의 정함이 없는 입국금지 조치는 법령에 근거가 없는 한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이 사건 재외동포체류자격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처분서 작성ㆍ교부’를 하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LA총영사)는 2015년 9월 2일 원고(유승준)의 아버지에게 전화로 처분결과를 통보하고 그 무렵 여권과 사증발급 신청서를 반환했을 뿐이고, 원고에게 처분이유를 기재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서를 작성해 주지는 않았다”며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문서에 의한 처분 방식의 예외가 인정되는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어,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처분서 작성ㆍ교부’에 관한 행정절차법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정했다.

대법원 청사
대법원 청사

◆ 대법원 공보관실 “LA총영사는 대법원 취소 판결의 취지에 따라 하자를 보완해 유승준의 사증발급 신청에 대해 다시 처분해야”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 공보관실은 “원고가 2002년 대한민국의 국적을 상실할 때까지 수년 간 대한민국에서 활발하게 연예활동을 하면서 많은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공개적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원고는 충분히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입국금지결정이나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적법한지는 실정법과 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은 입법자가 정한 입국금지결정의 법적 한계, 사증발급 거부처분과 같은 불이익처분에 있어서 적용되어야 할 비례의 원칙 등을 근거로 재외동포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보관실은 “유승준 사증발급 거부처분이 있기 13년 7개월 전에 있었던 입국금지결정은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 행정내부의 지시에 불과하므로, 피고는 입국금지결정만을 이유로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해서는 안 되고, 사증발급 권한을 가진 행정청으로서 관계법령이 부여한 재량권을 적법하게 행사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즉, 법무부장관의 입국금지결정을 유일한 이유로 한 사증발급 거부처분은 피고가 자신의 법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공보관실은 “이 사건 사증발급 거부처분을 ‘절차상 하자’와 ‘재량권 불행사의 하자’로 위법해 취소하는 판결이 확정되면, 피고는 취소 판결의 취지에 따라 하자를 보완해 원고의 사증발급 신청에 대해 다시 처분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 판결은 피고가 사증발급 거부처분 당시 고려했어야 하는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는데, 이들 사항들은 피고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재처분을 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특히 “핵심은 출입국관리법과 재외동포법 등 실정법에 규정된 입법자의 결단에 관한 것”이라며 “특히 재외동포법이 재외동포의 대한민국 출입국과 체류에 대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점,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외국인이 된 경우에도 38세 전까지만 재외동포(F-4) 체류자격 부여를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1) 등을 고려해 사증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 재외동포체류자격의 사증발급 거부처분의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행정절차법이 적용돼 ‘처분서의 작성과 교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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