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화 변호사 “비밀유지권 입법화한다면 ‘의뢰인의 비밀보호권’ 용어로”
이병화 변호사 “비밀유지권 입법화한다면 ‘의뢰인의 비밀보호권’ 용어로”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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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에서 “비밀유지권을 입법화한다면 ‘의뢰인의 비밀보호권’이라는 용어로 하자”고 제안했다.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날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와 검사 출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공동 개최한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해서다.

왼쪽 맨앞이 지상욱 의원, 오른쪽이 금태섭 의원
왼쪽 맨앞이 지상욱 의원, 오른쪽이 금태섭 의원

먼저 검찰이 지난 2016년 롯데그룹 탈세 의혹을 수사하며 법률자문을 해준 법무법인 율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발부했다. 또 2018년 12월에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하며 당시 변호사의 비밀유지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컸다.

이에 변호사 비밀유지권 도입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 것이다.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이병화 변호사는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라는 용어가 있는 상황에서 ‘비밀유지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차제에 비밀유지권을 입법화한다면 ‘의뢰인의 비밀보호권’이라고 용어를 한다면 조금 더 명확해 질 것이니 입법과정에서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변호사는 “비밀유지권은 일반 국민이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것이어서, 변호사의 권리나 특권이라기보다는 의뢰인의 권리라는 측면이 강하다”며 “이 권리의 최종 향유권자는 변호사가 아닌 의뢰인이고, 변호사는 의뢰인의 보호를 위해 비밀유지권을 주장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비밀유지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비밀을 취득한 변호사가 이를 누설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만인 것으로 오인될 수 있다”고 하면서다.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병화 변호사는 토론문에서도 “비밀유지권을 두는 목적은 변호사에게 어떠한 특권을 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 보장 및 법치주의의 강화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것인데도, 마치 변호사의 이익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것처럼 오인돼 도입과정에서 거센 역풍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배경에는 변호사의 이익만을 위한 변호사의 권리만으로 인식되기 쉬운 용어의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입법에서는 의뢰인을 변호인 앞에 위치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한 의뢰인이 변호사에게 제공한 비밀을 보호받는 의뢰인의 권리라는 점이 부각될 수 있도록 비밀 ‘유지’ 보다는 비밀 ’보호’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의뢰인-변호인간 의사교환에 대한 비밀보호권’, 또는 약칭해 ‘비밀보호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따라서 차제에 비밀유지권을 입법화한다면 ‘의뢰인의 비밀보호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는 것이다.

조응천 의원과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토론회를 주최한 조응천 의원과 토론자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현재 우리나라의 법제상 변호사와 의뢰인의 비밀유지권을 보장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다.

변호사법 제26조(비밀유지의무 등)는 “변호사 또는 변호사이었던 자는 그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317조(업무상비밀누설) ①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제사, 약종상, 조산사, 변호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공증인, 대서업자나 그 직무상 보조자 또는 차등의 직에 있던 자가 그 직무처리 중 지득한 타인의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은 변호사의 증언거부권 등을 통해 의뢰인의 비밀을 보호하고 있다.

좌측부터 장수정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사무관, 이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국회의원
좌측부터 장수정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 사무관, 이찬희 변협회장, 금태섭 국회의원

이날 토론회에서 이찬희 변협회장은 “변호사법상 변호사의 ‘비밀유지 의무’는 규정돼 있으나, 이는 소극적인 관점에서만 변호사가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권리를 규정한 것일 뿐이고, 변호사와 의뢰인간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교환 내용이나 변호사가 의뢰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 등의 공개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는 아직 규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는 이병화 변호사는 또한 “사내변호사의 비밀유지권도 인정되어야 만이 일반국민, 기업의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충분히 보장된다”며 사내변호사의 비밀유지권 인정을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기업을 수사할 때 사내변호사나 법무팀의 컴퓨터나 자료부터 먼저 압수수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만약 이러한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설령 외부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수사기관 등은 사내변호사를 통해 외부변호사와의 의사교환 내용을 취득해 비밀유지권이 유명무실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화 변호사는 “사내변호사는 변호사로서의 독립적인 지위와 아울러 근로자로서의 종속적인 신분을 갖는 이중적인 지위에 있다”며 “사내변호사가 근로자로서 종속적인 업무를 수행할 경우에는 변호사의 독립성에 기초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겠지만, 변호사로서 법률사무 등을 수행하는 경우에는 사내변호사라는 이유로 변호사의 독립성에 기초한 권리가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이 변호사는 “현행 변호사법에서는 사내변호사에 대한 특별한 예외규정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변호사법 등에서 규정한 변호사의 비밀유지의무 규정은 사내변호사에게도 적용된다”며 “마찬가지로 비밀유지권이 인정된다면 사내변호사가 적용의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만약 사내변호사가 내부적인 의사 교환을 통해 법률 자문한 내용이 외부에 강제로 공개되는 일이 만연하게 된다면, 사내변호사는 오히려 회사의 주요 법률검토 과정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게 된다”며 “따라서 일반적인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이 인정되면 법률사무에 관한 한 사내변호사에게도 당연히 비밀유지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왼쪽 조응천 의원 옆에 김해영 의원이 앉아 있다.
왼쪽 조응천 의원 옆에 김해영 의원이 앉아 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공동주최자인 이찬희 변협회장, 조응천 의원이 인사말을 했다. 그런데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검사 출신 금태섭 국회의원, 바른미래당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지상욱 의원도 참석해 인사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변호사 출신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도 토론회 중간에 참석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정책토론회 좌장은 최승재 세종대 법학부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발제는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이병화 변호사(법무법인 광장), 장수정 법원행정처 사무관, 윤성훈 법무부 서기관님, 천하람 대한변호사협회 제2법제이사가 참여했다.

좌측부터 윤성훈 법무부 서기관, 천하람 대한변협 제2법제이사, 최승재 세종대 교수, 한애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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