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국세청, 세무사자격 가진 변호사 ‘세무대리’ 등록 거부 위법”
서울행정법원 “국세청, 세무사자격 가진 변호사 ‘세무대리’ 등록 거부 위법”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7.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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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국가로부터 세무사자격증을 받은 변호사의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을 세무당국이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지방국세청장이 세무대리인 등록번호를 부여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변호사들이 제출한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서를 그대로 반송하는 방법으로 등록을 거부해온 관행에 법원이 제동을 건 판결로 보인다.

A변호사는 2013년 제2회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해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로 등록했다.

2017년 11월 기획재정부장관으로부터 세무사자격증을 받은 A변호사는 세무사로도 활동하기 위해 2018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에 세무사와 세무대리업무 등록을 신청했다.

그런데 서울지방국세청이 A변호사가 제출한 등록신청서와 첨부서류를 반송했다. 쉽게 말해 거부한 것이다. 이에 A변호사는 작년 9월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3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최근 A변호사가 “세무사와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며 서울지방국세청을 상대로 낸 등록거부처분 취소소송(2018구합78893)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서울지방국세청)는 거부처분을 하면서 원고(A변호사)에게 아무런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원고가 제출한 서류를 반송했다”며 “피고가 거부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이나 근거가 되는 법령 등의 내용을 원고에게 제시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행정절차법 제23조 1항 2, 3호는 ‘단순ㆍ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으로서 당사자가 그 이유를 명백히 알 수 있는 경우’라거나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거부처분은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세무사의 자격에 따른 세무대리업무의 수행 가능성에 관한 것으로서 ‘단순ㆍ반복적인 처분 또는 경미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긴급히 처분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도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서 이 사건 거부처분에는 행정절차법 23조 1항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거부처분을 하면서 원고에게 이를 문서로 통지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거부처분이 행정절차법 제24조 1항 단서에서 정한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 또는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도 제출된 바 없다”며 “이 사건 거부처분은 행정절차법 24조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인정돼 무효”라고 판시했다.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은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여야 하며, 전자문서로 하는 경우에는 당사자 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말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경우 당사자가 요청하면 지체 없이 처분에 관한 문서를 줘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 판결은 지난 6월 21일 내려졌다.

이에 A변호사의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한 이번 행정소송을 지원한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는 6월 24일 “변호사는 법에 따라 당연히 세무사 자격이 있지만, 그동안 지방국세청장은 변호사에게 세무대리인 등록번호를 부여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변호사의 세무기장 등 세무대리 업무 수행을 방해해왔다”고 말했다.

변협은 “이에 따라 변호사는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세무대리 업무를 수행하지 못했고, 대한변호사협회는 수차례 세무당국에 ‘근거 없는 세무대리업무 방해 행위를 중단하라’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변협은 “세무당국은 대한변호사협회의 정당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들이 제출한 세무사 및 세무대리업무 등록신청서를 그대로 반송하는 방법으로 변호사의 등록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변협은   “세무사ㆍ공인회계사와 더불어 법에 의해 세무대리인의 자격이 부여돼 있는 변호사에게만 등록번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은 위법함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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