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채무자회생법’ 진단과 방향 주목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채무자회생법’ 진단과 방향 주목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6.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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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는 25일 국회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의 개정을 정중히 당부했다..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그는 채무자회생법에서 차별금지규정의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와 관련해, 의사 등 힘 있는 직업들은 로비로 다 빠지고 200여개의 법률만 남아 있다면서 아예 ‘복권’ 관련 규정을 삭제할 것으로 요구했다.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법원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서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촬영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 더불어민주당 박주민ㆍ제윤경 국회의원,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회장 백주선)는 공동으로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장에서 개인도산제도 현황 및 개선점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인도산제도는 개인회생제도와 개인파산으로 나뉜다. 개인회생은 지급불능 상태에 있는 사람이 일정한 소득을 얻고 있는 경우 3년 일정한 금액을 갚으면 채무를 면제받는 제도다. 개인파산은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경우에 채무의 정리를 위해 채무자 또는 채권자가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다.

주제발표자로 참여한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는 개인도산제도 운용현황에 대해 짚으면서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단도직입적으로 법원을 비판했다. 그는 “저희가 문제로 생각하는 것은, 개인도산제도가 법원에 의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개인파산에 있어 복잡한 신청서류, 까다로운 심사, 지연된 처리기간 등으로 이용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수석부장은 “개인파산을 이용해야 할 정기적, 계속적인 소득이 없는 채무자마저도 개인회생제도에 쏠리고, 그러다 보니까 개인회생 인가가 나더라도 몇 년 못 버티고 폐지를 받게 되고, 결국은 채무자 구제는 지연된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법원이나 회생위원의 업무는 개인파산보다 훨씬 복잡한데 (채무자들의 신청이) 개인회생에 쏠리다보니 비효율적으로 업무처리가 이뤄진다”고 짚었다.

서 수석은 토론회 자료집에서도 “법원이 2007년 개인파산에 대한 엄격한 심사 방식을 천명한 이래 복잡한 신청 서류 등의 이유로 개인파산제도는 채무자들로부터 외면당해 왔고, 개인회생제도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개인회생제도 개선방향과 관련해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저희가 고맙게 생각하는데 국회에서 변제기간을 5년→3년으로 단축하는 법 개정을 해주셨다”며 “개인회생제도에서 주요 걸림돌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 (개인회생 변제기간) 5년 동안 하다보면 완주하지 못하는 채무자들이 대부분이었다. (5년에서 단축돼) 3년이니까 해볼 만하다는 채무자들도 상당히 있다”고 고무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서 수석부장판사 “또 외부회생위원제도가 도입돼서 회생위원의 전문성이 강화됐다. 법원 내부회생위원들은 인사이동에 따라 2~3년마다 계속 업무를 바꿔야 하는데, 외부회생위원은 10년이고 20년이고 미국처럼 굉장히 오랫동안 사무실을 유지하며 업무를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하는 서경환 수석부장판사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그런데 아직 미진한 부분은 주택담보대출채권의 개인회생절차 편입”이라고 짚었다. 그는 토론회 자료집에서 “가계신용이 1500조원을 넘는 상황에서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라서는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로 인한 개인채무자들의 대규모 도산 사태가 초래될 위험이 있다”고 봤다. 따라서 “대규모 도산 사태로 인한 혼란을 미리 대비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채권은 도산절체 편입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서 수석부장은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은 개인회생절차에서 주택담보권에 관한 별제권을 제한하는 특례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의 2009년 7월 입법예고안은 금융권의 반대로 법안으로 제출되지 못했다. 이에 2012년 7월 박영선 의원, 2012년 9월 박원석 의원, 2013년 5월 박범계 의원이 관련 개정안이 있었으나 제19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모두 폐기됐다.

서 수석부장은 “다행이 제윤경 의원이 2016년 11월 대표 발의한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입법적으로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국회에 당부했다.

그는 “개인채무자의 주거 안정 및 회생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한정 법률 개정만을 기다릴 수도 없다”며 “과도기적으로 2019년 1월 서울회생법원이 신용회복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시범실시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채권 채무재조정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거듭 “주택담보대출채권 문제는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고 회생법원에서는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서 수석부장판사는 “저소득 채무자에 대한 개인파산절차로의 전환 또는 유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미국의 경우 전체 개인도산 사건 중에서 개인파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이고 개인회생이 30%라고 한다.

서 수석부장은 “소득이 정기적으로 있는 사람보다는, 소득이 정기적으로 없는 알바생들이나 아예 실직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개인도산제도 법원에 접수되는 것은 개인회생이 70%이고, 개인파산이 30% 정도다. 이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개인파산으로 가야 할 사람이 개인회생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래서 이것을 전환할 수 있게 입법적으로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청을 잘못해 개인회생절차 밟다가 개인파산으로 전환하게 되면, 그때까지 들어간 비용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특히 서경환 수석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32조의 2(차별적 취급의 금지) 조항을 짚었다. “누구든지 이 법에 따른 회생절차ㆍ파산절차 또는 개인회생절차 중에 있다는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취업의 제한 또는 해고 등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는 개인파산제도가 도산한 개인의 경제적ㆍ사회적 재건을 도모하기 위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법률에서 파산선고를 받은 자에 대한 불이익한 규정을 두고 취업규칙 등에서 파산선고를 당연퇴직사유로 정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돕기 위해 2006년 3월 신설한 규정이다.

서 수석부장판사는 “하지만 차별금지 규정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에 대해 공무원, 교원, 변호사, 공인회계사, 법무사, 변리사, 세무사, 관세사, 행정사, 임명공증인, 감리원, 결혼중개업자 등의 직업상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법 규정이 약 200여개 존재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꼽았다.

그는 “위 200여개의 법규정을 살펴보면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 받지 못한 채무자들은 건강기능식품, 담배판매를 할 수 없고, 보험설계사, 일반경비원, 아이돌보미의 직업에 종사할 수도 없다”며 “나아가 국민참여재판의 배심원, 아파트 동별대표자, 전통 소싸움경기의 소주인이 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비유학시험의 응시자격도 없다”며 “오히려 파산한 사람들이 국비유학을 가야할 것 같은데, 파산선고 받고 복권이 안 된 사람은 응시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차별을 금지한다’고 하면서 이런 200여개 조항이 있다는 것은, ‘여성은 차별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여성은 뭘 할 수 없다’고 이런 식으로 법률이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여개 법을 소관 부처에서 개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저희가 검토한 바로는 아예 파산절차 면책절차를 일원화하고, 복권에 관한 규정을 삭제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파산선고로 인한 불이익이나 결격사유에 관한 규정은 모두 채무자회생법의 부칙 규정에 의해 삭제하거나 형해화 될 수 있다”고 봤다.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

서경환 수석부장은 “200여개 법령 중에서 벌써 힘 있는 (직업의) 압력단체들은 다 뺐다. 의사나 약사들은 파산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의사가 파산됐다고 의사면허가 없어지면 안 되니까 의사협회에서 로비를 해서 의사는 파산을 받아도 다 할 수 있다. 간호사도 덩달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의료법에 의사, 약사, 간호사, 한의사가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힘 있는 곳은 다 빠져 나가고 나머지 200여개 법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서 수석은 “법원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환 수석부장판사는 끝으로 “2019년 현재 이 시점만큼 도산제도에 대해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있는 것은 97년 제가 파산부 근무한 이후에 20년 동안 제일 좋은 환경인 것 같다”며 “국회, 정부여당 그리고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법무부, 회생법원 전문법원도 생기고, 현 시점에 가시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마무리했다.

개회사를 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개회사를 하는 이찬희 변협회장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이찬희 변협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박주민 의원과 제윤경 의원이 축사를 했다.

토론회 전체사회는 이필우 변호사(대한변협 제2기획이사)가, 좌장은 대한변협 부협회장인 조현욱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가 맡아 진행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현옥 변호삼(대한변협 부협회장,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현옥 변호삼(대한변협 부협회장,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서경환 서울회생법원 수석부장판사가 ‘개인도산제도 운용현황 및 개선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를 했다. 또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백주선 변호사가 ‘가계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개인도산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명한석 법무부 상사법무과 과장과 권호현 변호사(참여연대), 안창현 변호사, 홍성만 주빌리은행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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