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34년 강영호 “퇴임 대법관도 원로법관하면 사법부 신뢰와 전관예우 해소”
판사 34년 강영호 “퇴임 대법관도 원로법관하면 사법부 신뢰와 전관예우 해소”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6.24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리더] 법원장 등 34년의 판사생활을 해온 강영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원로법관이 현재의 ‘원로법관’ 활동에 큰 보람을 나타내며, 풍부한 법조경륜에서 나오는 사법신뢰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전관예우가 해소된다고 사법부 신뢰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재판과정에서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느낄 때 사법부 신뢰가 생기는 것인데, 재판과정이 공정하려면 판사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는 우수한 법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강 원로법관은 “원로법관으로 은퇴한 법관들이 시니어판사로 임명되면 굉장히 우수한 법관들이 오랫동안 재판하면서 국민들에게 좋은 재판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결국 사법신뢰로 이어질 것”으로 봐 시니어판사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특히 “원로법관은 시니어판사 제도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며 “원로법관 폭을 넓혀 대법관들도 이 제도에 들어온다면 사법부 신뢰와 전관예우 문제 등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강영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원로법관
강영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원로법관

사법정책연구원과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공동주최한 ‘사법신뢰의 회복방안 - 전관예우와 시니어판사 제도를 중심으로’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여해서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강현중 사법정책연구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문희상 국회의장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축사를 했다. 그리고 김하중 국회입법조사처장이 환영사를 했다.

심포지엄 제1세션은 ‘전관예우 실태 및 해외제도’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제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관예우 실태 및 근절방안 : 법조인과 일반 국민들의 인식’을 주제로 발표했고, 이어 차성안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수원지방법원 판사)이 ‘해외의 전관예우 규제 사례와 한국에의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이에 대한 토론자로는 판사 출신 주호영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변호사 출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 이광수 변호사(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위원), 조서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변호사)이 참여했다.

제2세션은 ‘시니어판사 제도’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우진 사법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았고, 부장판사인 모성준 주 네덜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사법협력관이 ‘법조일원화의 정착을 위한 시니어판사 제도의 도입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에 대한 토론자로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영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원로법관(전 특허법원장), 김현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 김영훈 법원행정처 인사총괄심의관이 참여했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2기를 수료하고 1985년 서울가정법원 판사로 임관해 서울형사지법 판사, 서울민사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지방법원 북부지원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 대전고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도서관장, 서울서부지방법원장, 특허법원장 등을 역임하고 2017년부터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원로법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토론자로 나온 강영호 원로법관은 1985년에 임관해 법관생활 34년을 했다. 그는 2017년에 처음 원로법관을 만들었을 때 원로법관에 임관했다.

강영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원로법관
강영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원로법관

그는 “명함을 만들 때 원로법관을 영어로 표기할 때 뭘로 할 것인가 원로법관들 사이에서 논의를 했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 그래서 영어로 표시한 게 ‘시니어 저지’(senior judge)이다. 시니어 판사를 영어로 한 건데 지금 토론자로 와 모성준 부장판사가 쓴 시니어판사 제도를 쭉 읽어보니까, 원로법관과 시니어판사와는 다르다”며 “원로법관은 은퇴를 하지 않고 정년까지 일하는 것을 중심으로 돼 있고, 그래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주제발표하는 모성준 부장판사
주제발표하는 모성준 부장판사

강영호 원로법관은 “김종민 의원도 말씀해주셨듯이 사법부 신뢰는, 사실은 전관예우가 해소된다고 해서 사법부 신뢰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사법부 신뢰는 재판 과정에서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느낄 때 정말 사법부 신뢰가 생기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강 원로법관은 “그러면 재판과정이 공정하기 위해서는 어떤 게 필요성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실은 굉장히 우수한 법관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강 원로법관은 ‘우수한 법관’의 자질 및 자격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판사에 대한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 판사가 뭘 하는 것이냐, 판사가 제일 중요한 게 공정성인데 그 공정성에 대해서 자기가 국가기관이라든지, 아니면 언론이라든지, 아니면 지인으로부터, 자기가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부터도 독립해서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소양을 갖고 있는 판사가 재판을 할 때에 국민들이 공정하다고 느끼고 또한 거기에 대한 사법신뢰가 일어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 면에서 시니어판사 제도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제 발표하는 김제완 교수
주제 발표하는 김제완 교수

강영호 원로법관은 “지금 판사를 뽑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옛날에는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나서 거기서 판사를 바로 임명했기 때문에 (우수한) 자원을 충분히 알 수 있었고 평가를 통해서 검증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법조일원화로 돼 5년 법조경력이 있는 사람을 판사로 뽑고 있다. 앞으로 2026년이면 10년 된 법조경력을 가진 사람을 뽑는다”고 설명했다.

강 원로법관은 “제가 법원장으로 있으면서 판사를 뽑는데 심사위원으로 많이 들어갔다. 경력 있는 판사를 뽑는데 굉장히 뽑기가 어렵다”고 말햇다.

그 이유로 “왜냐하면 아주 우수한 분들은 로펌이나 변호사로 정착을 했기 때문에 (법조경력 법관을 모집해도) 오지를 않는다. 왜냐하면 (변호사와 법관의) 너무 봉급 차이가 많기 때문에 오지를 않는다. (변호사들은) 자기의 현재에 만족하기에 오지를 않는다. 그래서 정말로 우수한 법관을 뽑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고 털어놨다.

토론자로 나온 강영호 서울중앙지법 원로법관과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역임한 김현 변호사(우)

강영호 원로법관은 “이제는 1년에 (법관) 30~50명을 충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금 법관의 경력은 굉장히 많이 늘어나서 2016년을 기준으로 50대 판사가 12.1%를 차지하고 있다. 40대 판사가 41.7%를 차지해 2016년을 기준으로 40대 이상 판사가 50%(53.8%)를 훨씬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에 가면 법조경력 10년 된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그렇게 되면 (현재 50대 법관) 이분들이 대부분 퇴직을 하게 된다. 그러면 지금도 판사 정원이 모자란데, 앞으로 2026년이 되면 판사가 굉장히 부족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이제는 판사 부족 현상이 생겨서 판사들이 더 과잉부담을 느끼게 되고, 더 좋은 판사를 구할 수도 없는 이런 상황이 오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그래서 긴급한 시기에 이렇게 시니어법관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호평하며 “국회에서도 많이 연구를 해서 이 제도가 꼭 필요하고, 우리 사법제도가 바로서야 우리나라도 국민들이 국가에 대한 신뢰도도 올라가는 게 아닌가”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강 원로법관은 “원로법관제도를 만든 건 자꾸 전관예우 문제, 사법신뢰 문제, 판사의 연소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2012년도에 법원장 임기제라는 순환보직제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2012년 정기인사부터 법원장 보직 후 사직하지 않고 법원장 근무 후 다시 재판부로 복귀해 2년간 근무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2년 임기 2회 법원장 보임하는 법원장 임기제 및 순환보직제를 시행했다. 이에 2016년 인사 기준 15명의 복귀 법원장이 재판업무를 담당했다.

또한 강 원로법관이 언급한 것처럼 2017년에 평생법관제의 정착, 전관예우 논란 해소, 고위 법관들의 경륜과 능력 활동을 통한 사법부 신뢰 제고를 위해 원로법관제도가 도입됐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판사들이 퇴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는 동기들이 고등부장(법관의 꽃이라는 고등법원 부장판사)으로 승진할 때, 그때 승진하지 못하면 대부분 퇴직을 한다”고 전했다.

강 원로법관은 사법연수원 12기로 1985년에 임관했는데, 당시 연수원 동기 80명 정도가 법관으로 임관을 받았다고 한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그런데 (동기 중에) 고등부장으로 승진된 사람은 16~18명이다. 그러니까 대부분 법관 경력이 19~22년 사이에 다 퇴직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18명 외에는 나머지 60명이 그때 퇴직하기 때문에 전관예우 문제가 발생한다”며 “또 법원장을 마치게 되면 재판부에 복귀를 안 하고 대부분 퇴직을 했다. 그래서 거기서도 전관예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강 원로법관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바뀌어서 평생법관제를 도입하면서 고등부장으로 승진이 안 되도 지금 법원에 남아 있는 판사들이 굉장히 많다”고 전했다.

그는 “그리고 법원장들도 바로 퇴직하지 말고 이제는 사법부에 들어와서 재판을 하다가 정년까지 일했으면 좋겠다 해서 순환보직제 평생법관제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2017년에 고등법원장까지 마친 사람, 앞으로 정년을 2~3년 남지 않은 법원장을 마친 분들에 대해서 원로법관제도를 시행하게 됐다. 저도 고등원장까지 마쳤기에 원로법관이 됐다. 그때 5명이 됐는데, 한 분은 정년퇴직해 네 명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에도 네 분이 원로법관이 됐는데 그중에 박보영 대법관도 원로법관으로 오셨다. 2019년에는 세 분이 돼서, 지금 원로법관으로 11분이 남아 있다”고 한다.

‘원로법관’은 법조경력 30년 이상의 판사 중에서 법관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지명한다. 원로법관이 주로 하는 일은 시군법원에서 판사 역할을 한다. 민사소액, 조정담당 그리고 희망할 경우 일반 민사단독 등 다른 사무분담도 가능하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서울중앙지법에 집중심리부라고 운영한다. 소액사건 판사들이 재판하기 어려운 사건들 굉장히 복잡하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은 사건들은 (원로법관) 저희에게 주시면, 저희가 한 달에 50건 정도 처리하고 있다”며 “지금 원로법관을 하면서 원로법관들이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강 원로법관은 “어떤 마음이 드느냐면 30년 동안 법관으로서 국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이제 원로법관으로) 서민들하고 재판을 하다 보니까, 법관으로 퇴직하기 전에 이분들에게 봉사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그래서 재판을 할 때 그 분들을 많이 경청하고 문제를 풀 때에도 단순히 법리적으로만 푸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의 문제를 종국적으로 해결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가능하면 합의라든지 그분들이 합당한 내용으로 문제를 풀어서 그 문제로부터 그들이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그렇게 재판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당사자들도 자기가 재판을 받는 사람이 법원장을 했고 그래서 원로법관인 것을 알기 때문에 굉장히 신뢰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저희는 소액사건은 판결이유도 안 써도 되지만, 가능하면 이유도 다 써줬다. 당신이 다투고 있는 쟁점이 뭔데, 이거는 왜 문제가 이렇게 해결될 수밖에 없는지를 판결에 써줘서 해주기 때문에 승복율도 굉장히 높다”며 “그래서 ‘원로법관제도가 참 좋은 제도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장점을 강조했다.

강영호 원로법관은 “예전부터 법원장을 마치고 소액재판을 하고 싶다는 분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조용호 헌법재판관 같은 분들은 자기가 법원장을 마치고 나면 소액재판을 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했는데, 그런 분들이 많이 있다”고 법관 생활을 오랜 한 분들 중에 원로법관을 희망하는 분들이 있음을 전했다.

강 원로법관은 “그런 (고위법관) 분들이 현직에 가서 재판하니까 당사자들도 굉장히 좋고, 또 소액재판 판사들도 거기는 사건이 엄청 많아서 1~2분 정도 들을 수밖에 없는데, 저희들은 (당사자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니까 만족도가 굉장히 높은 거 같다”고 말했다.

강영호 원로법관
강영호 원로법관

강영호 원로법관은 “원로법관이 (정년이) 65세까지인데 이제는 65세 지나면 퇴직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시니어판사 제도가 은퇴하고 나서도 일의 경감을 통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준다면 아마 굉장히 우수한 법관들이 오랫동안 재판하면서 국민들에게 좋은 재판을 하지 않을까”라면서 “이것이 결국은 사법신뢰로 이어지고,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정리했다.

한편, 강영호 원로법관은 심포지엄 토론자료집에 “원로법관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무분담 및 재판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로법관은 시니어판사 제도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며 “원로법관 폭을 넓혀 대법관들도 이 제도에 들어온다면 사법부 신뢰와 전관예우 문제 등도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주제 발표하는 김제완 교수
주제 발표하는 김제완 교수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