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근로복지공단 ‘삼성전자 뇌종양 노동자’ 산업재해 인정 환영”
참여연대 “근로복지공단 ‘삼성전자 뇌종양 노동자’ 산업재해 인정 환영”
  • 표성연 기자
  • 승인 2019.06.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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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근로복지공단이 기존의 결정을 번복하고, 삼성전자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린 노동자 한혜경 씨의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한혜경 씨가 뇌종양 발병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처음 산업재해 승인신청을 한 지 무려 10년 만이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7일 “근로복지공단이 결정을 번복한 것은 과거의 잘못된 판정을 인정한 전향적인 결정이며 산재 불인정으로 고통받아온 노동자가 구제된 중요한 판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근로복지공단의 판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너무나 늦은 결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근로복지공단은 한혜경 씨의 사례처럼 다른 산재 사건에서도 잘못된 판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며, 삼성은 작년 말 약속했던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무엇보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국회는 법령 개정이나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선 등 조치를 통해 국제기준에 맞는 산업안전보건 기준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근로복지공단의 결정은 대법원에서도 패소한 산재 인정 사건에 대해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결정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혜경 씨는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납과 유기용제 등에 노출된 채 생산직으로 일하다가 퇴사한 지 4년 뒤인 2005년에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2009년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불승인됐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재신청을 했고 결국 지난 5월 30일 산재인정 통지를 받았다.

참여연대는 “이는 한혜경 씨와 어머니, 그리고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등이 산업재해 인정을 위해 10년간 삼성과 싸워서 얻은 값진 결과”라고 말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반올림을 통해 전자산업 직업병 산재를 신청한 142명의 노동자 중 현재까지 37명은 산재를 인정받지 못했고 47명은 심사ㆍ소송 중이다.

참여연대는 “근로복지공단은 잘못된 판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다른 산재 사건에서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작년 8월 고용노동부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종사자들의 산재인정 판례를 통해 업무관련성이 있다고 인정된 뇌종양, 백혈병 등 직업성암 8개 상병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생략하는 등 산재인정 처리 절차를 간소화(http://bit.ly/2K15FFx)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관련해 노동자에게 과도한 산업재해 입증책임을 묻는 기존의 관행과는 다르게, 회사가 영업비밀로 작업환경조사결과나 역학조사결과를 공개하지 않을 경우 이를 산재인정에서 근로자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있다는 판결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따라서 정부는 반도체공정 노동자들의 산재사건 처리와 관련해 일반적 기준이나 지침을 마련해야 하며, 나아가 관련 법령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근로복지공단의 결정과는 별개로 삼성은 약속했던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년 11월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는 ▲피해자 지원보상규정 및 보상절차 ▲반올림 소속 피해자 보상방안 ▲삼성전자의 사과 권고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중재판정을 내렸고, 며칠 뒤 삼성은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개 사과를 하면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는 “하지만, 삼성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며 “산업재해로 고통 받는 노동자에 대한 산재 인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장 차원에서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는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며 “산업재해와 관련해 한국이 비준한 ILO(국제노동기구) 협약은 제115호 방사선 협약, 제139호 직업암 협약, 제155호 산업안전보건협약, 제170호 화학물질 협약, 187호 산업안전보건 증진체계 협약 등이 있다. 해당 협약들이 국내 법제에 충분히 반영되고, 이를 바탕으로 근로감독과 산업안전보건감독이 이뤄졌다면 삼성 직업병 사태와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사태가 국내 법령과 국가 정책이 해당 협약들에 실질적으로 부합하는지 살피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협약 내용과 상충하거나 미비한 법령과 국가 정책이 있다면 법령 개정이나 시행령ㆍ시행규칙 개선 등 조치를 통해 국제기준에 맞는 산업안전보건 기준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리더 표성연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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