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원 김광준 “경총 ‘노동분쟁, 법원 소송 극소수’ 주장은 통계 오류”
노동법원 김광준 “경총 ‘노동분쟁, 법원 소송 극소수’ 주장은 통계 오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6.0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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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김광준 법원공무원은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노동분쟁 사건이 노동위원회에서 95% 정도 신속하게 권리구제 되고, 법원에 소송으로 가는 사건은 극히 적다고 주장한다”며 “굉장한 통계의 오류”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서울행정법원 노동사건 전담 재판부에서 참여관으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증인조사 등을 모두 마친 사건도 법원에서 다시 증거조사를 하는 등 정말 필요 없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김광준 부지부장
법원노조 김광준 “경총 ‘노동분쟁, 법원 소송 극히 적다’ 주장은 통계 오류”

지난 5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노동사건 전문법원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노동법원 설립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노동법원 관련 10개 법률안을 발의한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의원, 법제사법위원회 조응천 의원, 환경노동위원회 간사인 한정애 의원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공동 주최한 자리다.

김광준 부지부장이 토론을 발표하고 있다.
김광준 부지부장이 토론을 발표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중에서도 법원본부가 적극 주도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이에 이날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토론회 사회를 진행했고,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나와 인사말을 했다. 토론자로는 김광준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부지부장이 참여했다.

김광준 부지부장은 “저는 노동법원 문제들을 바라보면서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있었던, 만약 노동법원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국회에서 실질적으로 논의가 됐을 때는 아마 세 가지 정도로 논의상 압축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부지부장은 “첫 번째는 노동법원으로 되더라도, 노동법원 역할을 많이 이관될 수밖에 없는 노동위원회 위상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 그 다음에 과거에 법원에서 노동법원 설립을 할 때 가장 반대의 논거가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헌법의 침해 소지 얘기를 들었다. 그 문제”라고 짚었다.

헌법 제27조 1항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노동법원의 참심제는 법관에 의한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거다.

그런데 앞서 지난 3월 27일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법원행정처(처장 조재연 대법관)와 단체교섭에서 “제20조(노동법원 설치) 노동사건의 전문화와 신속한 노동분쟁의 해소를 위해 노동사건을 전담하는 노동법원의 설치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김광준 부지부장
김광준 부지부장

김 부지부장은 “세 번째는 지금까지 노동분쟁 소송은 노동자들이 권리구제를 받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노동법원 논의까지 온 것이다. 시간은 사용자 편이라는 말이 있다. 노동자들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때문에 그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를 받아서 빨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사용자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5심제, 8심제까지 가는 다단계 구조는 노동자들한테 해고살인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봤다.

노동분쟁 사건은 예를 들어 부당해고의 경우 ‘지방노동위원회 → 중앙노동위원회 → 행정법원 → 고등법원 → 대법원’의 사실상 ‘5심제’ 단계를 거치고, 여기에 손해배상과 같은 민사소송도 얽히게 되면 ‘지방법원 → 고등법원 → 대법원’ 판결을 받아야 돼 이를 종합하면 ‘8심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을 정조준했다.

김광준 부지부장은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경총에서 주장하는 주된 내용은 오히려 노동위원회에 단계에서 90% 이상이 신속하게 권리구제가 되고 있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법원에 의해서 소송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10% 미만, 아니 오히려 5% 미만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김 부지부장은 “그래서 이 세 가지에 대해 큰 틀로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저희는 노동법원을 이야기하면서 가장 주된 관심사는 신속한 권리구제에 있다. 그래서 다른 여러 가지 기관의 어떤 권한의 조정문제, 직역이기주의 문제는 결과적으로 신속한 권리구제라는 큰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대전제 속에서 이런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김광준 부지부장은 “저는 작년까지 서울행정법원에서 노동사건 전담재판부에서 참여관으로 1년을 근무했다. 서울행정법원에는 노동사건 전담재판부가 2개 재판부 13부, 14부가 있다. 노동사건이 가장 많은 13부에서 참여관으로 일하면서 느낀 점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부지부장은 “경총에서 10% 미만이 법원으로 온다는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면, 이런 통계자료가 바로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현재 소송구조를 적나라하게 얘기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겪은 바로는 소송을 하고 싶으나 나와 유사한 상황에 처해진 소송이 진행 중이면 소송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소송을 끝나면 소송 결과에 따라서 나는 그 판결을 기초로 노동위원회에 제소를 하든지 노동청에 하든지 이렇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법원에 소송으로 오는 경우는 극히 적다는 것은 통계의 오류다”라고 비판했다.

김광준 부지부장은 “실제 소송으로 진행하는 사람도 이 소송의 결과를 지켜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 소송의 결과는 1건이 아니다. 실제 진행하는 소송은 1건이지만 수천명 수만명이 동일한 내용으로 기다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소송이 1건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 이것은 소송이 1건이라고 바라보는 것은 굉장한 통계의 오류라고 말씀드린다”고 반박했다.

또한 김 부지부장은 법원도 지적했다. 그는 “제가 참여관으로 있으면서 느낀 점은 굉장히 소송 절차가 지연된다. 실제적으로도 굉장히 지연된다”고 말했다.

김광준 부지부장은 “피고는 중노위원장(중앙노동위원장)이다. 피고는 중노위원장으로 항상 있지만 소송절차를 진행하다 보면 중노위(중앙노동위원회)에서 거친 사건을 (법원에서) 다시 재조사한다. 왜냐하면 원고가 됐든 피고가 됐든 이미 중노위에서 수개월 또는 1~2년에 걸친 조사를 마친 사건들을 다시 증거조사를 한다”고 밝혔다.

김 부지부장은 “법원에 와서는 중노위에서 끝낸 사건을 여기서 이걸 기반으로 소송을 하는 게 아니라, 다시 끄집어내서 현재 일반 사법시스템에 맞게 다시 풀어서 증거정리를 한다.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정말 필요 없는 절차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광준 부지부장은 “더 심한 경우는 이미 중노위 단계에서 증인이나 이런 사람들을 다 불러서 이미 결론이 내려졌다. 그런데 행정법원에 와서 증인신청이 다 끝난 사람들을 또 증인신청을 한다”고 비판했다.

또 “증인신청을 하면 물론 채택 여부는 재판장이 하겠지만, 어떤 사유를 쓰면서 그 때 당시에 증언을 안 했다고 신청을 하면 다시 재판을 한다. 그러니까 (노동위원회에서) 2년에 걸쳐 재판이 끝낸 사건을 법원에서 풀어서 다시 1년 넘게 재판을 하는 구조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달라”고 행정법원 노동사건 전담재판부에 참여한 경험을 전했다.

김 부지부장은 “지금 발의된 (노동법원) 법률안은 참심제가 아닌 참심형 제도인 거 같다. 집단적지성을 모아서 합리적으로 (노동법원 설치) 문제를 극복했으면 좋겠다”며 “아마도 이 세 가지 문제가 다 극복이 되면 노동법원이 설치한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그 옆으로 김병욱 의원, 경노사위 문성현 위원장, 조응천 의원.
이인영 원내대표가 인사를 하고 있다. 그 옆으로 김병욱 의원, 경노사위 문성현 위원장, 조응천 의원.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병욱 의원, 조응천 의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이상원 수석부위원장이 인사말을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노사위) 문성현 위원장이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회 좌장은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맡아 진행했다. 주제 발표자로는 판사 출신으로 민주노총 법률원장인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여는)가 ‘노동법원 쟁점과 도입 필요성’에 대해, 한인상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이 ‘노동법원 도입 관련 해외 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각각 발표를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과 토론회 발제자, 토론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과 토론회 발제자, 토론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노동법원 설립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토론자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했다.

토론자로는 법원행정처에서 추천한 이희준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김광준 부지부장,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위원장인 정병욱 변호사, 김영환 경총 노동정책본부 본부장,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추천한 최현희 변호사(법무법인 제이앤에스)가 참여했다. 그리고 조충현 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과장의 불가피한 일정으로 강승헌 고용노동부 사무관(변호사)이 대신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법원공무원 등 120여명이 토론회를 지켜보며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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