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법원공무원들 “사법농단 부역 판사들 부끄러움 알고 법원 떠나라”
뿔난 법원공무원들 “사법농단 부역 판사들 부끄러움 알고 법원 떠나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5.15 1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을 수사한 검찰이 비위통보한 판사 66명 중 10명에 대해서만 징계를 청구한 것과 관련해 법원공무원들이 쓴소리를 내고 있다. 주된 흐름은 사법농단에 부역한 판사들은 부끄러움을 알고 법원을 떠나라는 것이다.

또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도 “대법원장은 국민을 믿고, 사법부 구성원을 믿고, 국민과 우리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적폐청산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지난 13일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사법농단 연루법관에 대한 대법원장의 추가 징계청구에 부쳐’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법원본부는 15일 이 성명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법원공무원들이 코트넷에 게재한 댓글을 소개했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법원본부 자료사진
법원본부 자료사진

먼저 법원본부는 성명에서 “대법원장의 이번 추가 징계청구의 경과는 국민들만 보고 가겠다던 대법원장의 다짐과 일치하지 않는다. 또한 국민들이 받은 충격과 실망감에 걸맞는 조치를 하겠다던 대국민 입장과도 한참 못 미친 조치이며, 사법신뢰 회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였다”고 혹평했다.

본부는 “1차 징계청구 결과와의 형평성을 문제 삼아 이번 추가 징계청구에 대한 결과도 다시 솜방망이 처벌과 징계취소 소송으로 이어질 것은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며 “그리고 (솜방망이 징계에) 살아남은 법관들은 강력한 신분보장과 (사법농단 법관 탄핵을 추진하지 않는) 국회의 무능함 뒤에 숨어 가슴은 죽고 머리만 살아있는 법관들로 다시 법대에 서서 국민들을 대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 부담은 재판의 독립을 목숨처럼 귀히 여겼던 동료 법관들과 구성원들이 오롯이 떠안고 가게 됐다”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다짐대로 민주사법과 좋은 재판이 구현되더라도 이번 대법원장의 조치는 좋지 않은 선례로 사법행정 속에서 가동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본부는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대법원장으로서 그 고민하는 지점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적어도 이번 징계청구 조치는 사법부 구성원들의 염원에 비하면 대법원장답지 않은 조치였다는 평가를 우리는 내릴 수밖에 없다”고 혹평했다.

법원본부는 “이제, 허물어진 신뢰를 다시 쌓는 일이 남았다. 대법원장의 손을 떠났지만 이제 국회와 국민의 심판이 남아있다”며 “국회는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을 탄핵해야 한다. 국회의 헌법적 책무에 대한 고의적 부작위는 역사적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임을 명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법원본부는 “우리는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보여준 마지막 애정에 대해 조금이라도 감사의 뜻이 있다면, 그리고 동료법관과 사법부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이제 우리 조직에서 나가달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본부는 “끝까지 사법부에 남아 판사 행세를 하겠다면, 이제 우리가 당신들의 이름을 국민들에게 내놓고 심판받게 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경고하면서다.

이와 관련해 수많은 법원공무원들이 코트넷에 연일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래에서는 법원공무원 A씨, B씨 등으로 표현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있는 서울법원종합청사

A씨는 “징계시효의 문제, 법적인 문제, 재판의 문제, 이전에 법관ㆍ판사의 문제, 이전에 인간의 문제이다.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부끄러움을 안다면 최소한의 인간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소한의 인간의 모습은 남은 동료들을 위해, 공직자의 최소한의 양심으로 법원이라는 공동체를 떠나야 할 것이다”라고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B씨는 “이번 추가 징계청구,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양심으로 판결해야 하는 법관이 양심이 남아있지 않다면 그 자리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아직 사법부에 대한 애정(?)이라도 남아있다면 법원에서 나가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C씨는 “법원과 국민에 대해 반성하고 책임지는 공직자의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D씨는 “대법원의 조치에 실망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법원의 미래가 걱정입니다. 국회의 추상같은 (법관) 탄핵을 요청합니다.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의 자발적인 사표를 요구합니다. 우리가 아는 법관이라면 말입니다”라는 촉구했다.

E씨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판사로서의 양심과 정의를 말했던 김동진 부장판사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본인 몰래 정신과 전문의에게 허위 정신감정을 의뢰하고, 정신병자로 몰아간 김OO 판사는 지금도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김동진 부장판사와 같은 법원에서 재판을 하고 있다”며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씁쓸해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법원의 재판 신뢰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징계시효’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법원본부에서도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의) 실명 및 행위공개, 출근저지투쟁 등 확실한 행동을 통해 해당 판사들의 (사퇴) 결단을 요구해야 될 것 같습니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F씨는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될 이탄희 판사는 조직의 이단아로 찍혀 법복을 벗었습니다. 부끄러워해야 할 분들은 윗분들의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수족이었을 뿐 책임이 없다고 합니다. 이게 대한민국 법원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일입니까?”라고 개탄했다.

판사 출신 이탄희 변호사
판사 출신 이탄희 변호사

이탄희(42, 사법연수원 34기)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즉 사법농단이 외부로 알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 시절이던 2017년 2월 승진을 위한 엘리트 코스로 알려진 법원행정처에 기획심의관으로 발령을 받은 후 사법농단 관련 문건 작성을 지시받자 이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이탄희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사는 지난 2월에서야 사직 처리돼 법복을 벗고 법원을 떠났다. 현재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G씨는 “(검찰이 비위통보 판사) 66명 중 10명을 선정하는 기준이 제식구 감싸는 징계시효 등이라면, 이에 동의하는 국민은 없을 것입니다. (위에서) 시켜서 했다는 논리의 소유자들이 법대 위에 자리하는 모습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사법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사법농단에 부역한 법관 등은 그 자리를 스스로 면하기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H씨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법부로 거듭나길 바라며, 스스로 책임 있는 행동을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I씨는 “다른 것도 아니고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하는 비리를 조직적으로 저질렀는데. 나가고 싶어도 지금은 못 나가겠다는 건가요?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서?”라고 어이없어 했다.

J씨는 “마지막으로 법원과 국민에 대해 반성하고 책임지는 공직자의 모습을 우리는 당신들에게서 보고 싶다. 그 많은 (사법농단) 사건이 있었는데 왜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는지...”라고 씁쓸해 했다.

K씨는 “양승태가 재직 시절 욕심을 버리고 책임지고 사퇴하고 물러났더라면 사법부가 이토록 쑥대밭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며, 구속되는 치욕도 없었을 것입니다.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법농단에) 연루된 분들께서는 은혜를 베풀 때 결단을 해야 할 것입니다. 결단은 빠를수록 좋고 결단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화는 점점 님들에게 화살이 돼 다가갈 것입니다. 양승태를 원망하시길”이라며 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L씨는 “국정농단, 사법농단 그 적폐들을 누가 심판할 것인가? 농단의 적폐들이 바로 정리되지 않는 한 촛불은 꺼져서는 안 된다. 국민, 민중들은 엄하고 매서운 기세를 항상 머리와 가슴에 담고 있음을 (사법부) 수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사진=대법원
사진=대법원

M씨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그렇게 (소규모 징계청구)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직도 대법원장의 뜻과 반대의 뜻을 가진 세력들의 카르텔이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자들의 카르텔을 ‘적폐’라고 부른다. 대법원장에 대항해 여러 절차 속에서 그들이 끼어들면서 ‘민주적 절차’라는 이름으로 적폐청산을 방해해 왔다. 대법원장에 대해 적폐청산 의지를 문제 삼아 성토한다한들 이런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현실에서는 대법원장의 뜻을 펼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가 대법원장을 둘러싼 현실을 이해하는 데에서 그치면 되겠는가. 대법원장 역시 자신을 옥죄고 있는 현실을 탓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법원장은 국민을 믿고, 사법부 구성원을 믿고, 국민과 우리 사법부 구성원들에게 약속한 적폐청산을 밀고 나가야 한다. 대법원장은 ‘적폐’ 카르텔들이 세워 준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염원과 우리 사법부 구성원들의 바람으로 그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N씨는 “촛불혁명 이후 양승태 구속으로 사법적폐가 완성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법부의 폐쇄성과 문화를 개선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신뢰회복의 시작은 사법적폐의 온상인 양승태와 닮은 양승태의 DNA와 유사한 그런 법관에 대한 처벌과 진정한 반성 위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견한 예로 삼성의 이재용 판결은 충격 그 자체가 아닙니까. ‘삼성의 승계 작업이란 포괄적 현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던 J부장판사의 당시 판결은 법리도 참 웃기게 적용되고 판례도 모조리 무시한 황당함 그 자체 아닙니까.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며 고집을 피우던 J부장판사는 정작 법관으로서는 이례적인 보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판결을 합리화하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J부장판사의 행태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단지 사법부의 폐쇄적 문화와 제도의 개선만으로 가능할까요. 친일파 처단부터 4ㆍ13의 제주민중항쟁과 5ㆍ18 광주의 민중항쟁에 대한 그 권력의 친일파와 부역자들에 대한 올바른 인적청산이 있었다면 언감생심 J부장판사의 그런 판결이 가능했겠습니까”라고 적었다.

O씨는 “사법부가 그렇게 공정하거나 정의롭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할 것 아닙니까. 이런 식으로 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라고 지적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