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김지미 “전관예우 부패현상 방관할거냐…전관변호사 혜택 현관도 문제”
민변 김지미 “전관예우 부패현상 방관할거냐…전관변호사 혜택 현관도 문제”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5.02 14: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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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 위원장인 김지미 변호사는 전관변호사들의 사건수임 건수를 보며 ‘전관불패’라면서 “전관예우의 문제를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의 부패 문제로 접근한다면, 보다 강력한 반부패정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관변호사들에게 전관예우 혜택을 주거나 미래의 전관(前官)으로서 혜택의 수혜자가 될 현관(現官, 현직 판사ㆍ검사)들에 대한 대책도 주문했다.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가 4월 30일 서울 역삼동 대한변협회관 14층에서 개최한 ‘최고위직 법관, 검사 등의 변호사 개업 제한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여해서다.

이날 이찬희 변협회장이 참석해 인사말하며 최고위층의 변호사개업 제한에 대해 말했고, 이태엽 변호사(대한변협 회원이사)가 심포지엄 전체 사회를 진행했다. 신면주 대한변협 부협회장이 좌장을 맡고, ‘최고위직 법관, 검사 등의 변호사 개업 제한’에 대해 찬성측 윤동욱 변호사가, 반대측 조홍준 변호사가 각각 주제발표자로 나섰다.

토론자로는 김영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박하영 법무부 법무과장(부장검사), 김지미 변호사, 김태완 변호사, 최유경 박사(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가 참여했다.

토론자로 발표하는 김지미 변호사
토론자로 발표하는 김지미 변호사

김지미 변호사는 “잊을만하면 터지는 법조비리 사건에서 검찰과 법원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이는 바로 전관들이다. 보통 사람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법정 밖에서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들의 행태는 곧 사법 불신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법기관 신뢰도나 재판 결과에 대한 공정성을 신뢰하는 비율은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국민들의 사법기관이나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에는 전관예우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며 2018년 대법원 산하 사법발전위원회가 고려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김제완 교수)에 의뢰한 ‘전관예우 실태조사 및 근절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 보고서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국민 41.9%, 법조종사자 55.1%가 ‘전관예우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답했다.

김지미 변호사는 “그러나 정작 법원이나 검찰은 국민들의 인식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2월 양승태 대법원장은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전관예우의 관행이 있음을 단호히 부정한다’고 단언했다”며 “대법원장이 전국법원장회의에서의 발언을 감안하면 대다수 법관들의 인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법조종사자 중 판사의 경우에는 54.2%가 ‘전관예우 현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장 많은 답을 내놨다. 나아가 ‘전관예우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응답 22.5%를 합하면 76.7%가 전관예우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다.

김지미 변호사는 그러면서 “유일하게 판사들은 전관예우 현상을 국민의 경향성이나 인식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날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여한 김영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는 “전관예우 개념의 핵심은 국민들의 ‘인식’과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김지미 변호사는 “전관예우 존재에 대한 설문뿐만 아니라, 그 심각성 등 다른 설문에서도 일반국민, 변호사 등 다른 법조직역종사자들과 판사, 검사는 인식의 차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며 “현관(現官)으로서 전관예우의 혜택을 주거나 미래의 전관으로서 그 혜택의 수혜자가 될 판사, 검사들은 전관예우의 직접 당사자이다. 사회적 병폐의 당사자로서 그 현상을 부정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일 수 있다”고 봤다.

그는 “그러나 모든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법조비리와 관련된 전관예우 현상은 우리사회 하나의 부패에 한 형태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토론회를 준비하면서 전관예우 문제가 사법의 신뢰성, 공정성, 객관성의 측면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우리사회의 가장 큰 부패의 축을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접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지미 변호사에 따르면 미국 콜게이트 대학의 마이클 존스턴 교수는 부패의 형태를 ▲독재형 부패 ▲족벌형 부패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 ▲시장 로비형 부패로 유형화 했다. 한국을 대표적인 엘리트 카르테형 부패 국가로 분류했다.

엘리트 카르텔형 부패는 정치인, 고위관료, 기업가와 같은 엘리트층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부패의 전리품을 나누며 현 질서의 유지를 통해 기득권을 수호, 강화하는 부패 유형을 의미한다.

김 변호사는 “엘리트 카르텔이 가능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고질적인 전관예우의 최근 사법농단 사건이나 각종 검찰비리 사건에서 도출되는 견제 받지 않는 법원, 경찰, 검찰 등의 사법권력도 그 원인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고 봤다.

김지미 변호사는 “전관예우를 통해 기득권층은 그들의 자본과 권력, 권리를 더욱 공고히 한다. 전관들의 수임료가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데이터는 알 수 없지만 공직 후보자가 된 변호사의 수임 명세서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공개되고, 각종 법조비리 사건을 통해 수임료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며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월 평균 3억 2000만원 연봉으로 35억, 검사장 출신 변호사가 월평균 1억 1000만원을 번 사실이 인사청문회에서 공개돼 논란이 됐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전관 피라미드의 제일 꼭대기에 있는 분들의 최고위직 법무부장관, 대법관, 검찰총장 출신 전관들이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 밑에 검사장,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 이렇게 계층피라미드를 이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고위직 전관 변호사들의 경우 적어도 월평균 1억원 이상을 번다고 추정해 봤을 때, 이는 작년 근로자 월평균 임금의 30배가 넘는 금액”이라고 비교했다.

그는 “이는 평균치이기 때문에 사실은 이보다 훨씬 많이 받는 전관들도 있다”며 “이것이 과연 각자의 능력으로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취득한 노하우와 경험으로 받는 것일 수 있는지 상당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최고위직 출신 전관변호사들의 고액 수임료에 의문을 표시했다.

김 변호사는 “이런 현상 때문에 일반국민들은 사회적 계층화가 심해지고, 위화감도 생기고,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져 사회 일반적인 병폐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기념촬영하는 참석자들. 좌측부터 이태엽 변협 회원이사, 윤동욱 변호사, 김영기 서울중앙지법 판사, 김태완 변호사, 조홍준 변호사, 이찬희 변협회장, 신면주 변협 부협회장, 박하영 법무부 법무과장, 김지미 민변 사법위원장, 최유경 박사
기념촬영하는 참석자들. 좌측부터 이태엽 변협 회원이사, 윤동욱 변호사, 김영기 서울중앙지법 판사, 김태완 변호사, 조홍준 변호사, 이찬희 변협회장, 신면주 변협 부협회장, 박하영 법무부 법무과장, 김지미 민변 사법위원장, 최유경 박사

전관변호사들은 수임한 사건 수에 있어서도 비 전관변호사들을 압도한다. 동아일보가 법조윤리협의회를 통해 확보한 2012~2018년 전국의 공직퇴임 변호사 사건 수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918명이 평균 42.1건을 수임했다. 이는 작년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1만 5900명의 평균수임 사건 14.4건의 2.9배다. 2012년 1.6배였던 격차가 매년 벌어져 6년 만에 3배가량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김지미 변호사는 “특기할만한 건 전관변호사들의 사건수임 건수는 해마다 크게 변하지 않는다. 연간 40건 초반이다. 반면 일반변호사들의 사건수임건수는 (2012년 28건→2018년 14.4건) 절반으로 반 토막 난 상태다. 그만큼 법률시장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관변호사들의 사건수임건수가 변함이 없다는 것은 말 그대로 ‘전관불패’라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그럼 왜 이렇게 사람들인 비싼 수임료에도 불구하고 전관변호사들을 찾아 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직 판사ㆍ검사들이 옛 상사, 동료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 혹은 실증적인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관변호사에게 사건이 몰리는 이유다”라고 분석했다.

김지미 변호사는 전관예우는 단순히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조금의 편의를 봐주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김 변호사는 “일반 국민들은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의 수임료를 지불하고 전관변호사를 선임하는 사람들은 결국 그 정도의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 상층부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카르텔을 형성해서 수사나 재판에서 직ㆍ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편의’를 얻는 것은 단순히 예우 차원을 넘어서는 부패 범죄에 해당하며, 그 피해자는 고액의 전관변호사를 수임할 형편이 안 되는 수많은 평범한 시민”이라고 봤다.

그는 그러면서 “이런 사회 상층부의 부패는 사회 전반에 부패의 흐름을 만들고 사회계층 간 분열을 조장하며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악영향을 초래한다”며 “전관예우의 문제를 재판의 공정성이라는 틀로만 바라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짚으며, 강력한 반부패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지미 변호사는 “2012년부터 7년간 전관예우를 막기 위한 변호사법이 6차례 개정됐지만 실효성이 없었다. 2015년 11월엔 법조윤리협의회가 전관예우를 막자는 법조인윤리선언을 제정했고, 2016년 9월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됐으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6개월 간 수임한 사건이 전체 변호사 평균의 2.5배가 넘는 특정변호사의 수를 보면 오히려 전관변호사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나올 때보다 이들의 비율은 더 높아지는 현상마저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전관예우의 폐해에 비해 기존의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었다는 비판점에서 최고위직 출신 전관변호사의 개업 제한 논의가 시작되는 것 같다. 그동안 논의됐거나 시행됐던 전관예우 방지책들은 모두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히려 전관의 영향력을 확인해줬다”며 “전관예우의 문제를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의 부패 문제로 접근한다면 보다 강력한 반부패정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변호사의 개업 제한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측면에서 위헌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개업 제한을 위헌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봤다.

토론자로 나온 김지미 변호사와 최유경 박사
토론자로 나온 김지미 변호사와 최유경 박사

김지미 변호사는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하고는 사실은 전관예우라는 현상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의 사례를 보면 현재 우리보다 전관예우를 막는 훨씬 강력한 정책들을 쓰고 있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전관예우가) 심각한 상황에서는 이것 보다는 좀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연방법원 퇴직 법관이 연방대법원의 민사사건을 수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국은 퇴직하거나 사직한 법관이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은 없으나, 판사 임용 시 이를 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사실상 강제력을 가진 관행으로 존재한다. 아일랜드는 퇴직 법관이 변호사로 일하지 않는 관행이 정착됐다.

캐나다의 경우 퇴직 후 3년간 변호사협회 승인 없이는 퇴직 당시 소속법원 및 그 하급법원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 호주는 2년 또는 5년 동안 퇴직 당시의 소속 법원 및 하급법원 사건을 수임이 제한된다. 일본은 정년퇴직한 법관의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는 법령은 없으나, 변호사 개업하는 경우 자체가 많지 않다. 홍콩은 법관 임용 시 ‘퇴직 후 행정차관의 허가 없이는 홍콩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하고, 대법원장 및 대법관은 퇴직 후 홍콩에서 변호사로 개업하는 것이 금지되고 있다.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민변 사법위원장 김지미 변호사

김지미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전관변호사 전관예우라는 부패현상을 방관만 하고 있는 것이 위헌적인 것인지, 아니면 개업 제한을 해서라도 이러한 부패 흐름을 막는 것이 위헌적인가라는 가치판단의 문제는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앞으로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서 강력한 대책이 취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변호사는 “전관예우 혜택을 받는 사람이 있으면 전관예우를 주는 사람이 있다. 혜택을 주는 현관(현직 판사, 검사)들에 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사실 거의 언급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앞으로 대한변협이나 법조직역 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람이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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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2019-05-02 15:43:35
나라에 문제가많아도 법관들만 법대로 시시비비를 가리면 좋은 나라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