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록 “로스쿨 ‘합격자 수’ 통제로 흑역사…변호사시험 자격시험 전환”
김창록 “로스쿨 ‘합격자 수’ 통제로 흑역사…변호사시험 자격시험 전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4.1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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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6일 현재 변호사시험(변시)이 ‘정원제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격시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변호사시험을 과연 법무부에 맡겨 둘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변호사시험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독립적인 기관을 설립해 시험을 주관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전교협 공동대표인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주제발표하고 있다.
법전교협 공동대표인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주제발표하고 있다.

2011년 9월 창립된 법학전문대학원교수협의회(법전교협)가 이날 국회 의회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변호사 출신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공동으로 “변호사시험의 종합적 검토 및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 - 변호사시험을 점검한다”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 자리에서다.

토론회에서 먼저 법전교협 공동대표인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토론회에서 ‘로스쿨 10년 : 수(數) 통제의 흑역사’를 주제로 발표했다.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김 교수는 “‘시험에 의한 선발’로부터 ‘교육을 통한 양성’으로 법률가 양성제도의 중심축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킨다는 것이 로스쿨 시스템(법학전문대학원 + 변호사시험) 도입의 취지이지만, 특히 법조는 처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그 취지를 배척하거나 왜곡시키면서 시종일관 ‘수 통제’라는 관성에 집착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에 대법관 임명을 둘러싸고 발발한 ‘사법파동’으로 궁지에 몰린 대법원이 대법원장 자문기구로 사법개혁위원회를 발족시켜 사법개혁의 이니시어티브를 쥐게 되면서, 종래의 반대 입장에서 선회해 ‘로스쿨 도입’을 개혁의 성과물로 제시하기로 정책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록 교수는 “하지만 이른바 ‘법조 3자’는 처음부터 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한 해 배출 변호사 자격자 수를 사법시험 시대 수준으로 억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총 입학정원’이다”라고 밝혔다.

2010년 11월 25일 법무부가 주최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방법에 관한 공청회’에서 대한변호사협회는 “로스쿨 정원의 50%, 1000명”을 주장했다. 또 2010년 12월 1일자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들이 연명으로 ‘법학전문대학원 학사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2010년 12월 6일 전국의 로스쿨 재학생 3154명이 과천 정부종합청사 대운동장에서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방법 토론회 및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반발했다.

그 다음날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최초의 합격자 결정방법을 결정해 발표했다.

“우선 2009년도 입학해 2012년 졸업하는 제1기 법학전문대학원생에 대해서는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입학정원의 75% 이상으로 한다. 다만 2013년 이후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결정하는 방법은 추후 논의한다”

김창록 교수는 “사개위에서는 변호사시험은 ‘자격시험’이어야 하며, 자격시험은 일정한 기준(성적)을 충족할 경우 모두 합격시키는 시험이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변호사시험법(안)의 성안을 법무부가 주도하게 되면서, ‘변호사시험=자격시험’이라는 대전제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법무부는 합격점을 명기하지 않은 채 법조 중심으로 구성되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가 합격자를 결정하도록 한 변호사시험법 제정을 관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대한변협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의 합격자 결정 방법 경정과정을 통해 ‘총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와 ‘누적합격률’이라는 희한한 발명품을 동원해 1000명이라는 원래의 목표를 관철하고자 했다”고 지적했다.

김창록 교수는 “로스쿨 학생들의 실력행사가 합격자 1000명을 1500명으로 끌어올렸다”며 “그 과정에서 로스쿨 원장들은 ‘자격시험’이라는 원칙은 접어둔 채, ‘총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이라는 편법에 휘둘려 그 비율을 ‘50’ 이상으로 만들겠다며 유례가 없는 비교육적인 방안을 내놓는 참사를 자진해서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현 변호사시험은 ‘정원제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의 합격자 결정방법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은 분모인 입학정원이 고정돼 있는 상태에서는 결코 비율이 아니며 정수일 뿐이므로 그 자체가 기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전국의 25개 로스쿨 총 입학정원은 2000명이다. 합격률 76%를 적용하면 합격자 수는 1500명 수준이다.

실제로 변호사시험의 응시자는 매년 누적되기 때문에 늘어나고 있는 반면 합격자 수는 1600명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니 당연히 합격률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변호사시험 제1회에 1665명이 응시하고 1451명이 합격해 합격률 87.15%를 기록했고, 제2회에는 2046명이 응시하고 1538명이 합격해 합격률 75.17%를 기록했으며, 제3회에는 2292명이 응시하고 1550명이 합격해 합격률 67.62%를 기록했고, 제4회에는 2561명이 응시하고 1565명이 합격해 합격률 61.1%를 기록했다.

제5회에는 2864명이 응시하고 1581명이 합격해 합격률 55.2%를 기록하며,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이 50%대로 떨어졌다. 제6회에는 3110명이 응시하고 1593명이 합격해 합격률 51.22%로 더욱 낮아졌으며, 제7회에는 3240명이 응시하고 1599명이 합격해 합격률 49.35%를 기록하며, 합격률이 50%대 이하로 떨어졌다.

김 교수는 “변호사시험 관리위원회는 합격자 ‘1500명’의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애당초 제시될 수도 없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직업인인 변호사를 연간 몇 명 배출하는 것이 적정한지를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고, ‘적정 변호사 수’에 관한 학자들의 연구결과는 500명에서 8000명까지로 16배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적정수가 존재한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창록 교수는 “로스쿨 10년은 변호사자격자의 수를 통제하려는 끊임없는 시도의 연속이었다”고 평가하며 “그 흑역사에 국가의 교육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는 물론이고, 로스쿨 원장들까지도 동조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018년 2월 7일자 매일경제에 게재된 ‘<이슈토론> 辯試 합격자수 증원 논란’에 의견을 밝힌 당시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김현 변협회장은 “변호사 배출이 너무 많으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며 “배고픈 변호사는 호랑이보다 무섭다. 일이 없으면 억지로 사건을 만들며, 가능성 없는 소송을 부추기고 기획소송을 남발해 국가경쟁력을 좀먹는다. 변호사가 지나치게 많은 미국과 필리핀이 그러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창록 교수는 “‘우리 변호사는 배고프면 상당히 무섭다’ 이렇게 들린다. 이것은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가 차마 입에 담을 말이 아니다”며 “변협회장이 할 소리냐. 뻔뻔스런 이야기다. 국민을 겁박하는 소리다”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변호사에 대한 일차적인 징계권을 가지고 있기에 호랑이 보다 무섭게 국민에게 달려드는 변호사가 있다면 가차 없이 징계권을 행사해야 할 책무가 있는 변호사단체장이 입에 담을 말은 더더구나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를 미리 정하자’라고 하는 순간 로스쿨의 취지는 몰각돼 버린다. 합리성은 사라지고 힘겨루기만 남게 된다. 교육은 사라지고 시험만 남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지금까지의 ‘로스쿨의 역사’를 통해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서 확인한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며 “‘수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호사시험법에 합격점을 명기하고, 시험을 ‘법학전문대학원의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경우 비교적 어렵지 않게’ 합격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험범위도 명확화하고, 시험과목도 축소하고, 시험방식도 간략화를 주문했다.

김창록 교수는 “로스쿨의 도입 취지는 ‘변호사시험을 자격시험으로 운영하라’는 것”이라며 “(합격자 결정에) ‘대법원,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의견을 들으라’는 것은 ‘수를 통제하라’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김창록 교수는 끝으로 “변호사시험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독립적인 기관을 설립해 시험을 주관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변호사시험을 과연 법무부에 맡겨 둘 수 있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법전교협 공동대표인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가운데)가 토론회 사회를 진행하고 있다.

토론회 사회는 법전교협 공동대표인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가 진행했으며, 김창록 교수에 이어 박종현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미국 뉴욕주 변호사)가 ‘변호사시험에 관한 외국 사례 연구’를 주제로, 법전교협 상임대표인 한상희 건국대 로스쿨 교수가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위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토론자로는 오현정 변호사(법무법인 향법), 이성진 법률저널 기자, 최유경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이경수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법실련)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이날 토론회 자리에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부이사장인 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했고, 법전원협의회 김명기 사무국장도 참석했다.

법전원협의회 김명기 사무국장과 민만기 부이사장 뒤에서 플래카드를 펼쳐 든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회원들
법전원협의회 김명기 사무국장과 민만기 부이사장 뒤에서 플래카드를 펼쳐 든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회원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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