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2017년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돼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으며 주식투자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이유정 변호사가 16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논란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 또한 자신과 관련해 허위사실이 보도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유정 변호사는 “인격살인에 가까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는 현재도 치유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명백한 허위보도는 저에 대한 심각한 인격권 침해로써 불법행위다”, “사퇴한지 2년이 지나도록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언론보도로 저의 명예를 짓밟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특히 이유정 변호사는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가 주식투자 문제로 공격당하고 고발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2년 전 저의 경험과 너무나도 비슷해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저에 대해 불법 주식투자 의혹이 제기 되었을 때는 누구 하나 거들어주는 사람도 없었다. 언론은 ‘유정 버핏’이니 ‘주식대박 이유정’과 같은 제목으로 의혹 부풀리기에만 집중했고, 언론들을 상대로 해명자료를 보냈지만, 어느 언론도 저의 해명을 보도해주지 않았다”고 씁쓸해했다.

이미선 후보자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에 빗대어 비판을 받았다.

이유정 변호사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국회 동의를 앞두고 국회가 파행되는 상황에서, (후보자로) 더 버틸 경우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이 될 것 같았고, 저로 인해 가족들과 동료들이 마음고생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너무나 괴로워 자진사퇴를 했다”고 당시 자진사퇴 배경을 털어놓았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후보를 사퇴한 후에도 저에 관한 근거 없는 허위보도는 계속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무책임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법적인 대응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유정 변호사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강조하면서다.

한편, 주식투자 논란을 제기한 자유한국당은 15일 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와 남편인 오충진 변호사(전 판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다음은 이유정 변호사가 2019년 4월 16일 이른 아침에 두 차례에 걸쳐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을 그대로 게재한다.>

오랜만에 페이스북에서 인사드립니다.

저는 2017년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되었다가, 주식투자와 관련한 의혹 제기로 자진사퇴했던 이유정 변호사입니다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보도 중에 저와 관련하여 사실과 다른 내용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어 그에 대한 제 입장을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저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유 주식과 관련하여 갖가지 터무니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그로 인하여 헌법재판관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후보자 직을 사퇴하였습니다.

사퇴 이후, 보유 주식과 관련된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를 받았고, 그 결과 제게 제기되었던 갖가지 의혹, 즉 N사의 비상장주식을 매수하고 주식시장 상장에 대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여 상장 이후 수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등의 의혹은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습니다.

그 이외에 제가 보유했던 다른 주식에 대한 주식과 갖가지 의혹들도 모두 사실이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검찰이 저를 기소한 공소사실은 ‘2015년경 있었던 N사의 주식 폭락 상황에서 제가 보유하던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이 N사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하였다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약 8천만원의 손실을 회피하였다’는 것입니다.

저는 당시 N사 제품에 이물질이 혼입되었다는 언론보도 후 1주일 이상 연일 하한가가 계속되던 중 2015. 4. 30.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하였을 뿐이고, 주식의 대부분은 2015. 5. 14. 다른 피해자들과 같이 폭락 전 대비 10%의 가격으로 매도하였습니다.

검찰이 기소한 2015. 4. 30. 당일 처분 역시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며, 당일 새벽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었으므로 미공개정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소속 법무법인에서 진행하던 N사의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고, 수사과정에서 N사의 임직원 누구와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므로 그러한 점에서도 무죄가 선고될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는 인사청문회 과정은 물론,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로 인해 인격살인에 가까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는 현재도 치유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리고 또다시 사실과 다른 보도가 반복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허위보도이고 동시에 저에 대한 심각한 인격권 침해로써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사퇴한지 2년이 지나도록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언론보도로 저의 명예를 짓밟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유정 올림

이유정 변호사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유정 변호사가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다음은 페이북에 두 번째 올린 글 전문>

최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가 주식투자 문제로 공격당하고 고발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2년 전 저의 경험과 너무나도 비슷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당시 저에 대해 불법주식투자 의혹이 제기 되었을 때는 누구 하나 거들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언론은 ‘유정버핏’이니 ‘주식대박 이유정’과 같은 제목으로 의혹 부풀리기에만 집중했고, 언론들을 상대로 해명자료를 보냈지만, 어느 언론도 저의 해명을 보도해주지 않았습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국회동의를 앞두고 국회가 파행되는 상황에서, 더 버틸 경우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이 될 것 같았고, 저로 인해 가족들과 동료들이 마음고생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도 너무나 괴로워 자진사퇴를 했습니다.

그러나 후보를 사퇴한 후에도 저에 관한 근거 없는 허위보도는 계속되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저에 대한 압수수색 보도가 있던 지난 10월 초 공교롭게 미국주식이 폭락했는데, 어느 인터넷 언론은 ‘주식대박 이유정과 미국주식 폭락’이라는 황당한 제목으로 압수수색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어제도 JTBC에서 제가 비상장주식으로 12억원을 벌었다는 허위보도를 했습니다. 기소가 된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2년 전의 의혹 그대로를 다시 보도하고 있는 이런 무책임한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법적인 대응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제가 당했던 사회적 비난과 조롱, 근거 없는 의혹제기가 상당 부분 여성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에 근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주식투자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대중의 관심과 질시를 받기에 충분한 소재였습니다.

더구나 인권변호사와 여성에 대해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저는 공격대상이 되기 좋은 먹잇감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20년 이상 변호사로 일한 50대 남성이었다면 주식투자를 했다는 이유로 그토록 심한 비난과 의혹을 받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서 사퇴한지 2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언론으로부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전수안 전 대법관의 지적처럼 여성에게는 언제나 더 가혹하고 높은 도덕적 기준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젠더를 기반으로 하는 차별의 전형적인 방식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유독 가혹한 도덕적 프레임에 대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만5년이 되는 날이고 세월호 이후에는 언제나 슬픈 저의 생일이기도 합니다.

사회 속에서 상처받은 마음은 사회 속에서 치유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저는 세월호 가족들을 통해서, 그리고 제 경험을 통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외롭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왔습니다만, 이제부터라도 다시 여러분들과 소통하면서 제가 입은 상처를 치유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유정 변호사가 16일 페이스북에 두 번째 올린 글
이유정 변호사가 16일 페이스북에 두 번째 올린 글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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