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변협회장, 로스쿨 원장들과 교수들 면전에서 쓴소리 눈길
이찬희 변협회장, 로스쿨 원장들과 교수들 면전에서 쓴소리 눈길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4.0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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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협회장이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원장들과 교수들 면전에서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며 정면으로 쓴소리를 내 눈길을 끌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이사장 김순석)가 로스쿨 도입 10주년 기념을 기념해 5일 대한상공회의소 중회의실에서 개최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육 정상화를 위한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선방안’ 심포지엄 자리에 참석해서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에 이어 축사를 위해 단상에 선 이찬희 변협회장은 심포지엄 자료집에 담긴 축사 대신 즉석에서 원고 없이 인사말을 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이 협회장은 “오늘 (심포지엄 자리에) 오니까 제가 어떤 생각이 나냐면 2015년 12월 그 추운 겨울에 여의도와 과천에서 로스쿨 재학생들이랑 사법시험 유지ㆍ유예 규정에 대한 시위를 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 때 학생들 앞에서 봄은 올 것이라고 했는데, 봄이 와서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로스쿨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진통을 앓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책임감을 더 느끼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법무부는 2015년 12월 3일 사법시험 폐지를 4년간 유예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에 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12월 10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법무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5000여명이 넘는 로스쿨 재학생들이 참석했고, 이찬희 변호사도 동참해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입장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저 뒤에 플래카드 ‘이찬희 회장님, 더 이상 로스쿨을 괴롭히지 말아주세요’라고 써져 있는데, 결코 변호사회가 로스쿨을 괴롭힌 적이 없다”며 “서로 상생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득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회원들이 “이찬희 회장님, 더 이상 로스쿨을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좋은 법조인을 만드는 방법은 선발이 아닌 교육의 정상화입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참석했다.

이 협회장은 “제가 사법연수원을 나와 변호사생활을 하면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과 가장 차이점을 느끼는 게 무엇이냐면, 사법연수원 교수님들은 (법조인이 된) 사법연수원 제자들에게 지금까지도 AS를 한다. (제자들이) 법조인으로서 고민이 있으면 상담을 하고, 법조인으로서 직역에 대해 소개를 해주고, 이런 AS가 진행되고 있다고 저도 듣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로스쿨이 과연 그렇게 제자들에 대해서 지금 사후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지 고민해 봐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며 “과거의 법과대학이랑 지금의 로스쿨이 차별성이 있어야 되는데, 차별성이 없이 단지 (로스쿨) 3년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법률시장으로 배출하게 되면 과거에 가르쳤던 제자와 현재의 제자 사이에 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제자는 다 동일하다. 저는 로스쿨을 위해서 그 추운 겨울날 그 많은 욕을 먹으면서 앞에 나와서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로서 로스쿨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다”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은 “다만 지금 로스쿨 도입 제도의 취지가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다 같이 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많은 다수의 변호사를 배출해서 법치주의를 실현하겠다는 게 로스쿨의 도입 취지다”라고 환기시켰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특히 “교수님들께 제가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다) 작년에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심포지엄이 있었다. 어떤 교수님도 참석한 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시험 숫자를 늘리는 심포지엄에 이렇게 많은 (전국 로스쿨) 원장님들과 교수님들이 참석할 수 있다면, 제자들의 유사직역과의 그 힘든 싸움에서 변호사 제자들의 직역 창출에 대한 자리에도 이만큼 많은 분들이 나오셔서 함께 해주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정면에서 일침을 가했다.

이 자리에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김순석 이사장, 법무부 박상기 장관과 이용구 법무실장, 대한변호사협회 이찬희 변협회장,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법학적성시험 출제위원장, ‘법조문턱낮추기실천연대’ 회원들 등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서울대 로스쿨 장승화 원장, 제주대 로스쿨 오성근 원장 등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 원장들이 참석했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변호사 숫자가 많아지면 변호사시험 100명~200명 늘리는 것은 쟁점이 될 수 없다”며 “단지 그렇게 배출된 제자들이 앞으로 직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 고민이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이 협회장은 “오늘 아무튼 그런 과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과정에 단지 변호사시험 숫자가 늘어나고 줄고 그런 다툼이 아니라, 우리사회에 자리 잡은 로스쿨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의 지원과 응원이 함께 하길 바라겠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오늘 제 축사는 책자에 나온 걸로 갈음하고, 제 속마음을 한 번 쏟아놓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에 변협과 함께 협의해서 상생하는 시간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한편, 이찬희 변협회장은 심포지엄 책자에 담은 축사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이 배출하는 법조인을 매년 새로운 회원으로 맞이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앞으로도 계속해 법학전문대학원의 정착과 발전을 응원할 것이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법조인 양성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찬희 회장은 “최근 변호사시험 합격자 숫자가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법률시장을 묶어 놓거나 심지어는 유사직역에 의해 변호사 직역이 잠식되는 상태를 방관한 채 변호사 숫자만 늘리는 것은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존립과 법학전문대학원 출신 변호사들의 생존권을 침해하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재 거의 모든 유사직역에서 자신들의 업무와 관련해 소송대리권을 달라고 주장하면서 치열한 입법로비를 하고 있다”며 “유사직역은 법조인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시절에 국민의 법률수요를 보완적으로 충족시켜 주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도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현재 가르치고 있는 제자와 이미 가르쳐서 법률시장으로 내보낸 제자 모두를 살리는 길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다수의 법조인 배출을 통해 국민들이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제공하는 제대로 된 법률서비스를 받게 하겠다는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 취지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유사직역의 정리에 법학전문대학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리고 정부법무담당관제 도입, 준법지원인 확대 등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활로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찬희 변협회장은 “법학전문대학원은 과거의 법과대학이 아니다. 법조인 양성의 실질적인 모체다. 그러나 도입된 지 10년이 지나면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순간순간을 넘기는 임시방편적인 처방으로는 더 이상 치유될 수 없을 만큼 상처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제는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인내하고 칼을 들어야 한다”며 “우리 학교의 이익이 아니라 제대로 된 법조인의 양성과 법치주의의 확립이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할 때”라고 짚었다.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

이찬희 변협회장은 “이를 위해 법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한 현 정부와 법학전문대학원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돌리기가 계속된다면 법학전문대학원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반감으로 다시 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거나 예비시험과 같은 우회로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모든 변화에는 진통이 있다. 진통을 두려워해서는 결코 수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오늘 심포지엄이 단순히 합격자 숫자를 늘리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집중되지 않고, 법학전문대학원제도가 환골탈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승준 충북대 로스쿨 교수가 ‘변호사시험 합격률 제고를 위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제도의 개선방안’을, 명순구 고려대 법전원장이 ‘법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변호사시험 개선방안’을, 조소영 부산대 로스쿨 교수가 ‘로스쿨의 균형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종합토론에는 김인재 인하대 로스쿨 교수와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 문상연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과장, 오현정 변호사(법무법인 향법), 장승주(변호사시험 3회) 아주경제 기자, 박은선 오마이뉴스 기자, 이석훈 전국법학전문대학원학생협의회 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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