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한국법조인협회는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 예정인 공인노무사법 개정안(공인노무사 직무범위를 형사 고소ㆍ고발 진술로 확대)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뜻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제야말로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의 자연스러운 폐지 여부를 논할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다.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을 졸업하고 변호사시험(변시)에 합격한 7년차 이하 로스쿨 세대 변호사 3500명 회원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청년변호사단체다.

한법협(회장 김정욱)은 성명에서 “3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에 공인노무사가 노동 관련 고소ㆍ고발 사건에서 진술을 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인노무사법 개정안이 상정됐다”며 “이는 형사 변호 체계 자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환노위는 제대로 된 공청회 한 번 열지 않고 그저 통과만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법안은 환노위 간사 한정애 의원 등이 발의한 것으로 공인노무사의 직무범위를 진정, 고소ㆍ고발 사건 대리로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인노무사가 아닌 자는 노동ㆍ사회 보험 관계 법령에 정해져 있지 않다면 변호사라고 할지라도 관련 업무를 사실상 할 수 없도록 하는 실상 위험한 발상이자 비상식적인 개정안”이라고 지적했다.

한법협은 “이러한 개정안이 발의돼 통과 여부가 이슈가 된다는 것 자체가 형사절차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를 보여주는 것으로써, 국민들의 기본권은 물론 변호사 직역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 “변호사들은 변호사법 제3조에 따라 ‘당사자와 그 밖의 관계인의 위임 등에 의하여 소송에 관한 행위 및 행정처분의 청구에 관한 대리행위와 일반 법률사무를 하는 것’을 직무로 하고 있다”며 “그런데 금번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변호사는 노동ㆍ사회 보험 관계 법령 근거 형사사건에 있어 대리가 불가능하다는 황당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법협은 “나아가 공인노무사들이 ‘행정사 등 비자격자의 업무수행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개정’이라 주장하고 있는 점은, 오히려 변호사들이 공인노무사의 비전문적인 업무수행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그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한법협은 “진정, 고소ㆍ고발은 국민의 인신구속과 관련된 것으로 변호사 직무 고유영역임과 동시에 변호사의 존재이유”라며 “형사 분야에 있어서는 오히려 변호사 강제주의 도입과 같은 강력한 국민 기본권 보호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함에도, 공인노무사만이 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개정안이 등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법협은 “공인노무사 자격은 사법시험 합격자 수가 지나치게 소수이던 1980년대 일상적 노동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현재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된 지 10년이 경과하면서 공인노무사 출신 변호사는 물론 노무전문 변호사 또한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법협은 특히 “이제야말로 공인노무사 자격시험의 자연스러운 폐지 여부를 논할 상황”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그럼에도 공인노무사제도가 변호사제도와 병존하며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제하에 법률까지 개정함으로써 자신들의 권한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법협은 “이러한 납득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반대하며, 아울러 최근 공인노무사를 비롯한 법조 유사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호사 직역 침탈 행위를 일삼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대한변호사협회 등과 함께 강력한 직역 수호 노력을 전개하는가 하면, 형사 변호 체계 전반을 흔드는 개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법조 사회 전체의 반대 운동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법협은 “바라건대 정부와 국회는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이 공익 증진과 정의 수호 및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올바른 정책을 세우고, 이와 관련된 법안을 고안하고 통과시키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것이 로스쿨 도입 본래 취지에 따른 올바른 방향이자 궁극적으로는 국민들을 위한 길임을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로리더 신혜정 기자 shin@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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