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 육체노동 가동연한 ‘만 60세→65세’로 판례 변경
대법원 전원합의체, 육체노동 가동연한 ‘만 60세→65세’로 판례 변경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2.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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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대법원장과 12명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종전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상향하는 전원합의체 판례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에 관해 하급심별로 엇갈리는 판단으로 혼선을 빚던 게 교통정리 됐다.

대법원에 따르면 A군은 2015년 8월 부모, 누나와 함께 인천의 한 수영장에 놀러가 혼자 돌아다니다가 풀장으로 떨어져 사망한 사고(피해자 당시 4세 5개월)가 발생했다.

이에 A군의 가족들은 수영장의 설치 운영자 및 안전관리책임자를 상대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피해자(A)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가동연한이 만 65세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원고들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런데 피해자(A)의 일실수입(소득 및 가동연한)에 관해, 피해자가 성인이 된 후 21개월의 군 본무를 마친 2031년 12월부터 만 60세가 되는 2071년 3월까지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했다.

이에 원고들이 대법원에 상고했다.

사건의 쟁점은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인데, 대법원은 종래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경험칙상 55세로 봤다. 그러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989년 12월 26일자 판결(88다카16867)에서 만 55세라고 본 기존 견해를 60세로 변경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만 60세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하급심에서 평균여명의 연장, 경제 수준과 고용조건 등 여건 변화 등에 기초해 새로운 경험칙을 인정해 65세로 상향 판단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반면 여전히 60세로 봐야 한다는 판결도 선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결국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의한 법리 통일과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대법원 공개변론 모습
대법원 공개변론 모습

이에 대법원은 2018년 11월 29일 공개변론을 진행해 관련 전문가와 각계의 의견을 청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장(대법원장 김명수)은 폭넓은 의견 수렴을 위해 고용노동부, 통계청, 대한변호사협회, 금융감독원, 근로복지공단, 국민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 한국민사법학회, 한국법경제학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12개 단체에 쟁점에 관한 의견서를 받았다.

쉽게 말하면 이번 쟁점은 일반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자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1989. 12. 26. 선고 88다카16867)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이를 65세로 상향할 것인지 여부다.

이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김명수 대법원장, 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월 21일 일반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에 관해, “경험적 사실들의 변화에 따라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 중 일실수입에 관한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하는 내용의 전원합의체 판결(2018다248909)을 선고했다.

이러한 다수의견에 대해 조희대, 이동원 대법관의 별개의견과 김재형 대법관의 별개의견이 있었다.

대법관 다수의견(9명)은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관들은 “그 이유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ㆍ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ㆍ개선됨에 따라 1989년 12월 26일자 전원합의체 판결 당시 경험칙의 기초가 되었던 제반 사정들이 현저히 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국민 평균여명이 남자 67.0세, 여자 75.3세에서 2015년에는 남자 79.0세, 여자 85.2세로,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었다.

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516달러에서 2015년 27,000달러를 넘어 2018년에는 30,000달러에 이르는 등 경제 규모가 4배 이상 커졌다.

법정 정년이 만 60세 또는 만 60세 이상으로 연장되었고, 실질 은퇴연령은 이보다 훨씬 높게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남성 72.0세, 여성 72.2세로 조사됐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3년 6월 개정된 고용보험법에서는 65세 이후에 새롭게 고용되거나 자영업을 개시한 자만을 그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국민연금법 등도 연금수급개시연령을 점차 연장하는 내용으로 개정돼 2033년 이후부터 65세라는 점도 참작됐다.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고령자 내지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는 것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례 변경에 작용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원심은 피해자의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가 되는 가동연한을 인정할 때에, 경험적 사실들을 조사해 그로부터 경험칙상 추정되는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도출하거나 피해자의 가동연한을 위 경험칙상 가동연한과 달리 인정할 만한 특별한 구체적 사정이 있는지를 심리해, 그 가동연한을 정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그에 이르지 않은 채 막연히 종전의 경험칙에 따라 피해자의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별개의견 3명의 대법관은 경험적 사실의 변화로 만 60세를 넘어서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수의견과 견해를 같이 한다.

조희대, 이동원 대법관의 별개의견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3세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김재형 대법관의 별개의견은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일률적으로 만 65세 등 특정 연령으로 단정해 선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만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 데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에 관해 하급심별로 엇갈리는 판단으로 혼선을 빚고 있었다”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은, 경험적 사실들의 변화에 따라 만 60세로 봐온 종래 견해는 유지될 수 없고 새로운 경험칙에 따라 만 65세로 인정해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위와 같은 논란을 종식시켰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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