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법원공무원들과 법관들로부터 사법개혁의 대법원장 적임자로 추천됐던 전수안 전 대법관이 여성 최초로 서울대학교 이사장에 선출됐다.

서울대학교는 2월 14일 2019년 1차 이사회를 열고 신임 이사장에 전수안(67) 전 대법관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정관에 따르면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사 중에서 호선한다’고 돼 있다.

전수안 이사장 임기는 이사 임기가 끝나는 2020년 1월까지다.

전수안 이사장
전수안 이사장

서울대는 “전수안 신임 이사장은 제18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78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임용됐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광주지방법원장 등을 지내며 2012년 7월 대법관 퇴임 시까지 30년 이상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대한민국 사법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고 전했다.

전수안 신임 이사장은 현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전수안 대법관은 2004년 사법사상 최초로 여성 대법관에 임명된 김영란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 여성 대법관이다. 이번에 여성 최초로 서울대 이사장이 됐다.

2006년 7월 대법관에 임명된 전수안 대법관은 대법관 재임 시절 김영란, 이홍훈, 김지형, 박시환 대법관과 함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권리 보호에 앞장선 진보성향의 판결을 내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독수리 5형제’로 불렸다.

한편 전수안 대법관은 2012년 7월 10일 퇴임했는데, 이틀 뒤 당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현 청와대 민정수석)가 페이스북에 올린 호평이 눈길을 끌었었다.

조국 교수는 “전수안 대법관이 물러간다. 그는 단지 여성 몫 대법관이 아니었다. 대법관 되기 전 크게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처신 속에서도 인품과 실력은 빛났다. 대법관이 된 후 쓴 소수의견은 표현의 자유 옹호와 소수자 보호를 위한 투철한 정신과 명징한 논리로 귀감이 되었다. 퇴임사, 역시 명문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김영란 대법관 보다 전 대법관을 더 좋아한다. 이런 분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 되는 장면 보고 싶다”고 극찬한 바 있다.

실제로 전수안 전 대법관은 법원공무원들과 법관들로부터 법원개혁을 실현할 대법원장으로 인정받아 문재인 청와대에 추천되기도 했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김창호)는 2017년 3월부터 양승태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력을 이용해 사법개혁을 방해하고 법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했다며 사퇴를 촉구해왔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퇴임을 앞둔 양승태 대법원장의 후임 대법원장이 거론될 당시인 2017년 8월 7~8일 법원본부(본부장 김창호)는 전국의 법원공무원과 법관들을 대상으로 차기 대법원장 추천을 위한 총투표를 실시했다.

설문 조사에는 법원공무원 4166명과 법관 92명 등 총 4258명이 참여했다. 그 결과 전수안 전 대법관은 29% 득표율로 1위를, 박시환 전 대법관은 27%로 2위를 차지했다.

법원본부는 전ㆍ현직 대법관 22명에 대해 판결 성향과 사회문제 사안에 대한 입장 등을 분석해 김영란, 박시환, 김지형, 전수안, 차한성, 양창수, 민일영, 이인복, 이상훈, 박병대 등 전 대법관 10명을 대법원장 후보로 선정해 투표를 진행했다.

법원본부는 2017년 8월 9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한 뒤, 청와대에 차기 대법원장 추천에 관한 법원구성원 의견서를 전달했다.

당시 법원본부는 “법원의 적폐를 청산해 법원개혁을 실현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수호할 확고한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법부의 수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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