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수원고등법원과 수원지방법원이 있는 수원법원종합청사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통합적 사법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법접근센터’가 전국 법원에서 최초로 설치 추진된다.

통합적 사법지원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전국 4418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국민 사법수요도 조사(사법수요 현황조사 및 사법접근성 제고 방안 연구) 결과, 사법수요자의 사법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제나 분쟁의 근본적 해결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된 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도출됐다.

이와 같은 통합된 분쟁해결방안(comprehensive solution)의 제공은 사법접근성에 관해 활발히 연구하고 있는 OECD, UN, World Bank, OSJI(Open Society Justice Initiative) 등 국제기구에서 최근 매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안 중의 하나다.

2018년 3월부터 12월까지 대법원장 자문기구로서 활동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2018년 9월 제8차 회의에서 장애인과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법서비스 지원 기능을 통합적으로 갖춘 사법접근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사법발전위원회는 “사회경제적 신분과 지위에 관계없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법절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일 뿐 아니라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충실히 보장하기 위한 전제가 되므로, 사법서비스를 제공받는 수요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사법접근성 강화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특히 소수자 보호라는 법원의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장애인과 외국인ㆍ이주민 등도 사법서비스를 손쉽고 효과적으로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법원의 인적ㆍ물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법서비스 지원 기능을 통합적으로 갖춘 사법접근센터를 설치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광교 수원법원종합청사
광교 수원법원종합청사

◆ 설치 운영 방향은?

2019년 3월 4일 수원고등법원 및 수원지방법원의 신청사가 개원할 예정인 수원법원종합청사에 최초로 사법접근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시범운영 성과를 분석해 전국 법원으로 확대할지 검토한다.

외부 전문가(변호사, 법무사)에 의한 법률상담, 장애인ㆍ외국인 등에 대한 우선지원창구 등 그 동안 법원이 제공해온 사법지원서비스를 하나의 공간에서 통합해 제공하고, 사법접근센터의 운영을 전담할 사법지원관(법원 사무관급 이상)을 배치할 예정이다.

법률구조공단, 신용회복위원회 등 법률 관련 외부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분쟁당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법률상담서비스를 사법접근센터에서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심리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법원 홈페이지에 사법접근센터를 위한 별도 공간을 배치해, 사법접근센터에서 제공하는 모든 사법서비스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사법접근센터 상담예약 등의 절차를 온라인으로 쉽게 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장애인, 이주민, 북한이탈주민, 외국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일반 민원인들도 사회적 약자들의 우선적 이용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법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지방변호사회, 지방법무사회, 신용회복위원회, 가정법률상담소, 고용노동부, 법률구조공단 등과 MOU를 체결해 사법접근센터를 방문한 사회적 약자들이 한 공간에서 복잡한 법률문제뿐만 아니라 마음건강에 관한 문제까지 1차적인 상담을 받고, 예약 서비스를 통해 간편하게 해당 기관에서 2차적인 심층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 대한법률구조공단 수원지부의 출장 상담(법률구조, 나홀로소송 지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회생ㆍ파산절차 지원 등 상담) ⇨ 재정적 법률문제로 파생된 가정법률문제에 관해 가정법률상담소 파견 직원과 상담 + 추가 상담 예약 ⇨ 법률문제로 야기된 심리적 건강문제에 관해 심리전문가와 상담 + 추가 상담 예약 ⇨해당 기관 추가 상담

사법지원관을 비롯한 법원 직원은 소송절차 및 민원창구 안내, 사법지원서비스 이용 안내를 전담하고, 법률상담 등 분쟁의 실체에 관한 상담은 외부 전문가가 전담함으로서 재판기관으로서의 법원의 공정성ㆍ중립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 전문 시민단체, 통역서비스 제공기관 등 관련 외부기관 안내 및 연결

사법접근센터 내에서의 출장 상담 외에도 필요한 경우 장애인이나 외국인 사건, 가정폭력 사건 등 해당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를 연결시켜줌으로써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 외국인종합안내센터, 여성가족부 다누리콜센터, 한국정보화진흥원 손말이음센터 등과 같은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을 사법접근센터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해준다.

▶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조기구 및 휴게 공간 제공

장애인을 위한 각종 보조기구(음성변환출력기 스캐너, 휠체어, 화상전화기, 스크린리더 프로그램, 음성증폭기, 휴대용 독서 확대기, 화상전화기 등)를 집중적으로 배치ㆍ관리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휴게 공간을 제공한다.

고령자, 장애인 등 정보취약계층이 컴퓨터를 이용해 정보검색 및 전자소송 프로그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 기존 우선지원창구 등과의 차이는? 무엇이 좋아지는지?

법원을 찾아오는 민원인들은 보통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법원에 와서도 다시 법률구조공단, 가정법률상담소, 신용회복위원회 등을 찾아 헤매는 경우가 많고, 그마져도 제대로 찾아가기 어렵거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돼 왔다.

통합적 사법지원을 제공하는 사법접근센터가 설치되는 경우, 법원 내 여러 과에 분산된 사회적 약자 관련 사법서비스에 대한 원스탑 지원은 물론 우리 사회 내 여러 상담ㆍ지원 서비스를 바로 연결해줄 수 있게 돼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민원인들이 여기, 저기를 방황하지 않게 되어 기존의 문제를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대법원은 기대하고 있다.

또 여러 법률문제에 대한 지원에 이어 ‘심리상담’까지 받을 수 있어 문제의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법률문제를 안게 되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상의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OECD 등 국제기구의 연구결과다.

사법접근센터가 설치되는 경우, 법률상담의 기회에 심리상담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리상담은 정신과 의사 또는 해당 지역에 위치한 대학의 정신건강상담센터 또는 가정법률상담소와의 협업을 통해 추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복잡하거나 시간이 보다 소요될 수 있는 장애인, 외국인 등에 대한 민원상담을 사법접근센터가 전담하게 됨으로써, 법원 직원들이 일반 민원인 관련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관련 업무의 효율성 증진이 기대된다.

아울러 일반 민원인들도 사법접근센터의 통합적 지원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어 전

반적인 민원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향후 계획은?

수원법원종합청사 개원과 함께 2019년 3월부터 ‘사법접근센터’를 최초로 설치해 위와 같은 통합적인 사법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수원법원종합청사에서의 시범적 설치, 운영을 통해 개선점을 발굴해 제한적 사법서비스에 그쳤던 기존 우선지원창구를 ‘사법접근센터’로 점차 확대 설치해 나가는 방향으로 연구ㆍ추진할 예정이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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