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판사 출신 박판규 변호사는 2일 “자유당이 김경수 판결에 대한 비판에 대해 사법부 침해, 헌법파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며 “사법농단의 실체를 부정하는 세력이 사법부 침해, 헌법파괴를 운운하는 것도, 정말 끔찍하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맨앞이 박판규 변호사
좌측 맨앞이 박판규 변호사

박판규 변호사는 2일 페이스북에 ‘무엇이 헌법파괴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다.

그는 “생각해 보면, 자유당이나 사법농단이 없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반응이 한심하기 그지없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판규 변호사는 “청와대 민정수석이랑 법무비서관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1심 선고 전에 이미 대책을 논의했어야 됐고, 재판장으로부터 선고결과가 안 좋다는 말을 들으면 적어도 법정구속은 하지 말라는 뜻을 전해야 했으며, 1심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하여금 항소심 대책 방안을 작성하게 하고, 항소심 재판장에게 보석인용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기획법관으로 하여금 항소심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하게 하면서 선고 시기를 조율하고, 2심이 선고되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여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미리 검토하게 하면 되는데”라고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부와 박근혜 청와대와의 재판거래 방법 등을 일일이 꼬집었다.

박 판사는 “이런 것들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하나도 하지 않고 굳이 언론에 대고 재판부나 사법부를 비판하는 모양 빠지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 그들로서는 이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판규 변호사는 “그럼에도 이들은 현 정부가 이런 행위를 한다면 극렬하게 저항할 것이 분명하다”며 “무려 5시간 반짜리 릴레이단식을 할지도...”라고 힐난했다. 자유한국당의 이 단식은 ‘웰빙단식’, ‘딜레이식사’ 등의 비아냥이 쏟아졌다.

박 변호사는 “아직도 (양승태) 사법농단을 부정하는 분들이 법원 내에 계속 있고, 그들과 생각을 같이 하는 자들이 권력을 잡게 되면 그들은 이런 김경수 판결 같은 상황이 발생할 일이 없게 만들 것이다”라며 “미리 대비할 것이니 언론이나 시민단체, 정치집단으로부터 필요 이상의 공격을 받지 않아 사법신뢰가 저하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부수적으로 사법부의 숙원사업도 잘 달성될 것이다”라고 적었다.

박판규 변호사는 “끔찍한 일이다. 사법농단의 실체를 부정하는 세력이 사법부 침해, 헌법파괴를 운운하는 것도, 이들이 여전히 권력의 주변을 얼쩡거리며 조금만 방심하면 다시 국가권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끔찍한 일이다”라고 우려했다.

판사 출신 박판규 변호사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판사 출신 박판규 변호사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편, 판사 출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일 비상원내대책회의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을 언급하면서 “민주당 판결 불복의 프레임은 두 가지다. 판사 개인을 공격해서 적폐 판사로 몰고 가고 또 하나는 정황 증거 운운하면서 판결을 흔드는 것”이라며 “바로 이것은 민주당이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재판 불복을 넘어선 헌법 불복”이라며 “한마디로 민주당의 이러한 시도는 그동안 우리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던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을 통째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저희는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2형사부(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1월 30일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댓글 순위공작에 가담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에 대해 징역 2년, 오사카 총영사 제안 혐의(공직선거법)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측은 판결 다음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농단 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에서 김경수 지사의 유죄 판결과 나아가 법정구속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박판규 변호사는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7기를 수료했다. 판사로 임관해 서울동부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전주지방법원 정읍지원,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무하다 2017년 법복을 벗었다. 현재 법무법인 현진에서 활동하고 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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