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호 “MB 4대강 성토하더니…문재인 정부 ‘예타’ 무시ㆍ면제 이중잣대”
홍종호 “MB 4대강 성토하더니…문재인 정부 ‘예타’ 무시ㆍ면제 이중잣대”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9.01.3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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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환경부의 ‘4대강 조사ㆍ평가 전문위원회 및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에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예비타당성 면제를 동원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성토했던, 이 정부가 예타를 무시ㆍ면제하고 추진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성토하면서, 이에 공동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홍종호 서울대 교수(사진=페이스북)
홍종호 서울대 교수(사진=페이스북)

홍종호 교수는 28일 페이스북에 “천문학적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합리성을 최대한 담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예비타당성조사를 건너뛰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소식 앞에 망연자실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돈 있는 곳에 마음 있다’는 말이 거의 진리에 가깝다고 할 때 이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위해 쓰겠다는 것이 이만큼 분명히 드러나는 사안은 없다고 본다”며 “내일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사실이 아니기만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홍종호 교수는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강행한 4대강사업에 대해 나는 왜 예타조사를 명시한 국가재정법을 위반하느냐고 비판했다”며 “내 비판의 근거는 500억원 이상의 사업비와 300억원 이상의 국가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를 덧씌운 것은 꼼수이자 불법이라는 것이었다”고 짚었다.

그는 “실제로 내가 증인으로 출석한 법정에서 부산고등법원은 낙동강 사업에 대해 정부가 비용편익분석에 기초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수행하지 않은 것은 불법이라는 판단을 했다”며 “사실상 사업이 종료됐기 때문에 실효성 없는 판결이었고, 결국 사정판결이라는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말이다”고 상기시켰다.

실제로 부산고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신 수석부장판사)는 2012년 2월 10일 국민소송단이 4대강 사업의 하나인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취소해달라’며 국토해양부장관 등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건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재정법에 500억원 이상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 경제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과 낙동강 사업 중 보의 설치, 준설 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누락해 행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막대한 예산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공정이 90% 이상 거의 완성돼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며, 국가재정의 효율성을 고려하는 등 공공복리를 감안해 사업을 취소하지 않는 사정판결을 했다.

‘사정판결(事情判決)’은 원고의 청구이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게 현저하게 공익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는 행정소송법 제28조 제1항에 따른 것으로,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내려지는 판결이다.

김신 수석부장판사는 위 판결 몇 달 뒤인 그해 7월 대법관 후보로 지명을 받았다.

이에 당시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인 우원식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012년 7월 8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신 대법관 후보자의 4대강 사업 판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의원은 “김신 대법관 후보는 부산고법 재판장으로서 4대강 낙동강 사업 소송에서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는 절차적 위법을 판시했으나, MB정부 4대강 사업 논리를 일방적으로 수용해 사실상 사업을 정당화시켰다”며 “법률이 정한 예비타당성 조사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국가재정법을 위반한 하자가 존재해 위법하다고 판결했으나, 이미 공정이 90%이상 완료돼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며, 국가재정의 효율성을 고려하는 등 공공복리를 감안해 사업을 취소하지 않는 사정판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판결은 행정청의 위법 부당을 사실상 적법한 것으로 추인하는 결과로 사법부가 무조건적인 국책사업의 강행에 따른 정부기관의 불법과 탈법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국민적 반대가 심했던 이명박 정부의 4개강 사업에 대해 반대 측의 논리를 의도적으로 배척, 외면하는 일방적으로 정부 측 주장을 받아들인 전형적인 무소신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판결은 위법사실이 명백한 4대강 사업을 법원 자체가 위법을 저지르면서까지 결과적으로 합법화해준 판결로 김신 대법관 후보는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다시 홍종호 교수로 돌아온다.

홍종호 교수는 “당시 야당이었던 현 정부 여당은 예타 면제라는 방식을 동원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격렬히 성토했다”면서 “그때 야당이었던 현 정권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사업에 대해 예타 면제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말문이 막힌다”고 어이없어했다.

홍 교수는 “일각에서는 예타를 수행하면 어차피 경제성 없게 나올 것인데 그렇다면 사람 없고 여건 열악한 지역 사업은 영영 할 수 없는 것이냐는 항변을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다”며 “예타에는 비용편익분석 결과에 기초한 경제성 평가 외에도 정책적 분석을 통해 지역 낙후도, 지역균형발전, 환경 및 사회적 가치 등 다양한 중요한 기준과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틀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에도 경제성은 부족하나 지역 상황과 여건을 감안해 사업을 추진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또 “경제성 분석은 사업 추진 여부 판단을 넘어 많은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먼저 경제성 분석을 통해 어떤 부분에서 해당 사업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창출되는 편익보다 소요되는 비용이 현저히 많을 것으로 나온다면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할지, 다른 보다 바람직한 사업은 없을지 찾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잘못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장점을 봤다.

홍종호 교수는 “책임 있는 정부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다. 시간이 없다고? 핑계다. 1~2년 늦더라도 제대로 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어떤 이유로든 사업의 시급성을 구실로 사업을 강행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바람직하다”며 “바로 그것이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이 주는 가장 큰 역사적 교훈 아니었던가?”라고 따져 물었다.

4대강에 설치된 보처리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4대강 사업 조사평가단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종호 교수는 “이명박 정권은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4대강) 사업을 강행해 버렸지만, 우리는 전문 지식과 학자적 양심, 그리고 시민 책임성을 바탕으로 최선의 평가결과를 만들어 내자고 (조사평가단에) 말했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그러면서 “그런데 보처리 방안도출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준 문재인 정부는 경제성분석과 예비타당성을 무시하겠다고 한다. 시급을 요하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사업이니 예타를 면제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이중적인 잣대로 국정을 운영해 온 것인가? 내년 총선이라는 정치적 일정에 꿰맞춘 것이라는 비판에서 진정 자유롭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종호 교수는 “나는 4대강 보처리 조사평가단 위원들께 얼굴을 들 수 없다. 위원장으로서 너무 죄송하다”며 “정부가 가차 없이 휴지통에 던져 버린 평가방법을 사용해 국민들께 4대강의 미래를 설명하고 설득한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일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교수는 “나는 마음이 괴롭고 국민들께 죄송해서 도저히 이렇게 하지 못하겠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SOC 사업들이 예타 면제로 확정된다면, 나는 더 이상 대통령 훈령으로 만든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해서도 안 되고 할 자격도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히며 “그 동안 너무 열심히 함께 해 준 조사평가단의 활동가, 연구자, 일선 공무원들께 죄송할 따름이다”라고 사과의 글을 남겼다.

홍남부 부총리(사진=기획재정부)
홍남부 부총리(사진=기획재정부)

한편, 정부는 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예비타당성 면제 대상은 23개 사업 24조 1000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R&D 투자 등을 통한 지역전략산업 육성에 3조 6000억원, 지역산업을 뒷받침할 도로ㆍ철도 등 인프라 확충에 5조 7000억원, 전국 권역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ㆍ물류망 구축에 10조 9000억원, 지역주민 삶의 질 개선에 4조원이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중 지역전략산업 R&D 투자 지원. (인포그래픽=기획재정부)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중 지역전략산업 R&D 투자 지원. (인포그래픽=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는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의 흔들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금번의 예타면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국가재정법에서 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특히 “금번 프로젝트는 과거에 추진했던 4대강 사업과는 사업내용과 추진방식 등에서 다르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첫째, “SOC 외에도 R&D 투자 등 지역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사업을 함께 포함했다”, 둘째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Top-down방식이 아닌 지역이 제안한 사업을 지원하는 Bottom-up방식으로 추진했다”, 셋째 “환경ㆍ의료ㆍ교통 시설 등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되는 사업도 포함했다. 아울러 절차적으로도 국가재정법이 정한 법적 절차인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 점도 과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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