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이후 소년법 폐지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소년법 개정이 청와대 국민청원 1호 답변이 됐다.

처벌 강화보다 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답변 중 소년법에 있는 10가지 보호처분을 활성화, 실질화해 어린 소년들이 제대로 사회에 복귀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소년법 폐지와 엄벌이 능사가 아니라는 입장이 교차하는 가운데,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국장 강호성)은 소년원학생들이 대자연을 직접 체험하면서 긍정적인 사고와 도전정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소년원학교 올레길 자전거 하이킹’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에스원(대표이사 육현표)의 후원으로 지난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5일 동안 진행되는 이번 체험활동에는 고봉중ㆍ고등학교(서울소년원) 학생, 교사, 자원봉사자 등 28명이 참여해 제주도 올레길과 환상 도로 234㎞를 자전거로 달린다.

삼성에스원은 체험활동 후원 외에도 2005년부터 소년원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하이킹 코스를 구성하는데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등이 직접 참여해 제주의 고유한 문화와 풍경을 더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됐다.

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 학생, 교사, 자원봉사자들이 2018년 4월 23일부터 4월 27일까지 4박 5일 동안 제주도 올레길과 환상 도로 234㎞를 달리며 긍정적인 사고, 도전정신, 자신감을 키웠다.(사진=법무부)
고봉중․고등학교(서울소년원) 학생, 교사, 자원봉사자들이 2018년 4월 23일부터 4월 27일까지 4박 5일 동안 제주도 올레길과 환상 도로 234㎞를 달리며 긍정적인 사고, 도전정신, 자신감을 키웠다.(사진=법무부)

자전거 하이킹에 참가한 김OO(18세) 학생은 “어려운 코스에서 잠시 포기할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힘든 여정을 통해 나도 끝까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태어나서 처음 비행기도 타보고 제주에도 와봤는데, 그 동안 말썽만 피우던 나를 벗어던지고 다시 시작해 새로운 모습으로 가족과 함께 제주에 오고 싶다”고 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김OO 학생은 소년원에서 검정고시 합격과 더불어 한식조리기능사와 한과디저트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한편,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3일에 제주 올레길 2차 하이킹이 진행될 예정으로, 여기에는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안양소년원) 여학생들과 강호성 범죄예방정책국장이 참여한다.

법무부는 “앞으로도 소년원학생들의 사회적응력과 자아존중감을 높이기 위해 각 권역별로 특색 있는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발굴해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42년 서울소년원 개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0개의 소년원을 운영 중이다. 남자소년원이 8개(서울ㆍ부산ㆍ대구ㆍ광주ㆍ전주ㆍ대전ㆍ춘천ㆍ제주소년원) 여자소년원 2개(청주ㆍ안양소년원)다. 대외명칭은 소년원 대신 OO학교로 사용하고 있다. 법무부는 소년원의 교육활동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모든 소년원에 학교 명칭을 복수사용하고 있다.

소년법 제32조에 따라 법원 소년부에서 7~10호 보호처분을 받은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을 수용 보호하고 있다.

[로리더 표성연 기자 desk@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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