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박주민 최고위원은 14일 헌정사상 최초로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사법농단 의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질타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수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반성과 사죄가 없이 여러 가지로 사법농단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며 “(검찰) 조사가 진행되겠지만, 대법원장이 이렇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일은 우리 헌정사상 처음이다. 그러면서도 아무런 반성이 없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에서는 엄격하게 수사해서 의법처리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대법원장이 이런 짓을 해도 제대로 사법처리를 못한다고 한다면, 법질서에 대한 신뢰를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환기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최고위원과 이해찬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박주민 최고위원과 이해찬 대표(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사법농단 의혹사건과 관련해 특별재판부 설치법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최고위원도 “지난 금요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검찰소환 조사가 있었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입장문 전체를 봐도 도대체 왜 대법원 앞에서 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안 들어 있었다. 다만 ‘선입관’, ‘편견’이라는 단어들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오전 9시경 검찰 출두에 앞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정문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했다.

박 최고위원은 “입장문 내용에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이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고, 오히려 수사에 대해서는 폄훼하는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사에 대해 법원에 불만을 전달하고, 불만을 가진 판사들을 결집시키기 위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는 사법을 책임져왔던 사람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입장문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면서 법률과 양식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 저는 이를 믿습니다. 그분들의 잘못이 나중에라도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므로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 문장을 보면 본인은 전혀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후배 법관들이 잘못을 했다고 해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다’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며 “실제로 (검찰) 조사과정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자신은 모르는 일이다’라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박 최고위원은 “법원행정처가 대법원장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조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법원행정처가 했던 일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전형적인 책임 떠넘기기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과정과 그 이후의 재판이 제대로 이루어져 (양승태 사법농단) 진상이 낱낱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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