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법농단 관련 대법관들과 법관들의 자진 사퇴를 주창해 왔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전원) 교수가 검찰 수사에 침묵하는 전ㆍ현직 대법관들에게 쓴소리를 내며 개탄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변호사인 박찬운 교수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양승태를 비롯한 사법농단 대법관들이여!’라는 글을 올리면서다.

박 교수는 “만일 내가 대법관으로서 정당한 업무를 했음에도, 검찰이 ‘재판거래를 했니’, ‘사법농단을 했니’ 하면서 수사를 한다면, 나는 매일같이 성명을 내, 검찰수사의 부당함을 알릴 것이다”라며 “한 나라의 대법관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모독이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런데 이제까지 사법농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대법관들은, 양승태가 단 한 번 언어도단의 골목기자 회견을 한 것 외에는, 자신들의 무고함을 당당히 말한 바 없다”며 “이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저들이 우리 사법을 유린 했다’고 국민들이 믿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박찬운 교수는 “이들이 희망을 갖는 것은, 헌법을 유린한 국기문란의 죄를 지었지만, 그것을 처벌할 마땅한 법이 없는 현실”이라고 개탄하며 “직권남용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이 범한 행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약하다”고 씁쓸해 했다.

박 교수는 “법의 허점이 그들이 기댈 유일한 언덕인 것”이라며 “과거 입법자들이 상상하지 못한 창조적(?) 범죄를 저지르고 국민을 우롱하니, 이것이야말로 정의의 위기, 국가의 위기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박찬운 교수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박찬운 교수가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법학교수들에게 “헌정사에 전무후무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동참을 호소했던 박찬운 교수는 지난 9월 17일 전국 21개 로스쿨 교수 74명과 39개 법과대학(법학과) 교수 62명 등 136명이 참여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전국 법학교수 성명’의 발표를 이끌어냈다.

교수들은 “사법농단 사태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할 법원에서, 그것도 최고법원인 대법원에서, 상고법원을 설립한다는 명분으로 권부의 핵심과 연결해 재판을 거래했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우리 헌정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라고 통탄했다.

교수들은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 이것은 권력분립과 법관의 독립을 규정한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한 헌법파괴이자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이로 인해 법원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재판에 대한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됐으니, 이 사태는 사법의 위기이자 정의의 위기요 국가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교수들은 “매일같이 대법원 판례를 가르치면서 사법정의를 강조하는 우리가 이 사태를 외면하는 것은 법학교수로서 양심상 허락하지 않는다. 법과 정의를 갈망하는 학생들에게, 미래의 법률가가 되겠다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우리의 행동을 보여주어야 한다. 법학 교수들이 나서지 않을 수 없다”고 성명을 발표한 배경을 설명했다.

교수들은 그러면서 4가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먼저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법농단과 증거인멸에 책임 있는 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며, 법원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 “국회는 재판거래로 피해를 본 당사자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은 특히 “재판거래와 사법농단에 관여한 전ㆍ현직 대법관들은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고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라!”, “국회는 이 사태에 대해 즉각적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특별재판부설치를 위한 관련법 제정을 서두를 것이며, 사법농단에 관여한 현직 대법관과 법관에 대한 탄핵절차에 돌입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박찬운 교수
박찬운 교수

사법농단 사태가 터진 후 연일 분노하던 박찬운 교수는 지난 8월 22일 페이스북에 “사법부, 당신들은 최고법인 헌법을 유린하고 파괴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국헌을 문란한 대역무도한 내란죄와 다름없다”고 분개했다.

박 교수는 “당신들(양승태에 의해 제청 임명된) 대법관들의 죄가 크다. 당신들 그 큰 죄를 어떻게 갚을 것인가. 그럼에도 ‘재판거래란 있을 수 없다’고 한마디로 퉁 치면서, 아직도 그 법대를 떠나지 않는 당신들의 두꺼운 낯짝에 경악한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당장 법대에서 내려오라”고 퇴진을 촉구했다.

변호사인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6월 11일 ‘사법행정권 남용 규탄 전국변호사 비상시국모임’이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앞에서 개최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전국변호사 시국선언’에 참여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시국선언에 참여해 발언하는 박찬운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해 발언하는 박찬운 교수

박 교수는 “(양승태) 대법원장을 필두로 법원행정처 소위 엘리트 판사라는 자들이 사법부를 통째로 권부에 헌납하고 말았다”며 “이것은 명백한 헌법유린으로 국헌문란행위다”라고 규정했다.

박 교수는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정의실현을 위한 최후의 보루가 사법부라고 볼 때, 이것은 단순한 사법의 위기가 아니라 정의의 위기다”라고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전 구성원들은 사법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며 5가지를 제시했다.

박찬운 교수는 특히 “양승태 대법원 시절 임명된 대법관들은 양승태의 사법농단에 가담했거나 동조한 책임이 있다. 이제껏 누구하나 양승태의 법원 운영에 비판하거나 저항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 없다”며 “특히 KTX 사건 등 재판거래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받는 상황이다. 이들 대법관이 있는 한 대법원의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즉각적으로 사퇴해 대법원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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