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공무원 김광준 “양승태 구속에 멈춰선 안 돼…부역 법관들 처단해야”
법원공무원 김광준 “양승태 구속에 멈춰선 안 돼…부역 법관들 처단해야”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11.1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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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김광준 법원공무원이 9일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고등법원 강민구 부장판사와 김시철 부장판사를 거침없이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사법농단과 관련해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를 향해 “적폐 판사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특히 “사법농단에 대한 단호한 처리는 양승태 구속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무너진 사법신뢰를 회복하고, 법원다운 법원이 되기 위해서는 양승태 시절 부역했던 법관들을 발본색원해서 반드시 처단해야 된다”고 당당하게 목소리를 높였다.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가정행정지회 김광준 지회장이 9일 문화제 단상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가정행정지회 김광준 지회장이 9일 문화제 단상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가 대법원에서 주최한 “사법부 신뢰회복을 위한 양승태 구속! 노동존중 법원을 위한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법원공무원 결의문화제’에 참석해서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전국 법원에서 근무하는 법원공무원 500여명은 이날 결의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함께 연가를 내고,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에 집결했다. 법원공무원들의 연가 투쟁으로는 최다 인원이 참여했다.

김광준 법원공무원은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가정행정지회 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좌측부터 함찬희 법원본부 제도개선위원장, 이연화 고양지부 사무국장, 김광준 서울가정행정지회 지회장
좌측부터 함찬희 법원본부 제도개선위원장, 이연화 고양지부 사무국장, 김광준 서울가정행정지회 지회장

현장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김광준 지회장은 “새벽길을 마다 않고 (대법원까지) 달려오신 전국의 조합원 여러분, 호환마마 보다 무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머리를 정돈해 가면서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고 재치 있게 입담을 열어 참석자들에게 큰 웃음을 줘, 함성과 함께 박수를 받았다.

김광준 지회장은 “얼마 전 코트넷(법원 내부게시판)을 보니까 너무 가관인 일이 발생했다”며 “바로 강민구 고법 부장과 김시철 고법 부장이 코트넷에 글을 올렸다”고 서울고등법원 강민구ㆍ김시철 부장판사를 겨냥했다.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가정행정지회 김광준 지회장이 9일 문화제 단상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법원본부 서울중앙지부 가정행정지회 김광준 지회장이 9일 문화제 단상에 올라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곧바로 “여러분, 강민구 고법 부장이 어떤 사람입니까.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과 부적절한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주고받은 사람”이라며 “(메시지) 그 내용은 또 어떻습니까. (강민구) 자기 동생 인사문제를 거론하질 않나, 삼성페이를 자기가 홍보했다고 하질 않나, 심지어는 법관 내부 인사문제까지 장충기 사장한테 보고한 사람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더욱 더 가관인 것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이 유포되자 장충기 사장한테 문자를 보냅니다. 이것이 양생법의 일종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양생법은 성매매를 통해 더 건강해 질 수 있다는 법이다. 그것을 누군가의 칼럼에 이런 내용이 있다는 식으로 장충기 사장에게 보냈다”고 강민구 부장판사의 부적절한 행태를 질타했다.

법원공무원용 법복을 입고 문화제에 참석한 법원공무원들
법원공무원용 법복을 입고 문화제에 참석한 법원공무원들

김광준 지회장은 또 “지금 현재 강민구 고법부장이 맡은 사건이 무엇이냐.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임우재씨의 항소심 (이혼) 재판을 맡고 있다”며 “삼성 관련 재판을 이 사람이 하고 있는데, 아무리 공정하게 했다고 한들 누가 믿어주겠습니까, 안 그렇습니까”라고 묻자, 참석자들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이혼재판 중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 측은 강민구 재판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법관 기피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김광준 지회장은 “김시철 고법 부장은 어떤 사람입니까.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을 1년 7개월이나 질질 끌면서 사건 주심판사와 사건내용을 논의하기는커녕, (대법원을 가리키며) 저기 있는 법원행정처 사람과 사건을 논의하다가 결국은 본인이 선고도 않고 (재판장) 자리를 떠났다”고 비판했다.

김시철 부장판사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2012년 대선개입 사건(공직선거법 위반, 국정원법 위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제7형사부의 재판장이었다. 그런데 검찰 수사과정에서 당시 주심인 최OO 판사는 “재판장이 자신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판을 진행한다”는 등의 이유로 법원행정처에 인사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시철 부장판사는 2015년 10월 원세훈 전 국장원장을 보석으로 풀어준 후 2017년 2월 서울고법 민사 재판부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원세훈 재판의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서울고법 제7형사부의 재판장으로 부임한 김대웅 부장판사는 2017년 8월 31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광준 지회장은 “이번에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김시철 부장판사가) 코트넷에 글을 올렸다. 무려 47페이지에 달하는 압수수색의 부당함을 올렸다”며 “(사법농단 의혹 관련) 수사대상자가 공개적인 공간에서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 정말 뻔뻔하기 짝이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맹자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이라는 말을 했다. 수오지심이라는 말은 부끄러움을 모르면 인간도 아니라고 했다. (대법원을 가리키며) 저들은 인간도 아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고 호통을 치자,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9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법원공무원 결의문화제에 연가를 내고 참석한 법원공무원들
9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법원공무원 결의문화제에 연가를 내고 참석한 법원공무원들

김광준 지회장은 “조합원 여러분 부끄러움을 모르는 결과가 어떻습니까. 헌법기관인 우리 사법부의 재판을 믿지 못하겠으니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겠다고 한다”며 “우리가 ‘공정한 재판을 한다. 사법부 신뢰를 훼손하지 말라’고 이렇게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겸허하게 반성을 해야 한다. 그 반성이 먼저 있어야 우리 국민들은 사법부에 신뢰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거침없는 입담과 유머를 보여주며 이날 문화제 공간을 웃음바다로 만든 김 지회장은 이때 “(준비한 발언이) 너무 길어서 좀 쉬었다 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어, 박수와 함께 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흰 종이에 발언 내용을 적어와 가끔씩 봤다.

김광준 지부장
김광준 지부장

특히 김광준 지회장은 “사법농단에 대한 단호한 처리는 비단 양승태 구속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며 “무너진 사법신뢰를 회복하고, 법원다운 법원, 나의 직장다운 직장이 되기 위해서는 양승태 시절 부역했던 법관들을 발본색원해서 반드시 처단해야 된다. 맞습니까”라고 단호하게 외쳤다. 이에 참석자들은 함성과 큰 박수로 공감을 표시했다.

9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법원공무원 결의문화제에 연가를 내고 참석한 법원공무원들<br>
9일 대법원 정문 앞에서 열린 법원공무원 결의문화제에 연가를 내고 참석한 법원공무원들<br>

김 지회장은 “사법농단은 비단 그들의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사법 불신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조합원들이 최일선에서 겪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난동을 피우고, 법원 보안관리대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여러 건 발생했다. 법원을 찾아오는 민간인들은 우리 일반직원들도 모두 똑같은 사람이라고 핀잔을 주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아무리 우리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줘도 자기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일선에 있는 우리 직원들을 향해 사법적폐라는 막말을 서슴치 않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누구 때문입니까. 모두 부끄러움을 모르는 저기에 있는 적폐 판사들 때문이다”라고 대법원을 가리키며 목청을 높였다.

김광준 지회장은 “우리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사법개혁에 동참하고, 스스로 적폐청산을 이뤄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발언 마무리에서는 “사법개혁을 우리 스스로 이루는데 동참하기를 주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9일 연가를 내고 결의문화제에 참석한 법원공무원들
9일 연가를 내고 결의문화제에 참석한 법원공무원들

이날 법원공무원들은 “양승태 구속! 적폐법관 OUT! 사법적폐청산” 문구가 적힌 손 표지판을 들고 나왔다. 표지판 양면에는 “비정규직 철폐! 사법행정회의 노조 참여! 단체교섭 승리!”도 담았다.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결의문 발표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결의문 발표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사회를 맡은 정진두 법원본부 사무처장이 문화제 중간마다 “양승태를 구속하라!”, “적폐법관 탄핵하라!”, “사법적폐 청산하자!”, “적폐법관 재판배제!” 등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치며 결속을 다졌다.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 김주업 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조창익 전교조위원장,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왼쪽부터 전국공무원노조 이상원 수석부위원장, 김주업 위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조창익 전교조위원장,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문화제에서는 조석제 법원본부장이 대회사를 열고, 김주업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위원장이 투쟁사를 했다. 또한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이 사법농단 피해자 연대발언을 했다.

한편, 법원공무원들은 결의문화제를 마친 뒤 대법원 담벼락 둘레에 법원본부 24개 지부의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었다. 법원공무원들의 외침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다.

대법원 정문 앞을 지나는 문화제 참가자들
대법원 정문 앞을 지나는 문화제 참가자들
대법원 담벼락에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과 이상원 수석부위원장.
대법원 담벼락에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 김주업 위원장과 이상원 수석부위원장.

법원공무원들이 내건 현수막은 “적폐법관 사퇴하라!”, “사법행정회의 노조 참여 보장!”, “판사는 법정으로! 행정은 법원공무원이!”, “사법적폐 청산하자!”, “능력평가시험 폐지하라”, “단체교섭 승리하자” 등이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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