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본부장 조석제)는 21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발표한 법원행정처 폐지, 윤리감사관 외부개방 등 법원제도개혁 추진 방안에 대해 “대법원장의 현실 인식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본부’는 전국의 각급 법원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법원공무원들로 구성된 법원공무원단체로 옛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라고 보면 된다. 법원본부(법원노조)에는 1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어 법원공무원을 대표하는 단체다.

먼저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날 <법원 제도개혁 추진에 관하여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의 제목으로 법원제도개혁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70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법원)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70년 기념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대법원)

이에 대해 법원본부는 이날 대법원장 발표에 대한 입장을 통해 “법원행정처 폐지, 윤리감사관 외부개방 등을 통해 관료화 되고 권위적인 법원문화와 폐쇄적인 행정구조를 개선해야 법원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국민의 관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현실 인식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또한 사법행정업무에서 비법관화가 법관관료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전날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 폐지를 발표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관련 법령이 정비되는 대로 (가칭)사법행정회의에 사법행정에 관한 권한을 부여하고, 법원행정처는 오로지 집행업무만 담당하는 법원사무처와 대법원 사무국으로 분리ㆍ재편하겠다. 그리고 대법원과 법원사무처를 장소적으로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특히 법원사무처에는 상근법관직을 두지 않을 것이다. 최근의 (사법농단) 현안에서 문제된 일들은 상근법관직을 두지 않았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우선 2019년 정기인사를 통해 법원행정처 상근법관의 1/3 정도를 줄이고, 저의 임기 중 최대한 빠른 기간 내에 법원사무처의 비법관화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법원본부는 “개혁은 속도가 중요하다”며 “사법농단으로 국민들의 사법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빠르게 법원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정기국회에 관련 입법 개혁이 완료되도록 법원본부도 추진단에 합류할 위원을 빠르게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원회가 건의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실무적인 제반 후속조치 또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지 않도록 법원행정처가 아닌 외부 인사와 법관대표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추진단을 구성해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며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법원공무원노동조합으로부터 법원 내ㆍ외부의 신망 있는 인사들을 추천받아, 대법원장 직속의 실무추진기구로서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을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새롭게 구성될 (가칭)사법행정회의는 국민들의 시각과 함께 법원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 것을 제안하며, 사법농단으로 추락한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의 법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사법개혁이 신속하게 완성될 수 있도록 법원본부도 최대한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대법원장은 “추진단은 2018년 10월 말까지 사법발전위원회가 건의한 내용 중 (가칭)사법행정회의의 신설과 법원행정처 폐지 및 대법원 사무국 신설 등에 관한 방안을 구체화하고 법원 내ㆍ외부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으로 관련 법률의 개정안을 마련해 대법원장에게 건의하게 될”이라고 밝혔다.

좌측부터 법원본부 정진두 사무처장, 김명수 대법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좌측부터 법원본부 정진두 사무처장, 김명수 대법원장, 조석제 법원본부장

한편 법원본부는 지난 7일 법원행정처 개편 방안에 대해 노동조합 참여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원본부 조석제 본부장, 정진두 사무처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자리에서 법원본부는 법원행정처 개편방안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의견을 제시했고, 앞으로 의사결정기구에 노조 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지난 20일 대법원장실에서 면담하는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지난 20일 대법원장실에서 면담하는 조석제 법원본부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이에 화답하듯 다음날인 20일 법원제도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법원공무원노동조합(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로부터 법원 내ㆍ외부의 신망 있는 인사들을 추천받아, 대법원장 직속의 실무추진기구로서 ‘사법발전위원회 건의 실현을 위한 후속추진단’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본부(법원노조)와의 면담을 진행하고, 또 추진단 구성에 법원공무원노동조합으로부터 인사 추천을 받겠다고 밝힌 행보에 대해 법원본부는 이를 “김명수 대법원장! 사법개혁에 노동조합과 함께 하겠다!”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법원본부는 “늘 해왔듯이 앞으로도 사법부가 바로 서 국민의 법원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면담 자리에서 악수하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
지난 20일 면담 자리에서 악수하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조석제 법원본부장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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