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19구급대원 임용 전 성추행…소방공무원 품위손상 ‘해임’ 정당
법원, 119구급대원 임용 전 성추행…소방공무원 품위손상 ‘해임’ 정당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8.09.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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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더]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하고 정식 소방공무원이 되지 전에 저지른 지하철에서의 강제추행을 이유로 ‘해임’처분을 받은 119구급대원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소방공무원 중 119 구급대원은 좁은 공간에서 구급환자의 신체를 자주 접촉해야 하며 구급환자들이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한 신뢰가 요구되는 직업임을 고려하면,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의 강제추행 행위도 지방공무원법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지방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7년 7월 대구광역시 지방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A씨는 소방학교에 입교해 신임 소방공무원 교육을 받기 전인 9월 1일 대구의 지하철에서 여성(20대)에게 2회에 걸쳐 성추행 범죄를 저질렀다.

A씨는 범행 3일 뒤에 소방학교에 입교해 11월말까지 신임 소방공무원 교육을 받았고, 작년 12월 4일 대구시 지방소방사 시보로 임용돼 119구급대원으로 근무했다.

검사는 2017년 12월 13일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의 범죄사실로 기소했다. 또한 소속 소방서장에게 ‘공무원 피의사건’ 처분결과를 통보했다.

이에 소방서장은 2018년 1월 소방공무원징계위원회에 A씨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했고, 징계위원회는 지난 2월 A씨를 해임한다는 징계의결을 했다. 이에 임용권자인 대구시장은 지난 2월 A씨에게 해임처분을 했다.

또한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지난 7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의 범죄사실로 기소된 소방공무원 A씨에게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40시간을 성폭력치료강의수강명령, 40시간의 사회봉사명령, 3년간 신상정보공개 명령을 내렸다.

A씨는 해임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A씨는 “피고는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해임 처분을 했는데 위 규정은 해당 공무원이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당시에 공무원의 신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원고(A)는 품위손상행위 당시에 공무원의 신분에 있지 않았으므로, 위 규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사건 품위손상행위는 원고가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에 발생한 일인 점, 정직이나 감봉 등의 다른 방법으로도 징계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곧바로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한 점, 원고가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를 하기 위해 노력한 점, 원고는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임 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그 남용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대구지방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한재봉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소방공무원 A씨가 임용권자인 대구시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비록 원고의 강제추행 행위가 소방공무원 시보로 임용되기 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때문에 임용 후의 소방공무원으로서의 품위가 크게 손상됐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게다가 소방공무원 중 119 구급대원은 좁은 공간에서 구급환자의 신체를 자주 접촉해야 하고, 그 구급환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므로 원고와 같은 119 구급대원은 구급환자들이 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온전히 맡길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한 신뢰가 요구되는 직업”이라고 환기시켰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고는 소방공무원 시보로 임용되기 전의 강제추행 범죄로 인해 공무원의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를 했고, 그에 따라 소방공무원의 직무수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상당히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며 “결국 원고의 품위손상행위는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제3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배척했다.

이와 함께 “재량권의 한계를 넘거나 그 남용이 있는 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역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인 지하철에서 동일한 피해자에게 두 차례에 걸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을 하는 성폭력범죄를 반복해 저지름으로써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또는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로서 그 징계양정 기준이 ‘파면’ 또는 ‘파면~해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따라서 원고의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 처분은 징계양정 기준의 범위 내에 있으므로, 이를 두고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원고의 품위손상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로서 성폭력처벌법 제11조에서 정한 죄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원고의 품위손상행위는 소방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중점관리대상 비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원고는 죄질과 성행이 매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순간적인 성적 충동을 이기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비록 원고는 해임처분으로 공무원의 신분이 박탈되고 직업을 잃게 되지만, 그러한 원고의 불이익이 구급환자의 생명과 신체 보호 및 전체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 등과 같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해 중대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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