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LG전자 고객서비스 자회사인 하이텔레서비스 박지완 지회장은 “회사가 어용노조를 앞세워 드라이버 잡던 기술직 노동자의 자존심을 짓밟고, 하루 종일 세제로 에어컨 세척 일만 하는 업무로 전화해, 하이텔레서비스가 하이걸레서비스로 전락했다”고 개탄했다.

“LG전자는 악의적으로 하이(Hi)짜 자회사를 만들어서 힘든 일, 더러운 일, 어려운 일 이런 것만 시킵니다. 겉으로는 맨날 정도경영이다, 인화경영이다, 광이나 팔면서 헌법에 명시된 동일노동, 동일가치, 동일임금은 주지도 않으면서 자회사에다가 빨대를 꽂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LG노동자들 집회
LG노동자들 집회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서울지부 LG전자 노동자들은 지난 5월 24일 오후 2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W6동 앞에서 ‘일방통행 LG를 민주적 LG로! LG노동자 공동투쟁 선포대회’를 개최한 뒤, 행진해 LG전자 자회사 건물(케이지스퀘어) 앞에서 2차 집회를 가졌다.

LG전자와 자회사 노동자들이 모여 ‘일방통행 LG’를 규탄하는 집회다.

이 자리에는 LG전자지회 설정석 지회장, 하이텔레서비스지회 박지완 지회장, LG케어솔루션지회(LG전자 가전제품 방문점검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 김정원 지회장, LG하이엠솔루텍지회(LG전자 시스템에어컨 유지보수 담당 회사) 김태훈 지회장,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노동자) 바른노동조합지회 이제헌 지회장 등이 참석해 현장 투쟁 발언을 했다.

참석한 LG전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무시하는 LG전자 규탄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단상 트럭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금속노조 하이텔레서비스지회 박지완 지회장은 “지금 보시는 이 복장은 ‘하이텔레서비스’가 ‘하이걸레서비스’로 바뀌었을 때, 지금 우리가 일하는 복장”이라고 작업할 입는 비닐 옷을 설명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이런 하이텔레서비스는 2023년 3월부로 ‘하이걸레서비스’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한때 우리는 LG전자서비스에서 전국에서 경력 많고 실력 좋은 기술자로 모여진 조직이었다”고 추락한 위상을 토로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하이텔레서비스에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의 기술직 직원 80%가 ‘걸레서비스’ 전환을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용노조를 앞세워서 걸레서비스를 강제적으로, 일반적으로 업무전환을 시켜버렸다”면서 “20년 이상 드라이버 잡던 기술직 노동자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까지 짓밟고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텔레서비스 홈페이지
하이텔레서비스 홈페이지

박지완 지회장은 “업무 전환 당시, 설명회 한답시고 ‘2인 1조’를 지원해주겠다더니, 접수일 기준 3일 후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던 회사는 한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서 스탠드 에어컨이든, 벽걸이 에어컨이든, 트윈원이든 모두 혼자 나가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도 하루 3건 기준으로 오전에 하나, 오후에 두 개, 하루 종일 세척 일에 혹사하게 만들어 버렸다”며 “요즘 우리 직원들이 오후에 사무실로 복귀하면 ‘죽겠다’ 소리가 입에 붙어 있다”고 고된 업무를 전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세척 일이라는 게 시간적으로 너무 빡세기 때문에 그냥 날치기로 밖에 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른 출장으로 하루 3건 처리하려면, 전혀 여유가 없어서 매일 시간에 쫓기다시피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간다”고 밝혔다.

행진하는 LG노동자들
행진하는 LG노동자들

박지완 지회장은 “문제는 주로 하는 일이 에어컨 세척이다. 에어컨을 분해해 보면 내부에 곰팡이가 대부분인데, 회사에서 사용하라고 준 세척제로는 곰팡이가 전혀 지워지지 않다”며 “그러면 현장에선 어쩔 수 없이 락스나 세탁기 통세척에 쓰는 홈스타 이런 세제들을 원액으로 뿌려서 세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제품을 분해하고 세척하는데, 두 시간 안에 마쳐야 되기 때문에, 한 평도 안 되는 좁은 욕실 안에서 고무장갑에 마스크 하나 달랑 쓰고, 락스를 원액 그대로 사용한다. 그러면 눈물 칠갑, 콧물 칠갑 아주 화생방이 따로 없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이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박지완 지회장은 “검은 양말은 이미 시퍼렇게 변색돼 있고, 저녁에 샤워를 하면 온몸이 따끔거린다”며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서 찾아보니 락스와 곰팡이가 만나면 치명적인 발암물질인 트리클로로메탄(급성간염 및 간암, 신장암 유발 발암물질)이라는 독성물질이 나온다고 한다”고 열악한 근무환경을 털어놨다.

그는 “대한민국의 스카이(SKY) 대학교 교수의 연구자료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며 “트리클로로메탄은 장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급성 독성간염은 물론이고 사람의 모든 장기에 암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박지완 지회장은 “LG전자는 이렇게 악의적으로 ‘Hi’(앞에 ‘하이’로 시작하는 LG 자회사들 지칭) 자회사를 만들어서 힘든 일, 더러운 일, 어려운 일 이런 것만 시킨다”며 “겉으로는 맨날 ‘정도경영’이다, ‘인화경영’이다, 광이나 팔면서, 헌법에 명시된 동일노동, 동일가치, 동일임금은 주지도 않으면서 자회사에다가 빨대를 꽂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이텔레서비스지회 박지완 지회장은 “저희 자회사의 대표는, 직원들의 고혈을 갈아서 만든 실적으로, 자기 혼자 승진해서 본사로 가려고 하고 있다”며 “자회사 조직이나 우리 노동자는 안중에도 없다”고 대표를 비판했다.

또한 박지완 지회장은 “하이텔레서비스의 차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며 “하이텔레서비스의 상담직은 하이텔레 안의 또 다른 차별을 받고 있다. 경력이 오래되고 실적이 좋아서 승진을 하게 되어도, 월급은 한 푼도 오르지 않는다. 말로만 호칭으로만 승진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차별을 겪고 있다”고 공개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기술직이 되어서 상대적으로 아주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승진을 해도 월급이 안 오르는 이 따위의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이 뿐만 아니라 하이텔레서비스 상담직 노동자에게 회사는 재택근무를 무기 삼아서 말 잘 듣고 충성하고 뭐 이런 노동자들은 항상 집에서 일을 시키고, 회사에 불만을 이야기하거나 평가점수가 낮거나 그러면 바로 콜센터로 출근을 시킨다”며 “그것도 본인이 근무하는 책상이 아니라, 관리자 바로 앞에 앉혀서 하루 종일 감시 당하듯이 일을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완 지회장은 “2년 전 2021년 12월경 LG전자서비스로부터 기술직군의 직고용, 즉 LG전자서비스 편입을 제안받은 적이 있었다고 한다”며 “그러나 회사의 어용노조와 사측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자 직고용을 걷어 차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정상적인 노조가 할 짓인지, 정상적인 회사가 할 짓인지 물어봐도 대답해주는 놈이 한 놈도 없다”고 말했다.

박지완 지회장은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 LG전자는 자회사와 어용노조를 앞세워서 더 이상 LG그룹의 노동자들을 차별과 갈라치기와 줄 세우기, 충성평가 이런 것 제발 좀 그만하고 우리 민주노조와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해 참석자들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박지완 지회장은 “여기 모인 우리 하이짜(Hi) 붙은 자회사 모두 하나가 하나 된 LG전자가 될 때까지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영상 = 로리더 이진호 PD / chop87@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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