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김호철 회장은 5일 김명수 대법원장에 의해 출범한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가 선택한 의제와 활동에 대해 낮은 평점을 줬다.

이날 국회의원회 제1간담회실에서는 법조인 출신 더불어민주당 금태섭ㆍ박주민ㆍ백혜련 국회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 국회의원 그리고 민변과 참여연대가 공동으로 ‘법원개혁 토론회 - 무엇을, 누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연일 충격을 주는 사건이 터지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서다.

민변 김호철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변 김호철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변 김호철 회장은 인사말에서 “민변은 지난 8월 30일 금요일부터 법원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보다 못해, 기다리다 못해 저희가 시위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변 김호철 회장, 서기호 변호사 등 민변 회원들은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동문과 서문 앞에서 “사법농단 진상규명 발목 잡는 법원의 영장기각 규탄한다”는 내용의 표지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민변 회원인 서기호 변호사(전 판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사진=서기호 변호사 페이스북)
민변 회원인 서기호 변호사(전 판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모습(사진=서기호 변호사 페이스북)

김 회장은 “사법농단은 우리 사법체계의 구조적 취약성 내지는 한계를 보여준다”며 “사법농단 이후 법원 내에서 보여주는 대응 방식은 그것을 더욱 확증시켜 준다”고 법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법농단 대응을 넘어 사법개혁이라는 전 사회적 수준의 절대과제가 돌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종되어져 가는 것은 아닌가 안타깝고 매우 우려스럽다”고 우려했다.

김호철 회장은 “대법원장의 자문기구인 사발위(사법발전위원회)가 구성돼서 4개의 의제를 선정해서 활동하고 있다”며 “▲국민의 사법참여 확대 및 강화 방안, ▲전관예우 근절 방안, ▲재판 중심의 법원행정처 구현, ▲법관 인사 이원화 정착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뭐 만만치 않고 중요한 의제라고 본다”고 봤다.

사법개혁 방안을 대법원장에 건의하는 역할을 맡는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가 지난 3월 16일 첫 회의를 열고 위 4가지 의제를 설정하고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또한 관료사법이나 정치사법 구조의 가장 자리에서 좋은 재판을 위해 평생을 절치부심(切齒腐心, 몹시 분해 이를 갈고 마음을 썩임) 했을 (김명수) 대법원장의 고민이 묻어나는 의제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민변 김호철 회장
민변 김호철 회장

김호철 회장은 “그렇지만 사발위의 논의는 자문기관으로 설정한 의제는 점점 편협해지고 추상적 논의로 변질돼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구심을 강하게 갖는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사법의 민주화, 책무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절실한 주요 정책 의제들은 실종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왜 그럴까. 오늘 그 현상을 진단하고 그 이유를 살피고 실종된 사법개혁 과제를 다시 한 번 상기하며 이것을 누가 어떻게 추진하고 실현해야 할지 진지하고 깊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거기서 바른 사법개혁의 발판이 마련되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의 논의를 저희가 깊이 경청하면서 저희 민변은 실천하고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지민 변호사(민변 사법위원장)가 사회를 진행하고, 좌장은 장주영 변호사(전 민변 회장)이 맡았다.

[발제1] ‘법원 내 개혁 논의, 진행 현황과 전망’에 대해 이혜리 경향신문 기자가, [발제2] ‘현 법원 개혁 논의에서 실종된 것과 장단기 개혁 추진 과제’에 대해 김인회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제3] ‘법원 개혁의 주체와 방법’에 대해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섰다.

토론자로는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성창익 변호사(전 판사), 오지원 변호사 (전 판사)가 참여했고, 또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인 강지웅 판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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