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송상교 사무총장이 1일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대법원에서 개최한 ‘사법적폐 청산 문화제’에서 참석자들로부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지금 법원은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 지금 법원 못 믿겠다”고 진단하며, 사법농단의 뼈아픈 구석구석을 찌르는 그의 연설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기 때문이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사무총장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농단에 경악하고, 김명수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 약속과 달리 진상규명과 처벌 즉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며 검찰 수사에 비협조적인 법원을 강하게 질타했다.

송상교 변호사는 또한 “법원이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것 외에도 은밀하게 아주 위험한 셀프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예의주시했다. 그는 셀프개혁에 대해 법원행정처 폐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와 함께 ‘특별재판부’ 설치를 담은 형사절차 특별법과 ‘재심’ 등 피해구제 특별법 처리가 시급한데 국회가 처리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질타했다.

1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동문에는 ‘사법적폐 청산 문화제’가 열렸다. 사법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 그리고 일반시민 등 주최측 추산 500여명이 모였다. 주최측인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는 민주노총, 민변, 한국진보연대, 416연대, 참여연대 등 103개 단체로 구성됐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구호를 연신 외쳤다.

“줄줄이 영장기각! 법원은 수사 방해 말라!”

“셀프재판 믿을 수 없다. 특별재판부 설치하라!”

“사법농단 적폐법관 탄핵하라!”

“양승태를 구속하라!”

“사법적폐 청산하라!”

이날 사법적폐 청산 문화제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은 송상교 사무총장은 “저기 지하철역(서초역)까지 서 계신 분들도 계시고 많이 오셨다. 오늘 이 집회에 오신 분들은 정말로 애국자다.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토요일 늦은 오후에 시내도 아니고 여기 구석진 서초동까지 오시고, 또 (아시안게임) 야구ㆍ축구 결승도 봐야 하는데 그것도 포기하고 여기까지 오셨다”고 격려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여러분의 중요한 시간을 할애해서 여기에 오셨다. 사법농단, 사법적폐를 끝장내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이신 것이다”라고 말하자, 한 참가자(여성)가 “맞습니다. 휴가도 반납했습니다”라고 호응했고, 송 사무총장은 “어휴 고생하십니다”라며 화답했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사무총장은 “사법적폐를 끝장내는 거 정말로 중요한 문제라고 단언코 얘기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 사무총장은 “법원이 우리하고 무슨 관계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법원을 통상 예쁘게 부를 때 ‘인권의 최후의 보루’라고 부른다. 왜 그렇게 부를까요? 법원이 예뻐서 그런 게 아니고, 법원이 하는 일이 누군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억울하게 해고를 당했을 때, 국가에게 인권을 침해당했을 때, 가장 최종적으로 ‘그래 니가 옳아, 너는 책임이 없어’라고 확인해주고 인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역할을 맡은 기관이 그래서 그런 역할을 맡으라고 헌법에 법관의 신분 보장까지 해놓은 기관이 바로 법원이기 때문이다”라고 사법부 법원의 역할을 확인시켜줬다.

그는 “그래서 법원이 바로 서야 우리 사회가 바로 서고, 우리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될 수 있는 것”이라며 “지난 양승태 대법원 시절에 수많은 분들이 피눈물을 흘렸던 것도, 법원이 자신의 역할을 저 수렁에 내팽개쳤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사무총장은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정말로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지난 몇 년 동안 법원이 보인 행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단 한 가지,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의 예를 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대법원이 무슨 일을 했는지 언론보도를 보셨습니까. 세상에 대법원 행정처가 고용노동부가 작성해야 할 (전교조 설립신고 소송) 재항고 이유서를 자기가 작성해서 청와대에 건네주고, 청와대가 고용노동부에게 다시 건네서 그것을 작성하게 했다. 배서까지 한 것이다”라며 “법원이 국민의 편이 아니라, 정부의 편에 서서 정부의 변호인 노릇을 한 것이다. (법원이) 최후의 인권의 보루라고 하는데, 와르르 다 무너진 것이다”라고 개탄했다.

송 사무총장은 “그래서 법원을 제대로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사법농단) 책임자처벌과 진상규명, 피해자에 대한 온전한 구제, 원상회복, 근본적인 사법개혁, 이 네 가지가 정말로 필요하다. 이 네 가지가 하나라도 갖춰지지 않으면 우리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짚었다.

그는 “그런데 우리 법원이 보인 행태는 지난 두 달 동안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검찰이 청구했던 영장의 90%가 기각됐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90퍼센트 이상이 발부가 된다. 같은 90퍼센트인데 완전히 뒤바뀐 상태인 것이다. 일관성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또 “우리 힘없는 서민들이 수사를 받을 때 너무나도 쉽게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압수수색을 시키는 법원이 유독 재벌 앞에 서면, 권력 앞에 서면 그리고 제 식구들 앞에만 서면 유독 작아지고 제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이러한 법원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얘기했던 (검찰 수사) ‘협조’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사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상당히 이뤄져서 기소가 된다고 하더라도 제식구 감싸기를 하는 법원이 제대로 공정한 재판, 진실을 밝혀낼 수 있겠습니까”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송 사무총장은 “지금 법원은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다”고 불신을 드러내며 “그래서 국민의 힘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 사법농단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제대로 해야겠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서 지금 (국회에) 두 가지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첫 번째가 형사절차 특별법이다. 다른 것 아니다. 지금 법원 못 믿겠다. 국민이 나서서 재판부를 구성하는데 우리의 의견을 내겠다. 그래서 특별재판부를 구성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기소가 되기 전이라도 영장전담법관들이 (사법농단 관련) 영장을 기각하는 것을 보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특별영장전담법관을 만들어라’ 이렇게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국회에 제출된 특별법을 설명했다.

또 “그리고 절차적으로도 이 재판 우리가 다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정말로 중요한 재판이다. 그래서 재판을 다 (방송) 중계하라. 국민들이 직접 들어가서 심판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재판을 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법안을 만든 것이다. 맞습니까?”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맞습니다”라며 박수를 보냈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사무총장은 “일부에서는 (특별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논리를 펴고 있다. 어떻게 이게 위헌입니까. (법원의 법관) 공범들이 공범을 제식구 감싸면서 재판하는 게 위헌이지, 국민들이 법원을 제대로 세우겠다고 사법농단을 심판하겠다고 특별재판부를 요구하는 게 어떻게 위헌입니까. 안 그렇습니까”라고 묻자,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송 사무총장은 “두 번째로 만든 법이 피해구제 특별법이다. 여기 많은 분들이 있는데, 이 중에서 지난 양승태 대법원 시절에 말도 안 되는 재판거래, 말도 안 되는 위헌적 판결로, 엄청난 고통을 받으신 분, 사법농단 피해자분들 많이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농단 피해자분들이, 법원이 (청와대) 배서까지 하는 이런 상황에서 법원의 확정된 판결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이미 확정 판결 나왔으니 받아들이고 그냥 잘살자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 절대 그럴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이 다시 공정한 절차에 의해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의무가 국가에게는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맞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송상교 사무총장은 “그래서 이런 사법농단 피해자 분들이 재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당장 열어라.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몇 년이고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열어라.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재심사유를 특별하게 만들자고 특별법을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리고 피해구제위원회를 만들어 재심은 물론 더 넓게 원상회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용들을 권고하고 요구할 수 있는 피해구제위원회를 만들어라 라고 (특별법을) 발의한 것이다.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참석자들은 “맞습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송 사무총장은 “이 두 가지 특별법 정말로 시급한 법이다. 그러나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회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국회를 질타하며 “정말 하루가 시급한 상황이다. 앞으로 특별법이 하루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시민들도 함께 선언에 나서 주시고 촉구에 나서 주시기를 간절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하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송상교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다”며 “지금 법원이 (검찰) 수사를 방해하는 것 외에, 또 한 가지 중요한 아주 위험한 일을 벌이고 있다”고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송 사무총장은 “지금 언론에 잘 나와 있지 않은데, 법원행정처가 앞으로 법원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자기 스스로 개혁을 만들어서 자기 스스로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이게 뭡니까? 셀프개혁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개혁의 대상이 스스로 개혁의 주체가 돼서 개혁에 성공한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왜냐면 셀프개혁은 스스로를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이렇게 법원이 아주 은밀하고 조용하게 자기 혼자서 개혁방안을 만들고 그것을 통과시키게 되면 절대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그러면서 “여기 계신 언론들도 좀 더 취재를 해서 세상에 알려주시고, 아마 법원이 9월에 개혁방안을 발표할 것 같습니다만 시민들도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법원개혁은 여기 계신 국민들이 해야 한다. 국민들이 참여하고 통제할 수 있는 제대로도 된 그래서 법원행정처를 해체하고 제대로 된 기구를 만들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우리가 요구를 해야 된다. 앞으로 갈 길이 많다. 끈질기게 계속 싸워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

송상교 사무총장의 10여분 간의 연설발언을 경청한 사회자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좀 전에 (단상) 뒤에서는 할 말이 없다고 하시더니, 올라와서는 저희에게 아주 열변을 토하셨다. 그 열변만큼 우리와 함께하시겠다는 뜻일 것이다. 힘찬 박수로 화답해 달라”고 감사를 표시했다.

[로리더 신종철 기자 sky@lawlead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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